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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11월 점심 비용 정산, 최고가는 팔레토 파스타, 최저가는 ?

d0u0p 2022. 12. 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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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목요일 쌀쌀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저렴한 미정국수, 멸치국수 4,500원X서울페이10%할인 = 4,050원 / 최저가

추운 날 가볍게 먹기 좋은 따끈한 멸치 국수가 있는 미정국수는 다른 식당들보다 김치가 맛있는 편이라 더 좋다.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주문할 수도 있지만, 서울페이를 사용하려면 카운터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 안그래도 저렴한데 더 저렴한 가격에 먹으려면 감수할 수 있는 불편함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키오스크 줄보다 주문이 먼저 들어갈 수 있어서 새치기하는 효과가 있어 이득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11월 4일 목요일 새로 문을 연 한우 곰탕집, 여의우 얼큰곰탕 13,000원

즉석떡볶이를 먹으려고 맨하탄 빌딩 지하에 들어갔다가 떡볶이집에는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들어가는 길에 봐 두었던 새로 생긴 곰탕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무려 로봇이 곰탕을 배달해 주는 집이었다.

21세기니까 그만 신기해 해도 되는데, 그래도 눈에 보이면 신기하다며 사진을 찍고 있다. 특이한 것은 굳이 음식을 받고 나면 받았다고 완료 버튼을 또 눌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냥 쟁반에 센서 달아주면 좋겠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인터셉트할 수 있어서 안되려나, 아니 그릇에도 NFC가 있고, 테이블에도 NFC가 있고 그릇을 테이블에 올려 놓는 순간 몇 번 그릇이 몇 번 테이블에 도착했는지 확인하는 수준의 IoT는 이미 실현 가능했어야 하지 않나?! 아무튼 아직은 수동이다.

얼큰 곰탕은 육개장과 순남시래기에서 먹던 얼큰한 시래기 국물 사이 어딘가 쯤 위치한 맛이었다. 옛날에 먹던 끈적한 국물 베이스의 칼칼한 곰탕이 먹고 싶은데 그런 곰탕집이 없어 아쉽다.

11월 7일 월요일 처음 그 맛과는 다른 반슈, 후토마키 17,000원

작은 물고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수조 앞 자리에 앉았다. 정말 작고 빨간 새우가 살아 움직여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후토마끼에 시소가 들어있지 않았다. 이것이 일본 음식임을 확실히 표현해 줄 대표적인 재료라고 생각했었는데, 처음엔 분명 향긋한 시소가 들어있었는데 없어졌다. 혹시 메뉴판에 표기해 둔 식재료에도 빠졌나 확인했는데, 메뉴판에는 시소가 적혀 있었다. 시소 잎이 들어 있었는데 향을 못 맡았을리가 없다. 비슷한 향을 느낀 순간이 아주 잠깐 있기는 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안 들어 있는게 맞다고 본다. 시소 없는 후토마키는 내게 더 이상은 의미가 없다.

11월 8일 화요일 더현대서울 가족회관, 돌솥비빔밥과 차돌된장찌개 18,000원

팀장님 생파겸 나들이 삼아 백화점에 가서 먹었다. 그 날은 유난히 된장찌개가 먹고 싶었던 날이라 돌솥과 된장찌개가 함께 구성된 메뉴를 택했다. 메뉴가 너무 다양해서 선택하기 쉽지 않았고, 40분 넘게 대기해서 들어갔던 것 같다.

나중에 알았는데, 영등포 신세계 백화점 지하 식당가에도 가족회관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평일 점심에 직장인이 뭘 먹으려면 큰 각오가 필요한 곳이다. 정 먹고 싶으면 신세계로 가야겠다.

11월 10일 목요일 오영주 분식, 김밥과 라면 1/N 4,150원

원래 있던 자리를 정리하시고 조금 더 작은 공간으로 이사하시는 바람에 설마 김밥과 쫄면, 라면은 이제 먹을 수 없는 것인가 내심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좌석이 있고 분식 메뉴도 대체로 그대로 준비되어 있다. 다음엔 꼭 쫄면 먹어야지.


11월 11일 금요일 깊은 곳에 숨어 있었던 푸짐한 부대찌개 집 진가, 부대김치전골 9,000원X서울페이10%할인 = 8,100

부대찌개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나 싶었는데, 호불호가 있음을 깨달았다. 달걀 후라이 하나 턱 얹어 주시고 푸짐하게 햄 소시지 넣어 주시니 신나기는 했는데, 은근히 되직하고 기름진 맛이라 사뭇 꽃섬의 꽃섬탕과 비교를 안할 수가 없었다.

꽃섬의 깔끔한 국물과 시원한 백김치가 더 간절하게 느껴지는 맛이었다. 뭐, 또 이런 맛 좋아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겠지.

11월 14일 월요일 모퉁이네 칼칼한 즉석떡볶이와 볶음밥 1/N 9,000원

또 줄이 길면 순남시래기에 가자며 결심하고 찾아갔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는 줄이 짧아서 잠시 기다렸다가 먹고 나왔다. 바로 뒤에 줄 서셨던 분들은 아직 연차가 많아 보이지 않은 나름 어린 직장인들이었는데 한 시까지 돌아가야 한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계셨다. 심지어 더 늦게 자리에 앉으셨는데 훨씬 빨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셨다. 이제 더위는 사라졌으니 볶음밥까지 푸짐하게 볶아서 맛있게 먹고 나왔다.


11월 15일 화요일 야외 테라스석에 앉지 못했던 팔레토 마레토마토파스타 20,000원 / 최고가

날씨 좋은 날, 야외 테라스에 꼭 앉아 보고 싶었는데 처음 예약했던 날은 미세먼지가 갑자기 심해진다고 해서 일단 취소를 했고 다시 예약을 했던 날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 진다며 꼭 야외에 앉으시겠냐고 다시 확인하는 전화를 받았다. 춥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자리는 실내로 변경했다. 

전에는 전화 예약만 가능해서 번잡스럽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포털 사이트에서 예약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접근성이 높아졌다고나 할까 싶었지만, 파스타 맛은 여전히 좋았던 데에 비해 살치살 스테이크는 전 같은 맛은 아니었다. 새롭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살치살이 전보다 질겼는데 영상 찍는다고 딴 짓하느라 식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내년 봄에는 꼭 날씨 좋을 때 테라스에 앉아서 점심 먹고 싶다. 

11월 16일 수요일 순두부는 청석골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맷돌순두부, 해물순두부 9,000원X서울페이10%할인 = 8,100원

장단콩을 직접 갈아 만든 순두부로 끓여 내주시는 순두부집이 있었다. 고기를 구워 먹는 쌍대포집에서 점심 시간에만 순두부 장사를 하고 계셨다. 백상빌딩에 들렀다가 새로 생긴 식당이 있을까 싶어 어슬렁거리는데 사람이 많아 보여서 대체 무슨 메뉴를 하나 궁금해서 한참을 들여다 보았더랬다. 간판이 '쌍대포'로 붙어 있어서 점심 시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으니 신기했다. 

쌍대포집 점심메뉴

  • 맷돌순두부 8,000원
  • 해물순두부 9,000원
  • 굴순두부 9,000원
  • 들깨순두부 9,000원

칼칼한 맛을 좋아하는 내게는 해물 순두부가 약간 밋밋했다. 청석골 순두부에 있는 고추 기름을 반만 덜어내 섞어 먹고 싶었다. 해물이 들어가서 시원한 맛을 더 해줄 것 같았는데,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라 다음엔 그냥 맷돌 순두부나 들깨 순두부를 먹어야겠다. 

11월 17일 목요일 더현대서울 까폼, 소문만 무성했던 팟타이 12,000원

랭셉인지 뭔지 방송에서 요란을 떨길래 맛있는 집일까 궁금했는데, 팟타이를 이렇게 국물이 훙덩하게 볶아낼 줄은 몰랐다. 볶음 국수의 기본만 지켰어도 맛있게 잘 먹었다고 했을 뻔 했다. 본점은 조금 다를까 궁금하기는 하다. 

11월 18일 금요일 새우튀김은 참을 수 없는 카레오, 카레우동 9,500원 + 새우튀김 6,000원

다른 가게들과 마찬가지로 가격은 오르고, 새우 사이즈는 줄어든 느낌이 있어서 아쉬웠다. 새우의 사이즈가 줄어들어서 감흥이 줄어들었는지, 더 이상 새롭지 않아서 흥미를 잃었는지 약간 애매하다. 그래도 뭐, 잘 먹었다. 


11월 21일 월요일 피곤한 월요일엔 지글지글 돌솥비빔밥, 청수 돌솥비빔밥 10,000원

예전 가격은 모르겠으나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양, 적당한 맛이라 바닥이 보이도록 남김없이 깨끗이 먹어치울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 한 그릇을 다 비웠다는 것은 양이 줄었다는 반증일 수 있으나, 전부터 동일한 양이었을 수도 있다. 

2019.10.24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청수 돌솥 비빔밥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청수 돌솥 비빔밥

완벽하게 날씨가 선선해진 덕에 돌솥 비빔밥을 먹으러 갈 수 있었다. 돌솥 비빔밥이라는 메뉴 자체를 최근에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5년이나 10년은 더 되었을 것 같다. 돌솥 비빔밥을

d0u0p.tistory.com

예전 사진을 봐도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으니, 송옥이나 가족회관보다 훨씬 입에 착 감기는 맛이라 한 그릇 뚝딱 먹을 수 있었던 것일 것이다. 내 입에는 청수 돌솥 비빔밥이 일등이다. 

11월 22일 화요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오복수산대구, 생대구매운탕 16,000원

한 여름에 찾아 가서 차마 대구탕은 못 먹고, 물회를 먹고 왔었는데 드디어 대구매운탕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라 즐겁게 먹었다. 큼지막한 대구 토막과 시원한 국물, 정갈한 반찬까지 모두 마음에 쏙 든다. 너무 붐비지 않아서 빨리 앉아 먹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붐비지 않는 여유의 대가가 가격일지도 모르겠다. 한 달에 한 번만 먹어야겠다. 


11월 23일 수요일 더현대서울 정육면체 마라새우면 12,000원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는 매장들이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져 버릴 수도 있음을 깨달았으니, 맛있다는 메뉴는 다 먹어보겠노라 작정했다. 까폼의 팟타이에는 실망했지만 또 맛있는 볶음 국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찾아 보니, 시그니처 메뉴는 따로 있지만 마라가 들어간 볶음면이 있다고 하니 꼭 먹어봐야 했다. 

먹기 전에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깜빡했다가 먹는 도중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사진을 남겼다. 결론부터 말하면 또 실패, 두부와 면과 마라의 간이 서로 따로 따로라서 뭐, 세 가지를 한꺼번에 넣고 씹는 맛은 나쁘지는 않았으나 끝까지 먹기는 어려웠다. 고명으로 섞여 있는 깨는 정말 고소해서 좋았으니 다음에는 시그니처인 깨부수면을 먹어봐야겠다. 

11월 24일 목요일 드디어 따뜻한 모밀을 먹을 수 있었던 백소정, 에비텐 온소바 9,500원

날이 추워지니 자연스럽게 따뜻한 국물이 자꾸 생각났다. 백소정에서는 드디어 온소바를 먹을 수 있었다. 전에는 딱히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내 주셨는데, 유자향 소스도 꼭 넣어 먹어 보라 권하시고, 온소바는 모밀 함유량이 높아서 빨리 불으니 신속하게 먹어야 한다 하셨다. 

적당히 따뜻한 국물에 부드러운 모밀과 바삭하고 고소한 새우 튀김까지 아주 잘 어울려 좋았다. 면만 좋아해서 큰 일이다. 

11월 25일 금요일 닭비린내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수 있는 뉴오리진스 에그베네딕트 15,600원

가볍게 먹고 싶어서 찾아갔는데 결코 가볍지 않았던 메뉴였다. 좋은 재료고 뭐고, 맛이 있어야 하는데 베이컨 대신 들어 있던 닭에서 일단 심기가 불편했고, 바삭하고 폭신한 느낌이어야 하는 빵은 딱딱하고 질깃한 느낌이었다. 수란 두 개와 질긴 빵을 먹었다는 정도로 기억에 남았다. 

11월 28일 월요일 찐수성찬 된장찌개 백반 17,000원(2인)

점심 메뉴에 대한 특별한 욕구가 없을 때 가기 좋은 곳이다. 된장 찌개냐 김치 찌개냐 둘 중 하나만 선택해서 주시는 대로 먹으면 되니까 마음이 편하다. 된장 찌개는 또 열심히 먹느라 사진이 없다. 막 너무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이 근처에서 된장찌개가 먹고 싶을 때 달리 또 해결할 방법이 없기는 하니 종종 들르게 될 것 같다. 

11월 29일 화요일 하노이의 아침, 양지쌀국수 M 사이즈 9,500원 X 서울페이 할인 10% = 8,550원

고수를 듬뿍 얹은 쌀국수가 단골 메뉴인 것은, M 사이즈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양지 쌀국수 한 가지 뿐이기 때문이다. 사실 매운 해물 쌀국수나 볶음 국수도 궁금하기는 한데 작은 사이즈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큰 맘 먹고 팟타이 한 번 먹으러 가야겠다. 

11월 30일 수요일, 새로 문을 연 진도복국의 까치복국 11,000원 

진도복국에서는 세 번 쯤 당황했다. 첫 번 째는 새우 튀김이 일품이었던 하이채스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문을 열었다는 것이었고, 두 번 째는 개인 메뉴는 불가능해서 메뉴를 통일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마지막은 양념과 김가루를 담은 빈 양푼을 받은 것이었다. 

양푼을 받고 당황해서 물으니 복국에서 미나리와 콩나물 등을 건져서 밥 반 공기 정도와 비벼 먹으면 된다 하셨다. 테이블에 위에 놓여 있었던 맛있게 먹는 법 안내판은 나중에야 눈에 들어왔다. 복어의 종류를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종류 별로 가격대가 나눠져 있었다. 은밀복이 가장 저렴했고, 까치복, 참복 순이었다. 종류를 나눠서 두 가지를 먹어 보려 했더니 큰 냄비에 한꺼번에 나오니 메뉴는 한 가지로 정해야 했다. 중간 가격인 까치복으로 먹었다. 복어의 질감 차이일까, 국물 맛은 별 차이 안 날 것 같기도 한데 굳이 까치복을 권하시니 일단 먹어 보기로 했다. 

한 번 데쳐진 향긋한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살짝 비벼 먹는 비빔밥도 꽤 괜찮았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유난히 질퍽거리는 메뉴를 많이 먹었던 달인 것 같기도 하다. 

11월 점심 지출 총계는 227,050원이다. 아직까지는 쓸데없이 비싼 메뉴를 먹었다는 죄책감 없는 선에서 골고루 잘 챙겨 먹고 있다. 12월은 아무래도 특별한 메뉴를 먹어야 할텐데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나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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