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지글지글 추울 때 즐기는 돌솥 비빔밥, 여의도 청수, 송옥, 더현대서울 가족회관, 그리고 신원 식당

d0u0p 2023. 2. 9. 08:00
728x90
반응형

60년 전통 면식 1세대 자부심이 있다는 송옥 돌솥비빔밥 13,000원

바삭거리는 누룽지가 좋았던 송옥은 특별히 더할 것도 덜할 것 도 없이 적당히 맛있는 돌솥비빔밥이었다. 지글 지글 한참 소리가 나더니 고소한 누룽지가 많이 생겨 좋았다. 물가 상승률이 반영된 외부 메뉴판 사진에 빠진 재료만큼 다양한 동물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했다. 가려진 재료들은 무엇이었는지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지글거리는 소리를 담아 보겠다고 한참 영상을 찍느라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다. 여전히 점심 먹으면서 스틸과 동영상을 동시에 준비하는 일이 버겁다. 그래도 누룽지 사진이 남아 다행이다. 

송옥 메뉴

  • 판메밀 12,000원 / 냉메밀 13,000원 / 비빔메밀 12,000원 /코다리 비빔메밀 14,000원 / 온메밀 12,000원
  • 송옥우동 11,000원 / 돌냄비우동 13,000원
  • 돌솥비빔밥 13,000원 / 더덕돌솥비빔밥 14,000원 / 통낙지돌솥비빔밥 14,000원
  • 돈가스김치뚝배기 13,000원 / 부대김치뚝배기 13,000원 / 뚝배기불고기 14,000원 / 돈가스 13,000원

가격만으로 보면 이제 절대 저렴하지 않은 돌솥 비빔밥인데, 재료가 또 막 너무 고급이라거나 비빔 고추장이 더 고급이라거나 그런 느낌은 없으니 아쉽긴 했다. IFC 몰에 들른 김에 돌솥이나 우동이 먹고 싶다면 찾아갈 법 하지만 굳이 돌솥이 먹고 싶은데 송옥을 찾아갈 수 있을까? 

너와 내가 어우러지니, 신나는 가족회관 돌솥비빔밥 13,000원, 차돌된장 추가하면 18,000원

애석하게도 전주에 가서 전주 비빔밥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대체로 전주 비빔밥이 어떨지 약간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가족회관의 비빔밥은 전주 비빔밥의 오리지널리티를 더 상상하기 어렵게 만드는 슴슴한 맛이었다. 끝까지 다 먹기에는 밋밋한 느낌이라고 해야겠지만, 또 그렇게 중간 맛을 내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할 수도 있을 법 하다. 

더 현대 서울의 인기에 편승해 많이 붐비는 편이었다. 나중에 알게 됬지만 영등포 신세계 백화점에도 똑같은 가족회관이 생겼는데 이 정도로 붐비지는 않았다. 더현대서울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겠다며 특별히 팀장님 생일에 둘이 휴가를 쓰고 가서 먹어야 먹을 수 있었고, 백화점 무료 음료 한 잔 받아 한참 기다렸다가 앞 대기팀 수가 세 팀 남았을 때 식당으로 이동해 입장했다. 열 두 시가 훨씬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아직 뒤로도 대기가 더 있었고, 다 먹고 나올 때에도 또 새로운 손님들이 대기 신청을 하고 계셨다.

가족 회관 메뉴  

  • 전주비빔밥 소반 12,000원
  • 전주 돌솥비빔밥 소반 13,000원 / 소불고기 돌솥비빔밥 소반 14,000원 / 낙지볶음 돌솥비빔밥 소반 14,000원
  • 차돌두부된장찌개 소반 10,000원 / 전주 콩나물국밥 소반 9,000원
  • 직화 돼지구이 반산 13,000원 / 소불고기구이 반상 15,000원
  • 전주비빔밥 직화구이 가연상 18,000원 / 전주 돌솥비빔밥 직화구이 가연상 19,000원 / 전주비빔밥 차돌된장찌개 여의상 17,000원(돌솥비빔밥으로 변경 시 1,000원 추가)
  • 전주비빔밥 귀인상 24,000원 / 전주 돌솥비빔밥 귀인상 25,000원

특별히 된장찌개가 생각나는 날이라 부득불 된장찌개를 추가한 돌솥 비빔밥 소반을 주문했고, 찌개나 비빔밥이나 다 좋았다. 슴슴하게 표준화된 맛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팀장님이 주문한 메뉴에 곁들여진 돼지고기 구이는 잡내가 약간 나서 한 입 먹고 젓가락을 내려 놓았다. 뭐 가격은 둘 째 치고 직장인이 점심 시간에 가서 사무실에 복귀하기 전에 밥을 먹고 돌아올 수는 없는 식당이라 앞으로 또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름에는 메밀 먹느라 줄 서는 집 청수 돌솥비빔밥 10,000원

청수는 메밀만 맛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청수의 돌솥 비빔밥은 첫 입에 칼칼함을 바로 느낄 수 있는 매콤한 비빔장이 곁들여져 있었다. 덕분에 남김없이 다 먹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밥의 양이 원래 더 많았었을 것 같다는 깨우침이 일어났다. 팀장님이 옆에서 한 두 숟가락 거드는 정도로 깨끗이 먹어 치울 수 있는 정도의 양이라면 전보다 양이 줄어들었나 짚어봐야 할 것 같긴 한데, 바닥 보이게 먹은 나 자신은 늘 자랑스러우니까 오히려 그에 대한 만족감이 더 커서 좋았다. 

청수 메뉴

  • 돌냄비우동 10,000원 / 돌솥비빔밥 10,000원
  • 우동정식 10,500원 / 청수우동 8,000원 / 오뎅백반 10,000원
  • 메밀온면 10,000원 / 비빔메밀 10,000원 / 메밀국수 12,500원 / 메밀열무 10,000원 / 메밀정식 12,500원
  • 김밥 4,500원 / 유부초밥 5,500원 / 고기만두 5,500원

멀어서 갈 수 없었던 신원 식당, 돌솥 비빔밥 11,000원

간이 센 편이지만 맛집이었다. 돌솥 비빔밥 때문에 찾아 갔지만 우거지 고등어 조림과 김치 전골이 눈에 아른거렸고, 원래 고등어 조림으로 유명세가 있는 식당이었는데 역시 나만 몰랐었나 보다. 멀어서 몰랐다. 칼칼한 우거지 고등어 조림을 모르고 못 먹었던 과거의 내가 안타깝다. 

신원식당 메뉴

  • 우거지 고등어 조림 11,000원
  • 고등어 구이 11,000원
  • 제육 쌈밥 (2인 이상) 11,000원
  • 김치 전골 10,000원
  • 돌솥 비빔밥 11,000원
  • 육개장 11,000원
  • 비빔밥 10,000원
  • 불낙전골 (2인 이상) 16,000원

복닥대는 점심시간이었는데, 고등어 조림을 일인분만 주문할 수도 있어서 우거지 고등어 조림을 일인분 주문하고 원래 목적했던 돌솥 비빔밥을 함께 주문했다. 

보글거리는 소리와 지글거리는 소리를 담겠다며 영상을 찍느라고 우거지 조림을 한참 끓여서 간이 더 세졌을 것 같기도 한데, 보통은 다 끓었으니 바로 드셔라 정도는 알려주시는데 별 말씀 없으셔서 내내 끓도록 두었던 것 같다. 다음엔 대충 끓으면 바로 내려야겠다. 돌솥 비빔밥은 너무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고추장을 약간 적게 넣고 비볐더니 고등어 조림과 같이 먹기 괜찮았다.

다 비벼서 난리가 난 상태인데도 맛이 있어 보인다. 침 고인다. 고등어 조림은 엄마마마님께서 전혀 안 만들어 주시는 메뉴이니까 신나게 사먹어야겠다. 우리 집 냉장고는 한밤 중에 목이 말라 열어 본 들 고등어를 찾아 볼 수는 없다. 그냥 사 먹자. 멀지만 우거지 고등어 조림이라면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메뉴 나왔다가, 저 메뉴 나왔다가, 비빔밥 비비다가, 고추장 찾다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용케도 영상을 남기기는 했다. 마이크를 또 새로 산 보람이 있어 참 다행이다. 이제 아이폰만 다시 사면 되려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