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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쇼핑이 하고 싶을 땐, 더 현대 서울

d0u0p 2022. 4.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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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백화점 지하 1층에 가면 벽면 한 가득 각종 라면을 책처럼 꽂아 둔 라면 편집샵이 있다.

88 라면 스테이지가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이런 매장을 왜 만들었을까 궁금해하며 구경만 하고 나왔지, 이 곳에서 라면을 사게 될 줄은 몰랐었는데, 점심 메뉴를 포장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남아 다시 들어간 매장에서 나도 모르게 라면 구경을 하다가 장바구니에 라면을 하나씩 담고 있었다.

요즘은 마트에 직접 가는 일도 드물어서 라면 종류가 얼마나 많아졌는지도 잘 모르고, 마트에 간다고 해도 낱개 포장은 찾아 보기 힘들어서 신제품 맛이 궁금해도 선뜻 신제품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며,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고 해도 벌크 포장된 익숙한 제품을 사지 새로운 제품에 도전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늘 높은 데까지 진열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보고 있자니 못 보던 라면도 많고, 맛이 궁금한 라면도 많은데다가, 한 개 씩 구매할 수 있게 진열되어 있으니 맛이 궁금한 라면만 하나씩 담아 구매할 수 있겠다 싶어 매운 종류 중에서 골라 담았고, 일주일에 한 봉지 씩 꺼내 먹어 보았다.

1. 틈새니까 믿고 먹어 보는 틈새라면 매운 짜장 X CHAI 797

  • 신라면 보다는 맵고, 불닭 볶음면 보다는 훨씬 덜 맵다.
  • 청양 고추 매운 맛인 느낌, 캡사이신이랑 다르지 않겠지만 대놓고 캡사이신 소스를 넣은 것처럼 쿡쿡 찌르고 아픈 느낌의 매운 맛은 아니었다.
  • 조리 난이도 : 매우 쉬움, 면 삶고 소스 넣어 비비면 끝
  • 칼로리 : 595kcal라서 3/4만 끓여서 소스도 적당히 덜 넣었다. 그래서 조금 덜 매웠을 수 있다.

2. 이런 비빔면이 있었다니,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던 세 배 매운맛 비빔면

  • 신라면 보다는 맵고, 불닭 볶음면 보다는 훨씬 덜 맵지만, 봉지에 할라피뇨 분말을 사용했다고 적혀 있어 그런지 매운 맛의 성격이 조금 달랐다. 입 안이 따가왔다. 세 배 매운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입 안이 따끔거리게 아픈 매운 맛이다.
  • 조리 난이도 : 비빔면과 동일하니까, 매우 쉬움
  • 칼로리 : 530kcal지만 비빔면은 늘 언제나 조금씩 아쉬우니까 그냥 다 먹었다.




3. 이름이 건강하게 생긴 로스팅 짜장면 고추기름

  • 신라면 보다 안 맵다기에는 맵찔이 입장에서는 매운 느낌이 있을 법한 맛, 고추기름이라 그래서 약간 칼칼한 느낌 정도만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매웠다. 고통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긴 했는데 반추해 보면 밋밋한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 조리 난이도 : 짜파게티와 동일, 고추 기름 나중에 뿌려 주면 됌
  • 칼로리 : 435kcal, 면이 건면이라 칼로리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4. 구매한 라면 중 가장 매웠던 틈새 라면 매운 카레

  • 신라면 보다는 맵고, 불닭 볶음면 보다는 아주 약간 덜 맵지만 그래도 꽤 매웠다. 카레 주제에 이렇게 매울 일인가 싶게 매웠다. 입 안도 약간 맵고 속은 더 화끈거려서 약간은 속이 불편했다.
  • 조리 난이도 : 틈새라면 매운 짜장과 동일함, 매우 쉬움
  • 칼로리 : 595kcal, 3/4만 먹었다. 소스 적당히 덜 부었는데도 매웠다.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먹으면 나도 모르게 콧 물이 흐르는데, 매울 수록 콧물이 더 빨리 나온다. 순서를 보면 물론 틈새 라면 매운 카레가 일등이라 계속 코를 풀며 먹었고, 다 먹고 나서는 오이를 하나 다 먹어야 매운 맛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틈새 라면 매운 짜장과 세 배 매운 비빔면은 비등비등한 매운 맛이었으니 느낌이 약간 달랐는데, 입 안이 따끔거리는 맛을 다시 찾고 싶지는 않다. 대신 틈새 라면 매운 짜장은 약간 단 맛이 따로 살아 있는 느낌이라 틈새 매운 짜장보다는 짜파구리가 조금 더 전체적으로 맛이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건면을 사용한 로스팅 자장은 그럭저럭 괜찮긴 했지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너무 개운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각각 놓고 봤을 때 말초적인 반응이 오는 라면은 제일 매운 틈새 라면 매운 카레인가 보다. 자꾸 침이 고인다. 파블로프(요즘은 파블로프라고 부르지 않는다던데-)의 개도 아니고 매운 음식만 보면 침이 고이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매운 카레를 또 먹겠냐고 물으면 약간 망설일 것 같다. 뜬금 없지만 그냥 짜파구리가 제일 적당한 매운 맛인 것 같다.
구관이 명관인가? 그래도 백화점에서 하나씩 신중하게 고를 때에는 기대감에 기분이 참 좋았다. 라면 한 봉지 고르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다. 라면 봉투를 들고 집에 들어서니 엄마마마님께서도 어디서 그렇게 라면을 하나씩만 사들고 왔냐시며 반겨 주시기도 했다. 날 더워지면 비빔면 종류 찾으러 또 백화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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