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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내슈빌에서는 정말 매운 치킨을 먹을까?

d0u0p 2021. 7. 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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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새로 생긴 수제 버거집에 들러서 매콤한 치킨 버거를 사 들고 나오면서 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겠는 내슈빌 사람들이 정말 이런 핫 치킨 버거를 먹는지 내슈빌은 대체 어디인지 궁금해졌다. 이 쪽 저 쪽 검색을 해 보아도 내슈빌이라는 동네에 직접 가서 핫 치킨을 먹고 온 한국인의 글은 보이지 않아서 실체가 불분명한 메뉴에 너도 나도 뛰어 들고 있는 것인지 갑자기 진지하게 구글을 열고 영어 단어를 넣어 검색해 보니 그제야 진짜 내슈빌인지 내쉬빌인지 그 지역의 특산이라는 매운 치킨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자극적인 이미지들이 가득했다. 구글에서도 한글로 검색했을 때에는 대체로 맘스터치의 내슈빌 핫 치킨 버거에 대한 글이 보이고 진짜 내슈빌에서 먹는 핫 치킨은 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관련 검색어에 "단종"이라는 단어가 보여서 또 흥미진진해졌다. '단종'이라니, 지지난 주에 겨우 한 번 먹어 봤는데 이제 더 이상 먹을 수 없다고?

맘스터치의 내슈빌 핫 치킨버거, 정말 단종인가? 

오랜만에 햄버거는 먹고 싶은데 날은 덥고, 가까운 곳에는 KFC 뿐이라 싫었고, 브루클린 버거 조인트는 10분을 걸어가서 기다렸다가 주문해서 다시 햄버거 받는데 15분 또 기다려야 해서 싫었고, 더 현대 서울에 있는 모든 수제 버거 브랜드 역시 줄을 서고 기다려야 하니 싫었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맘스터치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찾아 갔더니 내슈빌 핫 치킨 버거라는 새로운 메뉴가 보이길래 '핫'이라는 글자만 보고 큰 고민 없이 사들고 왔는데, 이제 또 먹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하니 섭섭하기도 하다. 사무실에 돌아와 '핫' 치킨이 들어 있는 '내슈빌 핫 치킨 버거'를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르프리크 캐쥬얼의 버거가 떠올랐다.
2021.04.01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더현대서울 햄버거 투어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더현대서울 햄버거 투어

서울 구석 구석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버거 브랜드가 한 데 모여있으니 투어를 안 할 수 없다. 일주일에 한 군데씩 들러서 버거를 먹었다. 굳이 맛 집을 찾아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일이

d0u0p.tistory.com

매콤한 양념을 한 치킨과 코울슬로의 조합이 내쉬빌 핫 치킨 버거의 정해진 공통 레시피인 것 같다는 지레짐작 정도는 할 수 있었다. 햄버거의 번은 르프리크 캐쥬얼이 좋았지만, 기름이 넘쳐서 기쁘지 않았고, 코울슬로는 새콤한 맛이 강해서 르프리크 캐주얼의 내쉬빌 핫 치킨 버거가 고급형이라 맛이 월등하게 좋았다고는 할 수 없다. 나름의 구색을 갖춘 맘스터치의 보급형 내슈빌 핫 치킨 버거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리고 우연히 정말 가까운 거리에 새로 생긴 수제 버거집을 발견했는데, 메뉴도 탐색할 겸 다른 사람들은 어땠나 궁금해서 찾아 보니 영수증 인증 방문자들의 리뷰가 이미 넘쳐 나고 있었다. 대체로 칭찬하는 리뷰들은 친구가 새로 개업했을 때 써 줬을 법한 뉘앙스가 너무 강해서 오히려 더 의심스러웠지만, 가까운 곳에 있으니 일단 가 보기로 했다. 리뷰 중에는 심지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글도 있었다. 영수증 리뷰어를 따로 신고는 할 수 없는 것 같고, 별 다 섯개 찍어 주고 용돈 버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뭐 모르겠다. 그렇게 생긴대로 잘 살겠지, 내 알 바는 아니다.

인테리어와 브랜드 이미지 만드는데 정성을 쏟은 티가 난다. 팀장님은 가장 기본인 플리즈 버거를 주문하셨고, 닭다리살도 좋아하고 매운 맛도 좋아하는 나는 두 말 할 것 없이 치킨 버거를 주문했다. 우유크림빵으로 유명한 브레드피트에서 만든 번을 사용한다고 하니 말랑하고 촉촉한 빵 맛은 나무랄데 없이 좋았다.

좌 : 플리즈 버거


다만 핫치킨 버거의 패티는 튀김옷이 딱딱하고 먹을수록 매운 맛 보다 짠 맛이 강하게 느껴져서 즐겁지 않았다. 튀김옷은 일반적인 바삭함을 넘어 과자를 씹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단단하게 튀길 수 있을까 궁금할 정도랄까, 콧물이 찔끔 찔끔 나올 정도로 매콤한 맛과 부드러운 번에 적당히 아삭거리는 코울슬로까지는 괜찮았는데 짜고 딱딱한 튀김옷에서 약간 괴로워졌다.

팀장님이 드셨던 조막만한 플리즈 버거는 가볍게 먹고 싶을 때 먹기에 딱 좋아 보이니 다음에는 플리즈 버거를 먹어야겠다. 크로플을 번 대신 사용한 크로플 버거도 궁금하기는 한데, 크로플이라면 왠지 단 맛이 강할 것 같아서 선뜻 용기를 내기는 어렵겠다.

버거 플리즈 메뉴

  • 더블치즈 버거 11,900원 : 패티 2 / 스위스 치즈 2 / 아메리칸 체다치즈
  • 치킨 버거 (HOT) 9,900원 : 통닭다리살 / 코울슬로 / 레터스 / 청양스리라차마요소스
  • 플리즈 버거 7,900원 : 패티 / 치즈 / 토마토 / 양파 / 레터스 / 플리즈 소스
  • 크로플 버거 (한정) 11,900원 : 패티 / 아메리칸 체다치즈 / 스위스 치즈 / 잭다니엘 BBQ소스
  • +탄산음료+감자튀김 = 4,500원
  • +쉐이크+감자튀김 = 7,000원
  • +맥주+감자튀김 = 9,000원
  • 치킨윙 8,900원
  • 칠리치즈 감자튀김 5,900원
  • 어니언링 5,000원
  • 감자튀김 3,000원
  • 콘샐러드 3,000원

검색하다 보니 내쉬빌에서 먹는 핫 치킨의 레시피도 찾아 볼 수 있었는데, 튀김옷을 입혀 튀긴 닭에 후추는 기본이고 타바스코나 텍사스 Pete(아마도 살사), 카이엔 페퍼, 칠리파우더, 파프리카(아마도 파우더)까지 온갖 매운 가루를 섞은 양념을 바른다는 것을 보니 양념치킨이랑 너무 비슷해 보였고, 핫 소스라는 단어에 이미 예전에 사라진 파파이스의 타바스코 윙이 떠오르면서 동시에 침이 가득 고였다.
https://www.bonappetit.com/recipe/nashville-style-hot-chicken

Nashville-Style Hot Chicken

No doubt about it, six tablespoons of cayenne is a lot, but thats what Hattie Bs considers medium for a Nashville Style Hot Chicken recipe.

www.bonappetit.com

버거 이미지를 보면 맵게 양념한 닭을 바삭하게 튀겨서 버거에 사용하기도 하고, 튀겨낸 후 양념까지 바른 치킨을 사용하는 버거도 있다. 그림으로 봐서는 양념 치킨처럼 보이는 패티가 들어간 버거가 훨씬 맛있어 보인다. 파파이스의 타바스코 윙이 참 좋았다. 많이 달지 않고 새콤 짭조름하면서 매콤한 맛에 반해 종종 사먹었었는데, 파파이스가 이제는 맘스터치로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맘스터치의 치킨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많아서 아직 먹어본 적이 없다. 한국형 내쉬빌 핫 치킨 버거는 이제 그만 먹고 타바스코 소스 한 병 손에 쥐고 양념 치킨이나 시켜서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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