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일년 넘게 미루다가 겨우 마무리한 레고 액자

d0u0p 2021. 5.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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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굴러다니던 아이들 자리를 드디어 그럴듯하게 만들어줘서 너무 뿌듯하다. 발매일인줄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찮게 관광중에 관광지 장난감 코너에서 홀린듯이 처음 몇 개를 사고 포장을 풀어 보고는 묵고 있던 친구네 동네 장난감 가게에 또 달려가서 욕심을 채워 더 사들고 왔고, 다행히도 두 개 캐릭터 외에는 겹치지 않아서 더 기뻤다. 

도움이 될 만한 영문 글귀를 직접 디자인해서 인쇄한 것을 넣어 장식으로 사용했던 액자에서 유리를 빼내 버리고 낡은 인쇄물도 버리고 액자를 재활용하기로 했다. 레고를 수집하는 분들이 폼보드를 사용해서 액자를 만들었다는 글을 보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깡통에 쳐박아 두었던 심슨 레고를 다시 꺼내고, 고운 색지를 새로 고르고 폼보드까지 구매했던 일이 벌써 일년도 더 된 일이다. 

배경이 될 색지를 선택하는 것도 어려웠다. 스프링필드 타이틀에 쓰이는 밝은 노랑을 쓰고 싶었지만 아이들의 피부색과 겹치고, 핑크는 이미 그림에도 있는 색이고, 지금에 와서야 깨달은 일이지만 핑크색 벽과도 겹칠 수 있었으니 적당히 어중간한 민트색을 고르기를 잘 했다.

받침이 될 블럭을 아무리 꼼꼼하게 실측한다 해도 선을 긋고 자르는 사이에 분명 오차가 생길 것이니 한 판은 망쳐버릴 각오로 일단 뚫었다. 너무 헐겁게 뚫렸다. 일단 한 줄을 다 뚫고, 뚫어 낸 판을 기준으로 블럭이 뻑뻑하게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게 구멍을 내고 따로 접착제를 쓰지 않고 꽂아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자세히 보면 칼자국도 그대로 잘 보이고, 구겨 넣느라 폼보드가 휘어진 부분도 보인다. 처음 계산했을 때에는 샌디클로스와 스노우볼을 빼고 하나가 더 있었던 것 같았는데 한 자리가 남아서 당황했지만 방 구석 어디 숨어 있던 두더지 닮은 한스를 금방 찾아냈다. 

한 칸 정도야 여백이다 생각하고 남겨 둘 수는 있는데 두 칸이 남으면 너무 어색한데, 이미 칼질도 다 해 버린 상태라 큰일 나는 줄 알았다. 벽에 걸면서 스노우볼과 샌디클로스는 떨어지지 않게 접착 고무를 발에 붙여서 고정시켜줬고, 보닥 플레이트 위에는 꼭꼬핀도 꽂을 수 없고, 힘 써서 못 박기도 싫어서 돈을 더 써서 믹스앤픽스를 구매해서 사용해 보기로 했다. 

십자 나사 못이라 플레이트와 플레이트가 겹쳐진 가운데에 꽂아도 그럭저럭 버티기는 했지만 믹스앤픽스를 반죽해서 더 튼튼하게 고정시켜 주었다. 믹스앤픽스는 굳으면 제거가 어렵다고 하니, 못 박기 힘들다고 여기 저기 썼다가 나중에 낭패 볼 지도 모른다. 엄마마마님이 집주인이라 다행이다. 뜨거운 열을 가하면 말랑해져서 뗄 수는 있다고 하는데 아직 뗄 일은 없으니 모르겠고, 이미 박힌 콘크리트 못도 다 못 빼서 액자로 가렸는데 뭐, 다 가리고 살면 그만이다. 

이제 슬슬 책상 정리를 시작할 때다. 이케아 온라인 구매의 산을 넘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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