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잉크 2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그림 그릴 때에는 대부분 전체 사이즈와 윤곽을 먼저 정하고 시작하지만, 늘 그렇게 대충 주어진 종이에 작게 그리다 보니 펜 드로잉에서 보이는 세부 묘사를 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서 반대로 제일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 보았다. 이 정도 사이즈는 되야 이 정도 묘사가 가능하겠구나 싶은 마음으로 수술부터 그리고 수술을 기준으로 전체를 다시 잡았다. 사실 스케치 없이 해 보려고 했지만 실패가 두려웠다. 그래도 대충 뭐라도 잡아 놓는게 좋겠다 싶어서 스케치를 부랴부랴 하고 다시 펜 드로잉에 집중했는데,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그 어떤 전조도 없어 갑자기 펜촉 안에 있던 잉크가 한 꺼번에 뿜어져 나오는 바람에 그냥 망했다. 일단 시작한데 의의가 있으니 잉크 방울은 그대로 두고 마무리를 해 보려고 노력했다. 잉크를 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인디아 잉크의 세계

크로우퀼로 윈저뉴튼 드로잉 잉크를 사용할 때 흐름이 너무 안 좋아서 선을 긋다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치밀어서 더 이상은 이 잉크를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다른 잉크는 괜찮은가 싶어서 왜 샀는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서랍 속에 있었던 윈저뉴튼의 캘리그라피 잉크를 꺼내 사용해 보니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그려져서 아주 잠깐 좋아했지만 이내 수성이라 나중에 수채화로 채색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망연자실했다. 스피드볼의 펜촉은 스피드볼의 잉크와 합이 잘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스피드볼의 수퍼 블랙 잉크를 새로 주문해 보았는데, 워터 솔러블을 방수라고 착각한 채로 시필해 보고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노라고 신나했다가 수채 색연필로 칠한 부분이 진하게 번지는 것을 보고는 다시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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