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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파운드는 원래 팔 빠지는 작업을 수반한다.

d0u0p 2020. 4. 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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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 운전과는 거리가 먼데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은 날과 급한 날 잠깐 서두르는 사이에 전방 좌측과 후방 우측을 각각 한 번씩 기둥에 박아서 차 상태가 엉망이었다.  컴파운드로 문질러 닦아내는 일이 힘든 일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새로운 타입의 제품인 것 같아서 반신반의하며 주문을 해서 주말에 작업을 했다. 

약제가 묻어 있는 스펀지가 봉투에 들어있고, 비닐 장갑과 마무리로 닦아 낼 수건까지 함께 들어 있어서 좋았다. 약제가 묻은 스펀지는 개봉하고 나서도 몇 년 보관이 가능하고 재사용도 할 수 있다고 했으나 이쪽 저쪽 닦다보니 약이 많이 남아 있지 않고 더 이상 묻어 나지 않는 상태라 폐기처분했다. 

전방 좌측 노란 페인트부터 시작했다. 처음부터 싹 지워지는 것이 아니고 아주 조금씩 녹아 나오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작은 자국까지 없애는 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팔이 아파올 때쯤 뒷 쪽으로 옮겨서 팔 바꿔 작업하다가 다시 앞으로 옮겨서 작업하느라 바빴다. 

전방 후방 다 합쳐서 30분 가까이 열심히 문질러 겨우 닦아냈다. 힘 좋은 분들은 더 빨리 끝낼 수도 있는 것인지 물리적으로 페인트가 녹아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맨 처음 차에 흠집이 생겼을 때 혼자 컴파운드를 사서 대충 몇 번 문질러 보다가 안 벗겨져서 포기하고 내던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엔진 오일을 갈러 들른 공업사에서 차에 묻은 걸 보시더니 컴파운드를 척척 바른 후 한 번에 강하고 빠르게 빡 문질러 벗겨 주시는 걸 목격하고 감탄했었다. 몇 번 슬쩍 문질러 보는 것으로는 가당치 않은 일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후방 범퍼도 역시 기둥에 스쳤는데, 기둥의 노란 페인트와 검정페인트가 함께 어울렁 더울렁한 상태였고 램프 커버도 살짝 깨졌다. 3D펜으로 막아볼까 아주 잠깐 생각해 보았다. 깨진 이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불투명한 색이라 좋지 않을 것 같다. 후방 역시 어지간한 얼룩은 금방 지워졌는데 마지막까지 노란 점 하나가 남아서 지워지지 않아 힘들었다. 

왼쪽 점에서 오른쪽 점이 되기까지도 한참 걸렸고, 마지막 남은 저 작은 점을 아주 없애기까지도 한참 걸렸다. 특별히 그렇게 작은 한 부분만 페인트가 아주 꽉 붙어 있을 이유가 있나 모르겠다. 

램프가 살짝 금이 가 있는 상태인 것 빼고는 앞 뒤 모두 말끔하게 때를 벗겨내고 나니 팔 다리 허리는 욱신거리고 힘들었지만 기분만은 상쾌했다. 저녁에는 손도 아프기 시작했는데, 온전히 이 작업 때문에 아픈 것은 아니고 원래도 일하면서 손을 많이 써서 양호한 상태가 아니었던 터라 잠시 무리가 가서 그랬던 것 같다. 파스 열심히 바르고 자고 나니 괜찮아졌다. 아픈 위치도 손목이 아니고 애매하게 엄지와 검지 사이의 손 등 부분인데 뭔가 그 쯤에서 느껴지는 통증인 거 보면 전 날 글씨를 아주 잠깐 썼던 탓일 수도 있다. 

일반 튜브형 콤파운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긴 했는데 그게 또 예전에 쓰던 제품과 비교하기도 그렇고, 요즘 나오는 제품은 또 안 써봐서 모르겠고, 뭐 그냥 적당히 괜찮았다. 패키지로 구매해서 아직 두 팩이 남았으니 다음에 남동이 차 좀 살펴 보고 던져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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