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고터 파미에스테이션 올반 프리미엄

d0u0p 2019. 3. 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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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뷔페는 한 끼에 밥 한 그릇 먹으면 되는데, 밥을 세 네그릇 씩 과식하는 느낌이 있어서 한동안 발길이 뜸해졌었는데, 이 날은 근처에 있는 핫한 식당은 모두 어마어마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심지어 기다리는 내내 서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에 비해 올반은 전화번호를 등록하면 자동으로 대기시스템에 연결이 되어 잠시 자리를 비울 수도 있었고, 입구 근처에 벤치가 넉넉하게 있어서 편히 앉아 수다 떨며 기다릴 수 있어서 불금 저녁에 복잡한 파미에 스트리트까지 찾아 가느라 고단해진 상태에서 더 고민할 필요 없이 올반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올반이 있다는 건 식당가를 배회하다가 중간에 붙어 있는 입간판에 "프리미엄"이라고 써 있는 광고를 보고 알았다. 파미에 스트리트에는 몇 군데 없는 시즈캔디 매장이 있어서 오랜만에 고속터미널에 들른 김에 약속 전에 신속하게 사탕을 사려고 찾아 갔는데, 바로 올반 옆이었다. 신나게 사탕을 구매하고 예약 시스템에 번호를 넣고 벤치에 앉았다. 방송으로 호출을 해 주시긴 하지만 소리가 울려서 잘 들리지 않았다. 종종 대기번호판과 휴대폰 시스템으로 확인하며 기다렸다.

​"프리미엄"이 뭔 의미가 있나 아직도 궁금하다. 다른 올반 매장을 아주 가아아아아아끔 가 보긴 했으나 너무 오래 전이기도 하고 같은 매장이 아니라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다른 올반 매장을 떠 올리며 호기롭게 떡볶이를 기대하고 들어 갔는데, 떡볶이와 자장면은 없었고 대신 중화요리가 풍성해서 놀랐다. 마라 새우를 한식 뷔페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물론 정통 중화풍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한국식 중화요리에 가깝게 녹말물이 소스에 섞여 있는 상태였지만 그 정도에서도 마라 맛이 잘 나서 괜찮았다. 껍질 벗기기가 곤란한 느낌도 있어서 아마도 다음번에 이런 같은 메뉴를 만나게 된다면 그냥 자숙 새우와 마라 소스를 같이 가져다가 껍질 잘 벗겨서 소스를 찍어 먹기로 했다. 

의외로 다른 메뉴들도 구성이 좋아서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열심히 많이 먹었던 내가 바보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좋았다. 명란 만두도 맛있었고, 볶음 국수도 맛있었고, 가지탕수도 좋았고, 등갈비 구이도 삶은 골뱅이와 새우, 바지락 찜 다 좋았다. 아쉬웠던 것은 열무 김치와 파 김치를 연잎 돌솥밥과 함께 먹으려고 가져 왔었는데, 밥을 좀 늦게 봐서 이미 배가 너무 불러서 겨우 맛을 보는 정도라 많이 먹을 수 없었고, 곁들여 먹는 파 김치가 조금 덜 익은 것 까지는 괜찮은데 달았다. 우리 집 김치보다 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메뉴들이 모두 풍부해서 좋았고 특히 과일 코너에 자몽 때문에 신이 났고, 홍초 음료도 식욕을 돋게 해서 좋았다.  

​디저트로는 폴바셋과 종로 복떡방이 별도로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저녁 시간에 아메리카노를 마셨다가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주말 내내 힘들 것 같아서 참아야만 했다. 하는 수 없이 블렌디드 쥬스를 골라 보았는데, 그린 주스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이 달았다. 식사 전에 신나게 마셨다가 달아서 조금 힘들었다. 나중에 마실 걸 그랬다. 아메리카노와 라떼가 있으면 아이스크림도 있었어야 하지 않나? 폴바셋은 다들 아이스크림을 너나없이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이스크림이 있는지 확인해 볼 생각을 못했다. 지금 생각 났다. 

한 번 더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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