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어깨가 먼저 빠져 집 나갈지도 모르겠는 영문 필기체 연습, 어린왕자 필사 시작

d0u0p 2023. 7. 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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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지난 번에 사 두었던 새 잉크를 써 보겠다며 아무 문장이나 찾아서 필기체를 써 보았다. 줄이 그어져 있어서 맞춰 쓰기 편하기는 했는데, 가로 너비가 너무 좁아서 여백도 못 챙기고 줄을 바꾸다 보니 다 써 놓은 종이가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이 노트 패드에는 짧은 문장만 쓰던지, 한글을 써야겠다. 갱지 같은 느낌인데도 만년필 잉크가 번지지 않아서 자꾸 손은 가는데, 결과물이 늘 어딘가 조금 부족하다. 

이왕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할거면 새로운 ASMR 시리즈물도 촬영할 겸 또 다른 새 노트를 꺼내서 테스트를 해 보았다. 자연광에서 글씨 쓰는 그림은 좋긴 한데, 카페가 시끄러우니까 아무리 소리를 차단하려고 노력해도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그걸 지금에사 깨달았다.

오디오 입력 레벨을 조정하면 괜찮을까 싶기는 했는데, 오디오 입력 레벨을 조정해도 주변 소리가 크면 사각거리는 펜 소리는 큰 소리에 묻혀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 조용한 장소, 조용한 시간에 촬영해야 하는 것이었다. 온갖 노력을 해 보았는데 이제야 다시 현실의 벽이 무엇인지 실감하고 조용한 곳, 조용한 시간에 촬영하기로 한다. 

네뷸라 노트는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한 종이 질감이 좋아서 글씨 쓰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바깥에서 촬영할 욕심에 작은 사이즈로 주문했더니 역시나 줄바꿈을 여러 번 해야 했고, 이렇게 쓰면 노트 한 권이 순식간에 홀라당 사라질 것 같아서 대타로 예전에 사 두었던 다른 노트 패드를 꺼냈다. 고쿠요 노트 리필 패드는 약간 광택이 있는 노트라 포근한 맛은 없지만, 네뷸라 패드를 밑에 깔아 눈으로 줄을 맞춰 글씨를 쓸 수 있으니 안성맞춤이었다. 

줄 노트는 많이 주문했는데 무지는 한 묶음 밖에 없어서 조만간 추가 주문해야겠다. 잊지 말고 주문하자. 

만년필로 글씨가 그럭저럭 써지는 것 같아서 냅다 딥펜도 꺼내 보았는데 레오나트 닙은 연성이라 기둥이 굵게 굵게 만들어져서 글씨가 또 아름답지 않았다. 전에 캘리그라피 책에서 세로 획의 기둥 너비를 기준으로 x-height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 것 같은데, 책이 또 어디 있나 모르겠다. 기둥이 굵으면 글씨가 위 아래로 더 길어져야 하는 것 같았다. 다시 써봐야겠다. 

비도 쏟아지고, 습하고, 덥고, 이런 날씨에 한 단원 써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극기 훈련, 정신 수양이 따로 없었다. 일단 한 단원 겨우 마치고 편집까지 완료했으니 기쁘기 그지 없다. 

ch.NICEDREAM 굿밤꿀잠 많관부!

썸네일은 마음에 드는데 글씨는 곡선이 이쪽 저쪽으로 우둘 두둘 눈에 거슬린다. 책 한 권이 마무리 되면 좀 나아지겠지. 일단 가 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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