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WATER COLOR

빌리샤월의 강의는 개 발에 편자였다

d0u0p 2020. 9. 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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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의 기초를 1도 모르는 내가 무슨 오기로 글과 동영상으로 수채화를 터득할 수 있다고 만용을 부렸을까 모르겠다. 반성하고 있다. 글을 읽어서 아는 것과 행함에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 심지어 각종 수채화 기법서를 그렇게 두루두루 살펴 보면서도 가장 기초인 부분을 읽고도 소흘히 넘긴 부분도 있고, 그 부분이 참 글로 어떻게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맨 땅에 헤딩하다 보니 그림이 늘 제자리였던 것이었다. 

빌리샤월이 자주 쉽게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가 물감을 칠했다가 덜어내는 리프팅이었는데, 영상을 보면서 똑같이 따라한다고 해도 늘 그의 그림과 내 그림의 상태가 달랐다. 내 그림은 리프팅을 하기 전에 이미 다 말라 붙어 있었는데 그의 그림은 여전히 촉촉하고 농담도 짙어서 리프팅을 하면 하는대로 예쁘게 색이 그라데이션되면서 바뀌었다. 그 이유가 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헛발질을 계속 하다가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되겠으니 일단 조금 더 쉬운 단계의 수채화 기법서에 눈을 돌리게 되었는데, 아주 단순한 꽃 그림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칠해 놓은 물감이 마르고 나면 책에 있는 샘플의 그림과 너무 다른 상태였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고, 인맥도 좋은 사람이었다. 다행히 수채화 킹왕짱 실력자가 주변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기회가 닿았다. 수채화에 관심을 무럭 무럭 가지고 있을 때 딱 맞춰 킹왕짱님이 유튜브도 개설하시고 밴드도 개설하셔서 큰 도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물과 물감의 적절한 농도가 문제였는데, 아마도 직접 눈 앞에서 보고 배운다면 가장 처음 배울 수 있었을 법한 내용인데 온라인에서 서로 가려진 부분이 있는 채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힘들었다. 킹왕짱님의 열의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아직 탁하고 더러운 그림을 그리면서 어렵다고 울고 있었을 것 같다. 

 

 

드디어 제법 수채화다운 이미지가 나와서 뛸 듯이 기뻤지만, 여전히 진한 부분과 연한 부분과, 세부 묘사 부분 등등 세밀하게 물 조절을 하는 일은 어려워서 이후로는 또 썩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성공작이 나왔을 때에는 이래서 리프팅이 안되는 거였구나 이해하기까지 했는데 다른 간단한 그림 하나를 석 장, 넉 장을 그려봐도 또 자꾸 실패하고 있으니 빌리샤월의 강의는 언제쯤 다시 소화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올 해가 가기 전에 번듯한 그림 한 장 나올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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