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유일했던 갈치 조림 식당은 온데 간데 없고 새로 생긴 가성비 훌륭한 계륵이 닭이 된 파주 닭국수

d0u0p 2019. 4. 22. 09:05
728x90
반응형

갈치 조림을 찾아 소서랑에 오랜만에 갔더니 같은 자리에 새로운 식당이 생겼다. 층을 잘 못 찾았나 싶어서 우왕좌왕하다가 새로운 식당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일단 후퇴하고 가장 가까운 여유로워 보이는 식당인 돈수백에 갔었더랬다. 

2019/04/02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돈수백 짜글이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돈수백 짜글이

짜글이를 주문하면서, 김치찌개와 다른 것인가, 뭐가 다른 것인가, 이름이 왜 다른 것인가 여러 가지가 궁금해서 찾아 보니, 고기 자체를 양념해서 볶다 끓이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것이 짜글이라면 내 입맛에는..

d0u0p.tistory.com

그리고는 사실 팀장님이 그 새로 생긴 닭국수집에 가보자 하셨으나 고기를 물에 끓인 메뉴는 대체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어릴 때 수시로 먹던 메뉴가 닭죽과 닭백숙이라서 김치찌개를 밖에서 사 먹는다는 걸 이해 못 하는 사람이 있듯이 닭을 끓인 무엇인가를 밖에서 사 먹는는 일이 없는 나는 닭국수라고 좋을리가 없으니 흔쾌히 가시자고 할 수 없었다. 

지지난 해에 파주에 있는 초계탕 집도 다녀왔지만 강렬했던 쫀득함이 있었던 토종닭의 첫인상이 무너지게 되었던 터라 딱히 파주 닭국수라고 더 흥미롭지 않았다. 그러나 오랜만에 사무실에 복귀하시게 된 신규 멤버님의 새로운 메뉴와 닭칼국수에 대한 열망에 져 주기로 했고, 어떤 맛인지 궁금하기는 했으니 가 보게 되었다. 

좌:매운닭국수 중:닭국수(보통) 우:탕수육(닭 안심)

막연하게 닭국수가 싫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는 닭을 넣고 끓인 메뉴는 대체로 멀건 탕이기 때문이라서였는데 다행히 매운 닭국수 메뉴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당연하게 매운 닭국수(9,000원)를 주문했고 팀장님은 일반 닭국수(8,500원)를 주문하셨다. 자리에 앉아 보니 닭국수에는 닭이 반마리가 들어가서 양이 부담스러울 경우 닭을 빼달라고 요청하면 작은 사이즈 안심탕수육으로 바꿔 준다고 써 있어서 늦었지만 닭을 뺄 수 있나 확인하니 가능하다 하여 일단 매운 닭국수에서는 닭을 뺐다. 

닭만 반마리 먹어도 한 끼가 충분할 것 같은데 거기다 국수까지 한가득 있으면 다 먹기에는 버거운 양일 것 같아서 바꿨는데, 일단 바꾸기는 잘 바꾼 것 같지만 안심 탕수육이 약간 애매했다. 원래 가슴살도 안 좋아 하기도 한데, 뻑뻑함이 채 가시지 않은 느낌의 두툼한 탕수육이라 닭 반마리보다 양이 덜한 느낌은 아니었다. 다만 사이 좋게 나눠서 더 먹기에는 좋았다. 소스가 있으니 적당히 먹을만 하기는 한데 일단은 사이즈가 커서 뭔가 근육덩어리를 받아서 과한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큰 사이즈 한가득 드시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좋겠지만, 그렇다고 덩어리 사이즈별로 메뉴를 나눌 수는 없으니까 뭐, 주인 어르신의 선택이겠지, 이 사이즈가 반응이 좋으면 계속 이 사이즈로 튀겨 주시겠지, 일단 나는 하나만 먹었다. 

닭이 들어 있지 않은 불고기 국수도 있긴 한데, 불고기는 어디에서 먹어도 단맛이 과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오히려 달지 않은 불고기를 만나면 맛집이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첫 날 과감하게 도전해 볼 메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의외로 불고기 국수가 8,000원으로 제일 저렴했는데 맛이 궁금하긴 하다. 

덧붙이자면, 곁들여 나오는 겉절이가 맛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 뭐 어디에서나 흔히 맛 볼 수 있는 겉절이와 마찬가지로 MSG느낌도 나고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맛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진주집처럼 겉절이 생각나서 국수를 먹으러 갈 정도는 아닌 딱 그런 정도랄까, 프랜차이즈는 원래 그런 것이려니 하고 먹는 그런 정도만 생각하고 먹으면 괜찮다. 같이 식사했던 신규멤버님은 최근 들어 먹은 점심 중 최고로 푸짐하게 잘 먹어서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점심 식사의 만족도 요건은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 나는 그냥 원래 많이도 못 먹으니 옵션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그나마 닭 빼고 탕수육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옵션만으로도 감지덕지하긴 한데, 같은 돈 내고 조금밖에 못 먹으니까 국수 양도 좀 줄이고 싶다. 

2018/06/10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십년이 지났는데 여전하고 천년만년 손님 많을 것 같은 진주집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십년이 지났는데 여전하고 천년만년 손님 많을 것 같은 진주집

5월 초부터 고대하던 집이었는데 이제야 겨우 가 보게 되었는데, 벌써 여름같은 날씨에 콩국수 손님이 빌딩을 삼킬 듯이 많다. 이미 여름철에는 대기가 엄청나다고 하여 무려 열 한시 반에 사무실을 나섰다. 그..

d0u0p.tistory.com

초미세먼지가 창궐중인 오늘은 무엇을 먹게 될지 궁금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