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일만 스코빌을 자랑하는 리춘수 주먹감자라면

d0u0p 2023. 7. 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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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서울에 저녁 먹으러 갔던 날 오리지날 비어 컴퍼니의 시음 팝업이 있던 자리 바로 건너편에 주먹감자라면 시식 팝업도 있었다. 맥주 한 입 시음하고, 라면 한 입 시식하고, 술과 안주를 동시에 맛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처음에는 시식인 줄 모르고 지나갔다가, 한쪽에서 라면을 바로 끓여서 시식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일단 줄을 섰다. 알듯 모를듯한 이름에 헛웃음이 나오는 동시에 호기심이 일었다. 

감자를 사용했으니 감자가 들어갔을 것이라고는 유추할 수 있었는데, 기다리다 보니 축구 선수 이천수와 비슷한 이름을 발견했다. '리춘수', 궁금해서 찾아 보니 이천수의 유튜브 채널 이름이었다. 당최 알쏭달쏭했는데, 라면 박스 뒤에 오래된 옛날 기사가 인쇄되어 있었다. 경기를 뛰다가 심판의 판정에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 감자를 날려 벌금을 8,000만원 넘게 물었던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너무 옛날 이야기라 가물가물한데 그 이야기를 이렇게 끌어다 쓸 줄이야.  

화가 날 때 먹으면 그 화를 잊을만큼 화끈하게 매운 라면이 주먹감자라면이었다. 시식코너에서 받은 매운맛은 한 입만 털어넣고 말아서 그렇게 매운 느낌은 아니었고, 빨계라면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끓여 먹은 레드카드가 들어 있는 매운 맛은 진짜 극도로 매운 맛이었다. 10,000 스코빌이라는 것도 나중에 찾아 보고 알았다. 

매운 라면 순위를 찾아 보면 이렇다. 

  • 1위 염라대왕라면 21,000스코빌
  • 2위 불마왕라면 14,444스코빌
  • 3위 핵불닭볶음면미니 12,000스코빌
  • 4위 틈새라면 9,413스코빌
  • 6위 열라면 5,013스코빌
  • 7위 짜왕매운맛 5,000스코빌
  • 8위 불닭볶음면 4,404스코빌

이렇게 수치로 보면 틈새라면보다 아주 조금 더 매운 정도이지만 체감한 바는 훨씬 더 매웠다. 레드카드 봉투를 열면 매운냄새가 넘치는 고추가 한가득 들어 있었다. 차마 다 먹으면 죽을 것 같아서 덜어내고 끓였는데도 많이 매워서 면만 겨우 먹었다. 

국물은 세 숟가락 정도만 맛을 보고, 일주일 쯤 지나서 고추 대신 감자가 들어 있는 보통맛 버전을 먹었는데 그마저도 꽤 매웠다.

감자로 만든 면이라 면의 맛은 좋았는데 매운 맛이 강력한 데 비해 짜게 먹는 내 입맛에는 싱거웠다. 극강의 매운맛과 라면의 감칠맛 사이 어딘가 빈 느낌이 있어서 약간 아쉬웠다. 물을 덜 넣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매운 자극도 강한데 짠 맛이라도 덜 들어가게 먹어야 내 소중한 위장을 보호하는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다. 
중간 하위에 있는 열라면 정도가 내 입맛에는 최적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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