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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크로크무슈와 크로크마담

d0u0p 2021. 11. 10.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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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크무슈와 크로크마담을 만나서 오늘도 백과사전을 뒤져 본다. 크로크무슈는 흰 빵 사이에 햄과 치즈를 넣은 프랑스식 샌드위치라고 간단하게 나오는데 예전에 어디서 읽기로는 프랑스 일꾼들이 싸들고 간 점심 도시락을 뜨거운 난로 위에 올려 놓았다가 치즈가 녹은 상태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것 같았고, 내가 처음 만났던 크로크무슈는 10년도 더 지난 옛날 지금도 샌드위치 가게 자리인 그 곳에 있던 작은 빵집에서 만들어 팔던 것이었다. 양송이 버섯과 진한 베샤멜 소스가 녹은 치즈와 어우러져 풍미가 좋았는데 그 가게가 사라진 이후로는 크로크무슈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없다. 핵심은 햄과 녹은 치즈, 흰 빵이라지만 그 보다 더 녹녹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핵심은 베샤멜 소스인 것 같은데 이 베샤멜 소스를 요즘은 선택적으로 넣는 추세라고 하니 일반적인 빵집이나 스타**의 크로크무슈에서 베샤멜 소스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 그러던 어느날, 샌드위치를 찾아 기웃대던 브로트아트에서 크로크무슈를 발견했다. 반쪽으로 작게 간식 정도로 먹을 만한 사이즈의 크로크무슈가 2,800원이라 냉큼 들고와 먹었는데 베샤멜 소스가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는데 표시된 내용물을 보니 마요네즈였다. 마요네즈 하나로도 이렇게 맛이 변할 수 있다니, 하얀 색 소스의 대명사라는 베샤멜 소스를 마요네즈가 대신했다지만 맛있으면 그만이다. 마음에 들었다. 다음부터는 두 개 씩 사 먹어야겠다.

그리고 진짜 베샤멜 소스를 썼을 법한 크로크마담을 뉴오리진에서 먹을 수 있었다. 고3 학부모인 팀장님의 보양식품을 사러 들렀다가 점심 시간이기도 하니 크로크마담을 하나 주문해 보았다. 브로트아트의 크로크무슈를 4.85714개 먹을 수 있는 가격 13,600원이었다.

사이드로 샐러드나 포테이토를 선택할 수 있었고, 크로크마담이다 보니 달걀 프라이가 올라가 있는데 동그란 달걀을 얹은 모양이 여자들이 쓰고 다니는 모자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패키지만 보면 단촐해 보이지만 한 번에 다 먹지는 못했다. 샐러드는 다 먹고 샌드위치는 반 정도 먹었을 때 내 작은 위장이 거의 다 찼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말린 토마토가 들어있었던 것과 시나몬과 정향이 정신없이 후각을 강타하는 맛이라 베샤멜 소스의 부드러움을 느낄 여유는 조금 부족했지만 전체적으로 강한 인상으로 남는 맛이었지만 다시 먹겠냐고 묻는다면 반만 먹겠다고 답하겠다. 딱 반만 먹고 싶다. 양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남김없이 다 먹어 치우기에는 질리는 느낌이 있다. 시나몬 때문인지 자꾸 디저트를 먹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식빵도 거친 식감이라서 따끈하게 먹을 때에는 괜찮지만 반 정도 먹었을 때에는 이미 식어 버려서 거친 식감이 되살아나서 곤란하기도 했다. 그러니 딱 반이 좋다. 

언젠가 정말 끝장나게 리치한 느낌의 브런치를 하고 싶은 날이 온다면 찾아갈 법은 하다. 녹용 한 잔 곁들여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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