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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더현대서울 먹부림

d0u0p 2021. 6. 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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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예금 만기 시즌이라 이자 받을 생각에 한동안 마음이 여유로웠고, 일은 바쁘고 어디 마음대로 나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니 필연적으로 점심 한 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대체로 백화점에서 인심을 후하게 썼다.  

1. 번개 같이 나타났다 사라져 버리는 백화점 팝업 매장들 

백화점 내에 고정적인 매장 외에 입점해 있는 팝업 스토어 형식의 매장이 시종일관 바뀌는데, 주기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지난 주에 보았던 그 도시락을 먹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다음 주에 사러 가면 그 도시락이 없었다.
앞산 분식도 이미 없어졌다. 백에비 산도를 한 번 더 먹고 싶어서 혼자 몰래 하나를 다 먹겠다고 찾아갔는데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은 앞산분식과 비슷해 보이는 키토 김밥을 말아 판매하고 있기는 하지만 백에비 산도를 먹을 수 있는 '그' 앞산 분식은 이제 없다.

2021.04.16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필요할 때에는 앞산분식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필요할 때에는 앞산분식

살이 쪘다. 너도 나도 코로나 때문에 확찐자가 되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한 번도 신체 충실 지수가 정상인 적이 없고 마른 사람으로 지냈는데 드디어 정상인이 사람이 되었다. BMI 지수로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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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점포가 바뀌는 자리에 그 전 주에 눈 여겨 봐 두었던 도시락을 사러 갔더니 도시락이 온데 간데 사라진 그 자리에서는 랍스터 롤을 팔고 있었다.  랍스터 롤 하나에 만팔천원이었으니까 덥썩 들고 오기 쉬운 메뉴는 아니었지만, 판교 현대 백화점에서 가끔 먹었던 이태원의 로코스 랍스터 롤 생각이 났고, 이제는 또 '그' 로코스의 랍스터 롤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랍스터 롤이 오랜만에 반가워 먹고 싶었다. 

쉽게 배 고파지는 랍스터 롤 18,000원

기대 보다는 맛이 좋아서, 한 번 더 먹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이 랍스터 롤 마저도 다음 주에는 찾아 볼 수가 없었고, 두 달 전 쯤 봤던 것 같은 핫도그 매장이 다시 나타난 걸 보면 랍스터롤도 언젠가 또 나타나려나 싶어 일단 기다려 본다. 스트레스가 쌓으며 번 돈으로 잠깐 스트레스 풀고 싶은 날 가볍게 먹기 좋은 메뉴였다. 세 시간 쯤 지나서는 배가 고파서 다시 간식을 찾아야 했다.

2. 메뉴 사진만 보고는 판단할 수 없는 브뤼서리 서교

더 현대 서울의 테이크 아웃 주문은 현대식품관 앱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도 참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실인데, 현대식품관 앱을 통해서 백화점 매장을 설정하고 나면 테이크 아웃 주문이 가능한 매장의 메뉴가 어떤 것이 있는지도 또한 수시로 확인해야 하니 주문을 하려고 하면 번잡한 기분이 든다. 이미 앱 설치라는 허들은 넘었지만, 수시로 변경되는 매장 목록 때문에 충분히 혼란스러운 상태인데,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매장이라도 주문을 넣고 나면 매장에서 바로 취소해 버릴 수 있으니 더 혼돈의 카오스일 수 밖에 없다. 맛 집이라고 소문이 나서 아직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탐광은 테이크아웃 가능한 매장 목록에도 보이고 주문까지 가능하게 목록 화면에서 찾아 볼 수 있었지만 주문하고 나면 매장에서 취소시켜 버려서 끝끝내 앱으로는 주문해서 먹을 수 없었다. 

처음 탐광 주문 시도에 실패했던 날, 적당한 대체 메뉴를 찾아 보다가 브뤼서리 서교를 들여다 보았다. 대부분의 메뉴가 사진이 있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사진이 없는 메뉴도 있어서 이름으로만 치킨이겠거니 짐작했지 어떤 메뉴인지 궁금했는데 매장에 가 보니 그 날의 추천 메뉴로 그릴드 칙스가 전시되어 있었고, 이름만으로 상상했던 뻑뻑한 가슴살이 아니라 맛있게 잘 구워진 치킨같아 보여서 당황했다. 

면이 붙었어도 맛있었던 클래식 라구 파스타와 쉬림프 등심 리조또 합쳐서 39,000원

브뤼서리서교 메뉴

  • M 라구 치킨 파스타 17,500원
  • M 머쉬룸 등짐 리조또 23,000원
  • M 쉬림프 등심 리조또 24,500원
  • M 아라비아따 치킨 파스타 18,000원
  • M 어니언 등심 리조또 24,500원
  • M 파르마지아노 치킨 파스타 18,500원
  • 계절 서교 스프 8,500원
  • 발사믹 어니언 리조또 16,500원
  • 서교 프라이즈 10,500원
  • 서교 스프와 프라이즈 15,500원
  • 쉬림프 로제 리조또 17,500원
  • 와일드 머쉬룸 리조또 15,000원
  • 클래식 라구 파스타 14,500원
  • 토마토 아라비아따 파스타 14,000원
  • 파르마지아노 크림 파스타 15,500원
  • S 서교 그릴드 스테이크 31,000원
  • S 서교 그릴드 칙스 27,000원

기본 중의 기본일 것 같은 클래식 라구 파스타와 M 쉬림프 등심 리조또를 함께 주문했다. 아무래도 파스타라 들고 돌아 오는 동안 불어 버릴 수 있겠다 생각하기는 했었는데 생면이라 조금 더 불어 버린 상태가 되어 버렸다. 유명 레스토랑 출신 셰프의 캐주얼 다이닝이라고 적혀 있으니, 테이크 아웃 메뉴일 경우에는 들고 가는 시간 생각해서 알덴테인지 알텐데인지는 조정해서 면을 어련히 알아서 잘 삶아 주겠지 내심 기대했었지만 패키지를 열었을 때 면은 불어서 서로 엉겨 붙어 있는 상태였다.  

그래도 전부 맛이 있었다. 약간 식었어도 맛이 좋았다. 면을 생각한다면 얼른 코로나가 꺼져 버리고 후련하게 매장에 앉아서 바로 받아서 먹는 것이 최선이다. 앱으로 주문하면서 메뉴 목록에서 볼 수 있는 음식 사진을 보면 프랜차이즈 햄버거 집, 아마도 웬디스 정도(?!)의 음식인 것 같이 보이는데 가격은 고급 메뉴 가격이라서 반신반의며 주문해야 했지만 맛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조명이 문제일까, 소품이 문제일까, 메뉴 사진이 문제다.  

 3. 새우 욕심은 과했새우, 마츠노하나 텐동 

익선동에서 유명하다고 하니 궁금하기는 했는데, 텐동도 대창도 반갑지 않은데다가 메뉴 이름 역시 너무나 일본식 표기인 '호르몬'을 사용하고 있어서 나중에 언젠가로 미루고만 있다가, 어느 날 메뉴를 다시 찬찬히 뜯어 보니 꼭 대창이 들어간 호르몬동이 아닌 메뉴도 있길래 주문해 보기로 했다. 동물의 장기에 왜 '호르몬'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모를 일이다. 

새우튀김이 메인인 에비텐동과 내용물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기본 메뉴일 것 같은 하나 텐동을 같이 주문했더니, 에비 텐동에는 토실토실한 새우 튀김이 네 마리, 하나 텐동은 두 마리가 들어 있다는 것 말고는 두 메뉴를 구성하는 나머지 튀김의 종류는 거의 같았다.  

새우 네 마리 에비텐동은 16,800원이니까 새우 튀김 두 마리 가격이 3,000원이라고 생각하면 저렴한 느낌(?!)인 에비텐동과 하나텐동

  • 호르몬에비텐동 18,800원
  • 스테이크동 17,800원
  • 아나고텐동 18,800원
  • 에비텐동 16,800원
  • 하나텐동 13,800원
  • 호르몬동 16,800원
  • 호르몬아나고텐동 19,800원

새우 튀김 두 마리가 더 들어 있고 덜 들어 있는 비슷한 메뉴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많이 먹지도 못하는 주제에 새우 네 마리가 들어 있는 에비텐동을 주문하는 과욕은 부리지 않았겠지만, 이미 주문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두 마리까지 배부르게 잘 먹고, 남은 새우 튀김 두 마리는 다시 곱게 포장해서 집에 가서 저녁에 먹었다. 

성의 있는 손글씨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써 붙여 주셔서 잊지 않고 밥에 파와 후리가케, 텐동 소스를 넣고 잘 비벼 먹었다. 튀김은 정말 바삭하고 고소했고, 무엇보다도 양이 푸짐해서 부족함이 없었다. 부족한 점이라면 기본적으로 텐동같은 밋밋한 일본 음식을 즐기지 않는 내 입맛이었지 않았을까, 고소하고 담백하지만 단조로운 맛의 음식은 먹는 도중에 지친다. 입이 짧아 그렇다. 중간 중간 자극이 없으면 파이팅하기 어렵다. 다 먹고 나서 라면 생각이 절실했다. 

4. 팀장님의 수고로 겨우 삼고초려해 먹을 수 있었던 탐광

앱으로 주문해서 세 번 째 취소를 당했을 때, 팀장님이 직접 가서 주문하시기로 했다. 걱정했던 것 보다는 메뉴를 빨리 받아 올 수는 있었다.

테이크아웃 주문을 할 수 있는 식품관 앱에 있는 메뉴들은 대체로 설명이 부족하다. 이미 본점의 메뉴를 가 본 적이 있고, 메뉴를 알고 있다면 주문하는데 어려움이 없겠지만 앱에서 처음 보는 메뉴들을 보고 있으면 참 답답하다.

  • 뉴에비카츠동 13,000원 
  • 에비에비카츠동 17,000원
  • 모듬돈카츠정식(등심/안심) 13,000원
  • 에비카츠정식(새우안심) 14,000원
  • 에비에비카츠정식 18,000원

탐광은 간단하게 메뉴명과 가격, 사진이 작게 나와 있는데 에비에비카츠정식과 에비카츠정식에서 그 에비와 카츠의 비율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확인하려면 메뉴를 하나씩 다 눌러서 큰 사진으로 확인해야 한다. 대충 가격으로 에비에비카츠는 에비카츠보다 에비가 두 배겠거니 어림짐작할 수는 있지만, 에비카츠동에 왜 '뉴'가 붙어 있는지 모를 일이고, 그냥 에비카츠동은 메뉴에 없고 에비에비카츠동은 메뉴에 있는데 사진은 또 없다. 주문 세 번 취소 당해서 그냥 심기가 불편해서 그런지 더 불편한 느낌인가 보다. 마츠노하나도 목록에 설명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고, 심지어 메뉴 별 사진도 없어 불편하다. 

'에비'와 '카츠'라는 단어가 복닥복닥 섞여 있는 메뉴 속에서 돈가스보다 새우 튀김을 더 먹고 싶다는 의지로 메뉴를 탐독했는데 주문에 실패했다는 것을 포장을 열어보고 나서야 알았다. 돈가스만 있는 메뉴와 돈가스와 새우튀김이 함께 있는 메뉴 두 종류가 기본이고 새우튀김과 돈가스가 함꼐 구성된 메뉴에 4,000원을 추가하면 새우 튀김 양이 두 배가 되는 메뉴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을 전체 메뉴를 한참 들여다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4,000원을 더 내고 돈가스에 새우 튀김을 더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돈가스를 덜 먹고 대신 새우 튀김을 먹고 싶은 것이었는데 그런 구성은 없다. 그나마 먹고 싶은 새우 튀김을 더 먹고 싶었으면 '에비에비'를 선택했어야 하는데 '에비'라는 단어에만 꽂혀서 기본 에비카츠 정식을 주문했고, 매장에서 직접 메뉴를 선택하신 팀장님은 포장 추천 메뉴로 안내되어 있던 뉴에비카츠동을 가져 오셨다. 새우 안심은 씹는 맛도 좋고 달콤한 맛도 좋았다. 간장 양념에 회오리 달걀을 덮은 밥도 역시 타인의 취향이라 맨 밥으로도 괜찮았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맛집이라길래 궁금하기는 했는데, 통통한 새우 안심 부위만 잘라 만든 새우 튀김 말고는 시큰둥한 느낌마저 들었다. 내 입에 돈가스는 카레 소스 듬뿍 함께 먹을 수 있는 카레오나 모모가스가 조금 더 즐겁다.  

2020.10.30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카레 돈가스가 필요할 때에는 셋 중 하나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카레 돈가스가 필요할 때에는 셋 중 하나

1. 모모가스 카레돈가스 9,500원 코로나 때문에 배달을 시작하셨는지 직접 포장하러 들렀을 때 매우 분주한 상태였고 주문한 메뉴가 뒤바뀌어서 다시 바꿔 주신다고 뛰어 나오셨던 것이 매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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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가볍게 카레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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