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오락가락하는 금요일 저녁에 광화문과 을지로를 헤집고 다니게 한 원흉이 이 책이었다. 가까운 매장에 재고가 없고 추석 바로 전이라 배송도 어렵고, 바로 드림 역시 가까운 매장에서는 열흘 지나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바로 그 날 받을 수 있는 광화문으로 부랴부랴 책을 찾아 갔던 것이다. 추석 때 조카들에게 보여 주니 한동안 그림자 놀이를 하느라 바빴다. 몇 시간 만이라도 코딱지만한 화면에서 뿜어내는 불빛 앞에서 손가락 하나 콕콕대며 스몸비 상태로 게임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손가락도 꼬아 보고 상상해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직접 몸으로 놀이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나마도 무리한 손동작을 거침없이 시도하는 바람에 또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책은 두고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