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 5

목련 w/Takumar 1.4 200mm

쌩 눈에 쌩 손으로 핀 맞추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 몇 십 년 만에 매뉴얼 포커스로 찍으려니 정신이 혼미했다. 날씨도 더운데 털 달린 후드를 쓰고 마스크까지 쓴 탓에 진짜 아찔해지기까지 했다. 수동카메라에 쓰던 반자동 렌즈를 디지털SLR이 어디까지 받춰주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스크류마운트 하나만 있으면 다 해결되는 줄 알고 마운트만 덥썩 사 놓고는 거의 방치해 뒀더니 이게 렌즈 상태 탓인지 내 손 발 눈이 부족한 탓인지 모르겠다. 조리개나 제대로 설정한 건가, 카메라에 붙이면 초점거리는 선택하라고 나오고 200mm렌즈를 선택하고 나면 조리개값은 렌즈에 붙어 있는 조리개링을 돌리면 Av, 조리개 우선 모드에 적정한 노출로 바디에서 알아서 촬영해 주는 것 같기는 한데, 셔터 우선 모드나 프로그램..

SHOOTING/FLOWER 2020.03.27

봄 꽃 : 나리 나리 개나리

개나리가 대표적인 봄 꽃이니까 빼 놓을 수 없었다. 바람이 휘몰아치던 날, 맑고 밝은 햇살이 내리 쬐던 날, 선선한 바람이 부는 퇴근길에 만난 개나리 모두 반가웠다. 개나리를 꼭 사진으로 남겨 두고 스케치로 옮기고 싶어서 처음 개나리를 만난 날, 정말 세차게 바람이 불었는데 바람이 쉬는 틈을 타 사진을 찍느라 손이 곱았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이틀 뒤에는 맑은 날이었고 해가 떠서 더 예쁜 개나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방송국 담장 밑, 진달래가 심어진 화단 건너편의 개나리들이 빛나고 있었다. 퇴근길에 다시 개나리를 눈 여겨 보던 때에는 벚꽃도 이미 지고, 개나리도 마지막 인사를 할 때 쯤이라 클로즈업샷으로는 좋은 이미지를 찾지 못했는데, 그래도 줄줄이 옹기종이 떼지어 피어 있는 아이들이 예뻤다. 초록 잎이..

SHOOTING/FLOWER 2019.05.01

봄 꽃 : 복사꽃

솜사탕같은 분홍색 꽃잎을 가진 복사꽃을 처음 보던 날이었다. 바로 옆에 곱게 피어 있던 겹매화도 아름다웠지만 매화는 마음 먹으면 자주 볼 수 있는 꽃인 느낌인 반며에 복사꽃이라는 꽃은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꽃이라고 유목화되어 있지 않은 꽃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쉽게 만나게 되어 신기했다. 동요인지 동화책인지 소설에서 단어로만 본 것 같은 그 꽃의 실제 형상을 눈으로 보니 기분이 좋았다. 더불어 오며 가며 늘 칙칙해 보이기만 했던 방송국 담벼락이 백 배는 환해 보였고, 눈도 마음도 덩달아 환하게 밝아지는 기분이었다. 방송국, 좋은 곳이었다. 처음 한 번이 어려웠지 처음 복사꽃을 본 이후로 공원과 벚꽃길 여러 곳에서 복사꽃을 또 볼 수 있었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 뿐일까, 그동안 못 보고 지..

SHOOTING/FLOWER 2019.04.28

봄 꽃 : 겨울부터 기다렸지만 벌써 가버린 목련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데 원하는 만큼 실컷 오래 볼 수 없는 꽃이 목련인것 같다. 작은 풀꽃이 아니니 피어나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그 목련이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는 그런 꽃이지만 맑고 푸른 하늘 아래에서 따뜻하고 하얀 빛을 뿜어내는 목련을 마음껏 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루도 더 기다려 주는 법이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올 해는 꽃잎이 떨어지고 난 목련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푸르게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지금도 초록 나름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 있는데 그걸 모르고 꽃이 필 때만 잠깐 보고 말았다. 가을에 열매 맺고 씨도 만든다는데 가을까지 꼭 지켜 봐야겠다.

SHOOTING/FLOWER 20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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