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꽃 7

냉이가 꽃이 핀다는 것도 작년에 처음 알았다.

마음으로 늘 응원을 전하고 싶은 나나의 냉이꽃 그림을 보고, 엄마마마님께서 냉이를 캐시면서 냉이가 피어 버리면 먹을 수 없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서 그제야 냉이도 꽃을 피우는 식물임을 깨달았다. 된장국이나 끓여 먹었지 꽃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국으로 먹는 냉이와 도시에서 만난 꽃 피어 버린 냉이가 같은 냉이인지는 또 잘 모르겠다. 농장에 지금 한참 피어있는 냉이들의 꽃도 서울 아파트 단지에 핀 냉이 꽃과 별반 차이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고, 설에 농장에 들르면 어김없이 엄마마마님께서 그 냉이를 캐서 국을 끓여 주셨으니 어차피 다 같은 냉이이지 않을까? 말냉이와 그냥 냉이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일까? 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 보니 열매의 모양새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꽃받침 4장, 꽃잎 ..

SHOOTING/FLOWER 2020.05.03

큰 사이즈로 보면 숨멎하기 쉬운 꽃마리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은 잎과 꽃이 함께 적당한 비율로 아름답게 자리잡은 꽃마리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꽃이 차례대로 피어 나고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들은 또르르 말려 있어서 꽃마리라고 한대서 또르르 말려 있는 모습을 더 자세히 보려고도 애를 썼다. 사무실 근처 말고 집 근처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보았던 아담하고 적당한 비례의 꽃마리들은 또 볼 수 없었다. 해를 너무 받아서 그런 것인지 키가 훌쩍 커버린 채 꽃과 꽃 사이 간격이 말려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넓어진 아이들만 보여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처음 만난 오종종한 아이들이 꽃을 조금 더 틔운 모습을 보려고 다시 갔을 때에는 날이 그 사이 추워져서 그랬는지 꽃도 잎도 많이 상한 상태라서 같은 아이가 잘 자란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SHOOTING/FLOWER 2020.05.01

꽃다지

내가 아는 꽃다지는 노래였다. 더보기 출근부의 너의 이름 쉽게 지워 지지만, 내 마음 속 그 이름 지울 수가 없고, 텅 빈 너의 작업대, 쉽게 채워 지지만, 내 마음 속 빈 자리 채울 수 없네, 우리 함께 지내 온 수 많은 날, 그리움이 쌓여 있는 작업장, 흐려진 두 눈에 어린 너의 얼굴, 굵은 눈물로 지워 보지만, 동지여, 그리움으로 끝낼 수 없다, 기필코 정든 일터에 함께 서리라, 마침내 돌아올 그 날, 우리 사랑도, 흔들려 다시 피리라, 동지여 애처로운 선율이 좋아서 가끔 부르는데, 가사를 곱씹어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 흔하고 약하고 작아서 눈에 잘 안 보이는 꽃이라는 게 확 와닿는다. 작년에 꽃다지를 처음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지고 있을 때였는지 위치도 좋지 않았고 시들시들해서 사진을 많이 못찍..

SHOOTING/FLOWER 2020.04.30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우리 동네 아니고, 사무실이 소재한 동네지만 가끔 산책삼아 길을 걷다 보면 전에 없던 꽃들이 눈길을 사로 잡아 산책길이 재미있어진다. ​우리집 앞 내가 만든 화단인 셈 치고 하루가 멀다 하고 꽃들을 살피러 다니고 있다. ​채송화 화분에는 어느 머저리같은 무매너놈이 담배 꽁초를 골인시켜 놓아서 화가 났다. 주인 어르신이 아끼는 화분인 것 같은데 언놈인지 버릴 데 없으면 그렇게 좋아하는 담배 지 입 속에 집어 넣을 것이지 어디 넘의 고운 화분에다가 버릴 일인가, 생각 좀 하고 살자. 콩꽃은 강남콩꽃을 본 적이 있으니까 왠지 콩같은 분위기가 느껴져서 찾아 보니 돌콩이었고, 박주가리는 호박꽃과 비슷하게 생겼다. 어리연같은 느낌도 있고, 사진에는 장미 잎과 섞여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어울렁 더울렁 덩굴로 자라..

SHOOTING/FLOWER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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