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FLOWER 83

냉이가 꽃이 핀다는 것도 작년에 처음 알았다.

마음으로 늘 응원을 전하고 싶은 나나의 냉이꽃 그림을 보고, 엄마마마님께서 냉이를 캐시면서 냉이가 피어 버리면 먹을 수 없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서 그제야 냉이도 꽃을 피우는 식물임을 깨달았다. 된장국이나 끓여 먹었지 꽃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국으로 먹는 냉이와 도시에서 만난 꽃 피어 버린 냉이가 같은 냉이인지는 또 잘 모르겠다. 농장에 지금 한참 피어있는 냉이들의 꽃도 서울 아파트 단지에 핀 냉이 꽃과 별반 차이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고, 설에 농장에 들르면 어김없이 엄마마마님께서 그 냉이를 캐서 국을 끓여 주셨으니 어차피 다 같은 냉이이지 않을까? 말냉이와 그냥 냉이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일까? 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 보니 열매의 모양새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꽃받침 4장, 꽃잎 ..

SHOOTING/FLOWER 2020.05.03

게을러서 못 볼 줄 알았던 제비꽃

공원에서 두어 송이를 만났을 때가 3월 말이었고, 눈에 많이 안 띄어서 때를 놓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무식했었던 것이었다.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니라 다행이다. 3월 말이 시작이었고, 몇 주 지나니 사무실 근처 아파트 화단에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아서 정확한 이름을 잘 모르겠다. 서울 제비꽃이 있는가 하면 남산 제비꽃도 있고, 별별 제비꽃이 많다. 너무 과하게 많으니까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꺾인다. 일단 영명으로 제비꽃이라고 하고 말자. 대체로 보라색 꽃은 서울 제비꽃이고, 가끔 미국제비꽃, 또는 서양제비꽃, 또는 종지나물이기도 한 제비꽃이 보인다. 집 근처 공원에도 있고 사무실 근처에도 있다. 사무실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공식적으로 가꾸시는 화단이 아닌 빈 자투리 공간에 제비..

SHOOTING/FLOWER 2020.05.02

큰 사이즈로 보면 숨멎하기 쉬운 꽃마리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은 잎과 꽃이 함께 적당한 비율로 아름답게 자리잡은 꽃마리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꽃이 차례대로 피어 나고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들은 또르르 말려 있어서 꽃마리라고 한대서 또르르 말려 있는 모습을 더 자세히 보려고도 애를 썼다. 사무실 근처 말고 집 근처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보았던 아담하고 적당한 비례의 꽃마리들은 또 볼 수 없었다. 해를 너무 받아서 그런 것인지 키가 훌쩍 커버린 채 꽃과 꽃 사이 간격이 말려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넓어진 아이들만 보여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처음 만난 오종종한 아이들이 꽃을 조금 더 틔운 모습을 보려고 다시 갔을 때에는 날이 그 사이 추워져서 그랬는지 꽃도 잎도 많이 상한 상태라서 같은 아이가 잘 자란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SHOOTING/FLOWER 2020.05.01

꽃다지

내가 아는 꽃다지는 노래였다. 더보기 출근부의 너의 이름 쉽게 지워 지지만, 내 마음 속 그 이름 지울 수가 없고, 텅 빈 너의 작업대, 쉽게 채워 지지만, 내 마음 속 빈 자리 채울 수 없네, 우리 함께 지내 온 수 많은 날, 그리움이 쌓여 있는 작업장, 흐려진 두 눈에 어린 너의 얼굴, 굵은 눈물로 지워 보지만, 동지여, 그리움으로 끝낼 수 없다, 기필코 정든 일터에 함께 서리라, 마침내 돌아올 그 날, 우리 사랑도, 흔들려 다시 피리라, 동지여 애처로운 선율이 좋아서 가끔 부르는데, 가사를 곱씹어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 흔하고 약하고 작아서 눈에 잘 안 보이는 꽃이라는 게 확 와닿는다. 작년에 꽃다지를 처음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지고 있을 때였는지 위치도 좋지 않았고 시들시들해서 사진을 많이 못찍..

SHOOTING/FLOWER 2020.04.30

꽃사과나무에는 사과가 열리지 않는다.

2019/05/21 - [SHOOTING/FLOWER] - 여의도 공원 사과나무꽃 여의도 공원 사과나무꽃 벚꽃이 지고 없는 공원에 벚꽃이라고 하기엔 큰 꽃이 예쁘게 피어 있길래 잠깐 한 눈을 팔았었다. 설마 사이즈가 크니까 왕벚꽃이라도 되려나 싶어서 일단 사진을 몇 컷 찍어 돌아 와서 검색해 보는데 사과꽃이었.. d0u0p.tistory.com 여의도 공원에서 보았던 사과나무꽃에 사과가 열렸을까봐 가을에 찾아가서 기웃거리다가 내가 위치를 헛갈렸다 보다 자책하며 되돌아 왔었는데, 이제 보니 사과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사과나무는 집 앞 공원에 있는 꽃사과나무와 같은 사과나무였던 것이다. 자주색 꽃이 너무 예쁘다며 엄마마마님께서 홀딱 반하신 꽃사과나무가 공원 여러 군데에 있었고 자세한 설명도 붙어 있어..

SHOOTING/FLOWER 2020.04.29

모란이 뚝뚝 떨어지기 직전이다.

오묘한 나이트샷 모드 @ 우리집 실내등 때문에 노란 불빛 간섭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실내등은 LED라서 오히려 희게 보이고, 집 밖 전봇대 불빛 때문에 노랗게 보이는 것 같다. 엄마마마님께서 오밤중에 굳이 왜 창을 열어 보냐고 궁금해 하셔서, 스마트폰에 야경 찍는 기능이 있어서 테스트해 보느라 말씀드리다가 최근에 스마트폰을 바꾼 것이 들통났다. 모란은 정말 활짝 피어서 뚝 뚝 떨어지게 생겼다. 봄이 벌써 가다니 아쉽다.

SHOOTING/FLOWER 2020.04.28

마스크 사러 가던 길, 조팝나무 꽃

아니 그냥 마스크 사러 바쁘게 가던 길이었는데 맥주 집 앞 작은 화단에 있는 조팝나무가 이렇게 예쁠 일인가 싶어서 한참 넋을 놓고 사진을 찍어 놓았다가 하드디스크 터질 것 같아서 포스팅하는 중인데 정말 조팝나무인가 의심스러워서 자꾸 검색을 해봐도 99퍼센트 조팝나무라고 한다. 다막 피기 시작할 때라서였을까, 비가 개일 때라서였을까, 너무 예뻐서 홀렸다. 스케치 해야겠다 싶어서 담았는데 스케치는 또 아직 요원할 뿐이다.

SHOOTING/FLOWER 2020.04.22

올 해는 유난히 모과꽃이 아름답다.

작년이었는지 그보다 더 전이었는지 출근 길 은행나무에 새 순이 돋아날 무렵 은행나무와 전혀 다른 수피를 가진 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 키 큰 나무는 아랫쪽은 모두 가지치기가 되어 있어서 내 머리보다 한참 높은 곳에 꽃이 피어 있어서 꽃의 모양을 제대로 볼수가 없어서 이름을 찾기도 어려웠다. 꽃도 금방 시들어 버리고 나서는 그 나무의 정체는 더 이상 알 길이 없어 마음 속 궁금 서랍 한 칸에 넣어 두었었는데 올 해 드디어 그 서랍을 열 수 있게 되었다. 동네 공원에서 앵두 나무 사진을 열심히 찍던 날, 나에게만 무명이었던 출근길의 그 나무와 수피가 비슷한 나무를 발견하고는 신기해서 일단 이름표를 찾아 보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름표가 없었다. 여기서부터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수피만으로는 검색해서 이..

SHOOTING/FLOWER 2020.04.21

봄까치꽃 찾아 식목일 기념 나들이

국가 표준 식물 목록의 이름은 아직 일본 학자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대체 어딜 봐서 이렇게 작고 예쁜 꽃이 큰개불알풀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카이였나, 일제 강점기 시대에 우리나라 식물을 연구하며 제멋대로 붙인 이름이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모조리 찾아 예쁜 이름 붙여주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농장에 꽃이 가득 피었다는 소식과 함께 큰 집 식구들이 벌인 큰 일도 구경할겸 게다가 한식이니 산소도 살필 겸 온 가족이 나들이를 다녀 왔고 꽃 사진 몇 장 찍어 오는 것이 목적던 나는 제대로 된 사진은 몇 장 찍지도 못하고 엄마마마님의 부르심에 이쪽 저쪽으로 바밨다. 다시 가면 이제 꽃이 지고 없겠지? 신기한 것은 수 십 년을 다녔던 농장인데 이런 꽃이 피어 있다는 것은 처..

SHOOTING/FLOWER 2020.04.14

산딸기말고 집딸기

엄마마마님께서 초록색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뉴스를 보시자마자 우리도 화분 하나 놓을까 하시길래 주저없이 딸기 화분을 요청해 드렸다. 몇 십 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는 문방구에서 몇 년 전부터 화분을 팔기 시작했는데 봄 되면 다양한 꽃 화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올 해는 특히 꽃이 핀 딸기 화분을 들여다 놓으셨길래 언제 사들고 들어갈까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엄마마마님께서 뉴스에 솔깃해서 화분 이야기를 하시니 문방구에 딸기 화분이 있더라 넌지시 말씀 드렸고, 다음 날 바로 집에 딸기 화분이 들어와 있었다. 일단 여기까지는 사무실에 들고 갔다가 뜻대로 작동하지 않아 시무룩해졌던 라이카와 접사 필터의 조합으로 찍었던 사진들인데, 엄마마님께서 들고 오신 화분은 꽃보다 딸기가 많은 화분이라서 더..

SHOOTING/FLOWER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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