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FLOWER 83

산모기에게 헌혈하고 찍은 꽃들

양귀비가 자꾸 아침에 잠깐 피었다가 진다더니, 도라지도 갑자기 꽃이 피었다길래 부랴부랴 카메라를 싸들고 농장에 다녀왔다. 해가 질 때 쯤이면 선선하겠거니 생각하고 늦게 출발했는데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아 선선하던 날씨가 농장에 도착하자 마자 격변하여 화창하고 뜨거운 날씨로 변해 버렸다. 농장 시그니처 모히또를 한 잔 얻어 마시고 더위가 가시기를 기다리다가 꽃을 찾아 나섰는데, 의외로 남아 있는 양귀비 꽃이 겨우 한 송이 있어서 집중하다보니 그 사이에 모기가 달겨들었고 모기를 쫓다 보니 급하게 챙겨간 카메라 배터리가 똑 떨어지는 순간에 양귀비의 꽃잎도 똑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수북한 잡초 사이로 숨어 피어 있는 도라지 사진을 찍겠다고 낫을 든 언니를 졸라 풀을 베어 겨우 사진을 찍고, 길가에 핀 코스모..

SHOOTING/FLOWER 2020.07.24

기억 속의 코스모스는 그 자리 그대로

아스파라거스 뿌리가 섞인 흙을 퍼담아 양귀비 씨를 뿌린 텃밭에 드디어 양귀비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달려갔다. 로즈마리 차를 즐기겠다며 지난 번에 구석에서 꺼내둔 피크닉 바구니를 챙겨 갔다. 손잡이에 찌든 때 좀 지워야겠다. 2020/05/15 - [SHOWPPING] - 갑자기 갬성 플렉스갑자기 갬성 플렉스자세히 들여다 보면 큰일난다. 십 수 년 전에 사서 고이 모셔 두었던 피크닉 바구니 세트를 갑자기 열어 보았다. 손잡이는 먼지가 더께 더께 앉았지만 내부에 있는 구성품들은 나름 멀쩡하다. 마d0u0p.tistory.com 더웠지만 쑥갓 꽃과 강아지풀 코스모스를 마음껏 꺾어다 넌출넌출하게 병에 꽂아 보기도 하고 신이 났다. 어릴때에는 매 해 추석마다 보고 지내던 그 코스모스를 정말 오랜만에 여유..

SHOOTING/FLOWER 2020.07.16

아파트 단지 화단 마실, 달맞이꽃

작년에 놓쳤던 달맞이꽃을 올 해 드디어 제대로 만났다. 작년에도 이렇게 많이 피어 있었는데 너무 늦어서 못 보았을까, 작년보다 올 해 많이 자라난 것일까, 원래 잘 가꾸시는 화단이라 새로 부지런히 심으셨을까, 오종종한 노란 달맞이꽃들이 한가득 피어 있었다. 주변에 풀이 많아서 좋은 그림을 찾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건강한 꽃들을 만나게 되서 반가웠다. 이제 더워져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올 해까지는 더위에 몸 사리고 얌전히 지내자. 여름에는 가만히 실내에 앉아서 그림을 그려 보자.

SHOOTING/FLOWER 2020.06.21

백화점 화단 뱀딸기

서울에서 뱀딸기를 만났다. 그것도 백화점 뒷뜰에 뱀딸기가 자라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열심히 사진을 찍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열려 있었다. 한 주 지나 다시 가면 더 많이 열려 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 날은 더워졌고, 공사다망했고, 코로나 확진자가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 하니 다시 가 볼 수는 없었다. 사무실 옆 아파트 단지에서도 뱀딸기가 피어 있는 모습을 지나가면서 보았다.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길래 이렇게 눈에 많이 띄나 궁금하다. 아파트 단지 화단을 지날 때에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더 자세히 보기 어려워서 스쳐 지나왔다. 여전히 부지런하지 못해서 뱀딸기는 이제 또 볼 수 없다. 농장에도 산딸기가 한창이라는데 눈으로 보기가 어렵다. 더워서 진짜 꼼짝하기가 싫다. 올 해에는 더 이상 꽃을 못 ..

SHOOTING/FLOWER 2020.06.21

셔터스톡에서 안 받아 준 농장 식물들

사랑스러운 구상이들과 너맞어 브로콜리들과 저녁 노을 배경의 청보리들 사진이 모두 까였다. 거절 이유를 보니 Noise / Film Grain : Content contains chrominance noise, luminance noise, sharpening noise, or film grain that detracts from the main subject. 들고 간 라이카 X-1은 여전히 초점이 맞다가 안맞다가를 반복해서 분통이 터지는 바람에 편리한 손전화로 찍어댔더니 저녁 무렵이라 그런지 대체로 어두워서 ISO가 높게 설정되었나보다. 초점도 어렵고, 어차피 조리개 조절도 안되는 핸드폰으로 촬영을 해 보겠다고 용을 쓰는 것도 그렇고 힘이 든다. 겨우 백 컷은 넘겼는데, 이천 컷 넘게 올린다고 해도 필..

SHOOTING/FLOWER 2020.06.19

선주름잎

농장 흙에서 딸려온 광대나물 정도라고 생각하고 지나쳐 버렸다가 혹시나 해서 찾아 보니 선주름잎이다. 어디서 날아 왔을까, 한해살이라고 하니 열매가 생기고 씨앗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 이제 다시 볼 수 없다. 30cm까지 큰다는데 10cm가 조금 넘는 작은 키에 오가는 길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어서 까딱하면 모르고 밟아 버릴 것 같다. 그 새 꽃은 다 떨어지고 말앗는데 열매를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척박한 마당에서 사느라 수고가 많다.

SHOOTING/FLOWER 20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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