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3월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삼일절 다음 날이었는데 급만남이 결정되었고, 그날 정말 심하게 굽이 높은 부츠를 신고 출근했는데 사무실에서 보니스까지 가는 경로를 검색하니 버스로 세 정거장, 그리고 내려서 걸어가면 되는 길이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남산을 구비 돌며 신나게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앱이 지금 내리는 것이라고 해서 급하게 내렸다. 급하게 내렸는데, 왜 난 아직도 산 꼭대기에 있는가?일단 경치가 좋으니 즐겁게 사진을 찍고, 맵을 켜고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야할 방향을 잘 못 판단했다. 그래도 이 때까지는 공기도 상쾌한 느낌이었고 저녁 노을도 아름다운 느낌이어서 중간 중간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여기가 어딘가 궁금해 하며 일단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