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133

2002년 거제도

DSLR이 미처 보급되기 전이었을까, 첫 DSLR은 애매한 올림푸스 E-20N이었는데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기 이전에 SLR을 가지고 있었고 애매한 그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던 때가 있었다. 사족을 달자면 SLR은 싱글 렌즈 리플렉스 즉, 일안 반사식 카메라의 총칭이고 그것이 전자기계화된 것이 D-SLR이니까, 그 이전에 쓰던 필름을 사용하던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는 그냥 SLR에 속한다. 상대적으로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도 있다. 쉽게 구분해 보면 일안 리플렉스는 렌즈가 하나, 이안 리플렉스는 렌즈가 둘인 구조인데, 이안일 경우 촬영렌즈와 뷰파인더용 렌즈가 별도인 탓에 보는 것과 촬영되는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촬영렌즈 하나만 사용하고 거울을 사용해서 촬영렌즈로 나타..

SHOOTING 2019.01.09

퐁퐁퐁 나무수국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동네를 배회하다 만난 나무수국 덕에 즐거운 시간이 되었었다. ​전에 다른 꽃을 보면서 그동안의 수국에 대한 궁금증을 풀게 된 그 꽃이 바로 이 꽃이다. ​위에서 보이는 것처럼 꽃의 중심에 알맹이가 하나씩 있는데, 단순화된 그림에는 대부분 원형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세네쪽으로 갈라져 있다. 저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수국은 암술과 수술이 없는 것인가 궁금했었는데 바로 저 안에 암술과 수술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한 쪽에 이렇게 톡하고 속을 내보이는 꽃들이 있었다. 모먼트렌즈 만세! 그리고 이제서야 꽃에 대해 찾아 보았는데, 양성화와 중성화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생뚱맞게 만난 개념이라 이해하는데 한참 걸렸다. 양성화는 자웅동체 동물과 마찬가지로..

SHOOTING/FLOWER 2019.01.01

해국과 구절초

​여기까지는 2012년 제주에서 만났던 구절초로 짐작되는 꽃들이다. 지난 가을 해국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명칭을 발견했을 때 예전에 바닷가에서 찍었던 국화라고 생각했던 그 꽃들이 해국이었을까 궁금해서 꺼내 보았는데, 해국과는 잎의 생김새가 다르다. 해국과 구절초 모두 국화과라서 그게 그거다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나 보다. 잎 말고는 뭘로 구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구절초 외에도 국화과의 비슷한 꽃들이 굉장히 많을텐데 당연히 문외한인 나는 잘 모른다. ​​해국을 만났을 때는 다행히도 모먼트 렌즈가 있어서 열심히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해 떨어지기 직전 서늘한 공기도 함께 담긴 이미지 같아서 마음에 든다. 푯말을 보고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이름의 꽃일 수 있구나 싶어서 자세히 보니 잎이 핀 ..

SHOOTING/FLOWER 2018.12.23

여의도 한강 둔치

​​​​​​​ 한강 공원이 가까워서 참 다행이다. 계절 별로 날씨 좋을 때 산책하기도 좋고 올해는 우연히 찾아갔던 모든 날이 맑고 화사해서 기분전환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곳이었다. 조카들은 배드민턴이 안되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지만, 그래도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었다. 사진은 날짜와는 상관없이 시간대 별로 순차 배열해 보았다. 유람선 승강장쪽에 가면 꽤 화려한 야경도 있었지만, 아이폰이 아무리 훌륭해도 날씨에는 장사가 없다. 칼바람에 지쳐 힘든데다가 이쪽은 무슨 데이트하는 사람들 아니면 접근을 불허한다는 느낌으로 사랑이 넘치는 곳이어서 오히려 거북했다. 내년에는 불꽃놀이 보고 싶다.

SHOOTING 2018.12.10

올 해 수집한 가을

​가을이면 잠깐 공개한다는 홍천 은행나무 숲에 나도 가 보고 싶지만, 은행나무 숲도 단풍놀이도 올 해는 다 마음을 접고 하루 하루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만으로도 벅찬 가을이었다. 어쩌다 보니 출근 길이 가을빛이었다.​​​모자란 부분은 아주 가끔 휴가를 쓰고 모자란 부분을 채우느라 마음이 무겁고 바쁘기도 했지만, 이왕이면 기분 전환도 될 만한 곳에서 하느라고 이 곳 저곳 기웃거렸었는데, 가까운 곳에 공원이 있고, 공원 가까운 곳에 마음에 드는 소파와 테이블이 있는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들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여의도 공원에게 감사장이라도 주고 싶다. 팍팍하고 괴로운 일상이라고 인상만 쓰고 살 수 있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잠시라도 즐길 수 있는 장면이 있어서 즐거울 ..

SHOOTING 2018.12.02

초가을 야경

​​​​ 묵은 사진 정리 차 초단문으로 포스팅하기로 한다. 올해 초에 의외의 길로 의외의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꼭 한 번 들러서 해지는 모습을 즐겨보겠다 했던 그곳, 지난 달에야 겨우 들렀는데 해지는 시간이 꽤 좋았지만 집에 오는 길이 너무나 가파른 산비탈 내리막이어서 힘들었다. 올라갈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버스가 일방으로 남산 주변을 돌고 있었던 것이었는지 대중교통 검색을 하니 다른 정류장에서 버스 타기를 추천해서 의아해하며 그리고 무서워하며 내려왔다. 골목길이 상당히 외져서 늦은 밤까지 있는 건 어려워 보였다. 낡았지만 오래된 데에서 느껴지는 푸근함같은 것도 있긴 했지만 야경을 볼 수 있는 옥상에서 버스를 내렸고 그 곳이 건물의 5층이었고 열람실은 1층이라 오르락내리락을 하루에 서너번하고 마무리..

SHOOTING 2018.11.09

그동안 모아둔 백일홍

사진 카테고리로 분류하기에는 그림자료인 것 같고, 아무래도 카테고리 개편해야 할 것 같다. 꽃사진 많이 찍어 모아두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별도로 관리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주변에서 자주 꽃을 볼 수 있고, 사진도 찍게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사무실 근처 꽃집 앞 보도에 작은 화단이 만들어져 있는데, 아마도 꽃집에서 관리할 것 같지만 가끔 물 주러 나오시는 분이 건물 관리하시는 분들인 것을 보면 주체가 어디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오며 가며 꽃구경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작은 장미는 봄, 여름, 가을 계속 볼 수 있고, 때로는 양귀비, 때로는 바늘꽃 또 나팔꽃 등 여러 꽃이 피는데 그 중 제일 신기하고 좋았던 꽃이 백일홍이었다. 기억 저편에 백일홍이 있긴 한데, 어릴 적에 백일홍에 관련..

SHOOTING/FLOWER 2018.10.30

15년이 지난 꿩의 비름

가을이 완전히 다 가기 전에 공원에서 가을 꽃들을 많이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마음가는 대로 모든 일이 되지 않는 탓에 겨우 겨우 만난 꽃들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정리해 본다. 정리랄 것도 없지만, 그러고 보니 아주 먼 옛날 올림푸스 E-20N이라는 오묘하고 애매한 카메라를 사용하던 그 때에 도자기 축제에서 꿩의 비름과 벌을 함께 만난 적이 있다. 아마도 15년은 지났을 것 같은데 좋아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과 먹고 사는 일은 모두 다르고 15년이 훌쩍 지난 지금 아직도 제자리에 서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손에 쥔 기계만 바뀌었다. 그래도 지금은 뭔가 하나라도 더 하겠다고 노력에 노오력을 더 하고 있는 중이니 곧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SHOOTING/FLOWER 2018.10.24

너무 예뻐서 숨이 멎을 뻔한 그 날의 채송화

휴가내고 열심히 도서관에 찾아간 날, 남산 밑자락에서 만난 채송화 덕에 기분이 좋아졌다. 자세히 보면 암술들이 꽃잎의 색상과 같다. 처음엔 몰랐는데 몇 컷 찍다 보니, 노란 꽃은 노란 암술, 빨간 꽃, 분홍 꽃 저마다 암술의 색이 달라서 신기했다.​이렇게 자세히 개미를 찍을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마냥 즐거워서 움직이는 이미지도 만들어 두었다. 볼 수록 신기하다.​피기 시작한 때는 조금 지났는지, 열매가 보였다. 우리집 앞마당에도 채송화 밭 만들고 싶어서 씨앗을 살살 털어 들고 왔는데 내년 봄에 심어야 하는데 그 때 잊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고, 많이 못 들고 와서 발아가 얼마나 될지도 모르겠다. 성공하고 싶다.​​처음에 만났을 때는 너무 환한 대낮이었고, 모먼트렌즈없이 마실 나왔던 터라 오후에 다시..

SHOOTING/FLOWER 2018.10.19

모먼트렌즈 : 까마중

실제로는 정말 코딱지만하게 작은 꽃, 잔디밭이며 돌길 틈에 자라난 쪼매니 까마중을 만나면 너무 즐겁다. 씨가 가득 들어 있다면 털어볼까 했으나, 까마중은 저 동그란 열매가 까맣게 익고 나면 먹을 수 있는 것이고, 심지어 약용으로도 쓰이고, 열매 안에 가득한 씨를 말려서 파종한다는데, 아직 열매가 영그는 중이니까 쪼그리고 앉아 구경만 실컷하고 왔다.

SHOOTING/FLOWER 201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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