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FLOWER 83

안타깝기 그지없는 아파트 단지 화단 딸기 꽃

내가 심은 건 아니지만, 사무실 근처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딸기꽃을 발견했을 때 너무 기뻐서, 내가 심어 놓은 것 마냥 잘 자라고 있는지 나름 꾸준히 확인하러 다녔다. 처음에 꽤 여러 송이 꽃을 발견하고 같은 잎이 그 자리에 무성하니 곧 더 많은 꽃이 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며칠 뒤에 가 보니 남아 있는 꽃도 피어 있는 꽃도 몇 송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다른 풀들이 무성히 자라면서 속으로 숨어버린 딸기꽃을 찾아 사진을 찍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꽃은 그래도 형상을 알아 볼 수 있을 법 한 사진을 얻긴 했으나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매크로를 넣어 찍을 공간이 허락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또 마지막 남은 꽃의 위치를 마음에 새겨 두고 이제는 딸기가 익었을 법한 때에 가서 보니 딸..

SHOOTING/FLOWER 2019.05.28

봄 꽃 : 겹벚꽃

봄꽃을 만끽하는 최고의 순간을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서 즐길 수 있었다. 공원에 겹벚꽃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고, 여의도에서도 벚꽃이 지고 나면 겹벚꽃이 아파트 단지 어디쯤 피어있을 것이라고 말로만 들었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을 볼 기회는 없었다. 여의도에 있던 나무는 키가 크고 꽃이 높게 피어 있어서 겨우 겨우 꽃 구경을 할 수 있었는데, 동네 공원의 겹벚나무, 왕벚나무는 정말 알맞은 키에 접근하기도 너무 좋은 위치에 있었고, 아름드리로 잘 자라고 있어서 마음이 좋았다. 겹겹이 매달린 꽃잎도 아름답고 다소곳한 뒷모습도 아름답고 땅에 떨어져 누워 있는 모습도 모두 아름다워서 한동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보고 또 봐도 아름답다. 내년에도 또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나겠지. 내년에 만나자.

SHOOTING/FLOWER 2019.05.25

여의도 공원 사과나무꽃

벚꽃이 지고 없는 공원에 벚꽃이라고 하기엔 큰 꽃이 예쁘게 피어 있길래 잠깐 한 눈을 팔았었다. 설마 사이즈가 크니까 왕벚꽃이라도 되려나 싶어서 일단 사진을 몇 컷 찍어 돌아 와서 검색해 보는데 사과꽃이었다. 왕벚꽃은 겹벚꽃과 같은 벚꽃의 이름이라고 한다. 나는 사이즈만 보고 왕을 붙여 기억해 버리는 이런 단순한 두뇌회로를 가진 사람이었다. 보고 또 다시 봐도 예쁘다. 올 해는 복사꽃도 처음 보고 사과꽃도 처음 보는 해이다. 사과꽃 원년이라고 하자. 주 가지에서 꽃대가 뻗어 나와 끝에 꽃이 달린데다가 꽃부리도 없이 꽃잎이 달린 것이 벚꽃과 너무 비슷해서 마음대로 왕벚꽃이라고 부르고, 잎 사진도 안 찍고 그냥 왔는데 아쉽다. 내년 봄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SHOOTING/FLOWER 2019.05.21

별꽃

지난 해 남대문에서 퇴근하는 길 서울역 어딘가에서 처음 보았던 작은 꽃이 예뻐서 저장해 두었는데 올 해 사무실 근처 화단에서 같은 꽃을 다시 발견해서 기쁜 마음에 이름을 찾아 보니, 이름도 예쁜 별꽃이었다. 작년에 달개비와 가지꽃을 본 이후로 또 무슨 꽃이 있을까 지나면서 궁금해 하던 화단이었는데 어느 날은 딸기꽃이 피어 있어서 한껏 들뜬 마음이 되었으니, 생각보다 딸기꽃이 많이 피어나지 않아서 좋은 사진을 찍기는 힘들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두리번거리며 돌아서다가 다른 쪽 화단에서 반가운 꽃을 발견하게 되어 다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쪼그리고 앉았다. 별모양 꽃받침 때문에 별꽃일까 했는데, 피어나는 모습이 지천에 깔린 별 같아서 별꽃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막상 사진을 찍을 때에는 꽃잎도 자세..

SHOOTING/FLOWER 2019.05.12

지리산 둘레길 때죽나무꽃

1.5cm~3.5cm 지름의 흰 색 종 모양 단성화, 총상꽃차례로 밑으로 달리며 5갈래로 깊게 갈라지는 꽃부리, 수술 10개 수술대 아래 쪽에는 흰색 털이 있는 이 때죽나무꽃의 이름을 알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가 가장 즐거웠던 한 순간이 때죽나무 아래였던 것 같다. 이름에 대한 의견이 여러 가지 있는데 실제로 독성이 있어서 가지를 어항에 넣는 경우 물고기가 죽을 수 있고, 열매 또한 도토리처럼 생겼지만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다. 때죽 = 전라도 방언으로 땟자국, 나무 껍질이 때 낀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 열매껍질에 독성이 있어 가루로 만들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떼로 죽어 떠올라 때죽나무라는 설 열매를 물에 불려 빨래하면 때가 죽 빠져서 때죽나무라는 설 엄마마마님께 처..

SHOOTING/FLOWER 2019.05.11

봄 꽃 : 나리 나리 개나리

개나리가 대표적인 봄 꽃이니까 빼 놓을 수 없었다. 바람이 휘몰아치던 날, 맑고 밝은 햇살이 내리 쬐던 날, 선선한 바람이 부는 퇴근길에 만난 개나리 모두 반가웠다. 개나리를 꼭 사진으로 남겨 두고 스케치로 옮기고 싶어서 처음 개나리를 만난 날, 정말 세차게 바람이 불었는데 바람이 쉬는 틈을 타 사진을 찍느라 손이 곱았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이틀 뒤에는 맑은 날이었고 해가 떠서 더 예쁜 개나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방송국 담장 밑, 진달래가 심어진 화단 건너편의 개나리들이 빛나고 있었다. 퇴근길에 다시 개나리를 눈 여겨 보던 때에는 벚꽃도 이미 지고, 개나리도 마지막 인사를 할 때 쯤이라 클로즈업샷으로는 좋은 이미지를 찾지 못했는데, 그래도 줄줄이 옹기종이 떼지어 피어 있는 아이들이 예뻤다. 초록 잎이..

SHOOTING/FLOWER 2019.05.01

봄 꽃 : 복사꽃

솜사탕같은 분홍색 꽃잎을 가진 복사꽃을 처음 보던 날이었다. 바로 옆에 곱게 피어 있던 겹매화도 아름다웠지만 매화는 마음 먹으면 자주 볼 수 있는 꽃인 느낌인 반며에 복사꽃이라는 꽃은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꽃이라고 유목화되어 있지 않은 꽃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쉽게 만나게 되어 신기했다. 동요인지 동화책인지 소설에서 단어로만 본 것 같은 그 꽃의 실제 형상을 눈으로 보니 기분이 좋았다. 더불어 오며 가며 늘 칙칙해 보이기만 했던 방송국 담벼락이 백 배는 환해 보였고, 눈도 마음도 덩달아 환하게 밝아지는 기분이었다. 방송국, 좋은 곳이었다. 처음 한 번이 어려웠지 처음 복사꽃을 본 이후로 공원과 벚꽃길 여러 곳에서 복사꽃을 또 볼 수 있었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 뿐일까, 그동안 못 보고 지..

SHOOTING/FLOWER 2019.04.28

봄 꽃 : 겨울부터 기다렸지만 벌써 가버린 목련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데 원하는 만큼 실컷 오래 볼 수 없는 꽃이 목련인것 같다. 작은 풀꽃이 아니니 피어나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그 목련이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는 그런 꽃이지만 맑고 푸른 하늘 아래에서 따뜻하고 하얀 빛을 뿜어내는 목련을 마음껏 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루도 더 기다려 주는 법이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올 해는 꽃잎이 떨어지고 난 목련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푸르게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지금도 초록 나름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 있는데 그걸 모르고 꽃이 필 때만 잠깐 보고 말았다. 가을에 열매 맺고 씨도 만든다는데 가을까지 꼭 지켜 봐야겠다.

SHOOTING/FLOWER 2019.04.27

봄 꽃 : 물망초

봄 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서 기분이 좋다. 꽃마리를 찍으러 가겠다 결심하면서 꽃을 찾아 보다가 물망초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사무실에서 물망초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나는 길에 작은 보라색 꽃들이 살랑살랑 나를 부르고 있었다. 처음 발견했던 날은 지난 번에 꽃마리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아재들의 담배 구간이라 잠깐 보고 돌아 왔고, 다음 날 아침 출근 길에 부랴부랴 아이폰을 꺼내 들고 요지부동 서서 사진을 찍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라 좋은 샷을 찍기가 어려웠고 다행히 라이브모드로 찍으니 그 중 한 두 컷 정도는 마음에 드는 컷이 들어 있어서 찍고 나서 마음에 드는 컷 고르느라 한참을 스마트폰을 들고 씨름해야 했다. 그래도 '선택'을 할 만한 컷이 있어서 다행이..

SHOOTING/FLOWER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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