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서 기분이 좋다. 꽃마리를 찍으러 가겠다 결심하면서 꽃을 찾아 보다가 물망초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사무실에서 물망초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나는 길에 작은 보라색 꽃들이 살랑살랑 나를 부르고 있었다.
처음 발견했던 날은 지난 번에 꽃마리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아재들의 담배 구간이라 잠깐 보고 돌아 왔고, 다음 날 아침 출근 길에 부랴부랴 아이폰을 꺼내 들고 요지부동 서서 사진을 찍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라 좋은 샷을 찍기가 어려웠고 다행히 라이브모드로 찍으니 그 중 한 두 컷 정도는 마음에 드는 컷이 들어 있어서 찍고 나서 마음에 드는 컷 고르느라 한참을 스마트폰을 들고 씨름해야 했다. 그래도 '선택'을 할 만한 컷이 있어서 다행이다.
꽃마리는 요정의 샘물을 먹고 작게 피어난 꽃이 숲 속에서 외로워 하다가 작은 꽃을 발견한 아이가 바구니에 담아 마을로 내려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를 가진 정말 작은 꽃이라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알아 볼 수 없는 그런 꽃이다. 담장 밑에 흔하게 피어 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꽃은 아니다.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보이는 것 같다. 조카에게 꽃마리 사진을 보여 주었더니 학교 앞에서 봤다며 알고 있어서 너무 흐뭇했다. 물망초도 크진 않지만 꽃마리에 비하면 꽤 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2019/04/19 - [SHOOTING] - 봄 꽃 : 꽃마리
얼마나 작은지 다시 확인해야겠다 싶어 자를 찾아 들고 다녀왔는데, 맥주집 앞 화단이라 딱 봐도 꽃마리를 깔고 뭉개 앉은 흔적이 보여서 화가 좀 났다. 술이나 퍼 마시는 어른들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는 그런 꽃이긴 하지만, 작고 예쁜 아이들이 피어 있는데 보지 못하는 그 분들도 안쓰럽기는 하지만, 하루 아침에 스러진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속이 쓰렸다. 내년에도 잘 피어나길 바란다.
'SHOOTING > FLOW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꽃 : 복사꽃 (0) | 2019.04.28 |
---|---|
봄 꽃 : 겨울부터 기다렸지만 벌써 가버린 목련 (0) | 2019.04.27 |
봄 꽃 : 꽃마리 (0) | 2019.04.19 |
뒤늦은 매화 (0) | 2019.04.09 |
무궁 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꽃 (2) | 2019.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