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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한 직장인 송리단길 마실, 고소한 고든램지버거, 쫄깃한 니커버커베이글, 고급진 미트파이가 있는 진저베어

송파구는 진짜 너무 멀다. 평일에 집에서 쉬고 있으니 갈 수 있는 곳이라 큰 맘 먹고 길을 나섰다. 아직 마스크를 써야 하니 마스크를 쓴 채로 지하철 안에서 갑갑한 숨을 몰아 쉬며 한 시간 쯤 졸다가 내렸더니 지하철 역사 안이 아직 너무 추웠다. 다행히 바깥 봄볕은 따뜻한 날이라 잠깐 벤치에 걸터 앉아 그날의 일행을 기다렸다가 석촌 호수를 가로 질러 건너편에 있는 니커버커 베이글로 향했다. 오픈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테라스 석은 이미 만석이었던 니커버커 베이글 어차피 그날은 고든램지 버거를 점심으로 먹을 예정이라 미리 예약해 두었고, 햄버거 먹기 전에 조금 일찍 만나 베이글을 포장해 올 셈이었으니 자리가 만석이어도 상관은 없었다. 다들 부지런하시다. 포장 손님은 특별히 따로 기다릴 필요는 없었..

EATING 2023.04.03

여의도 시즈널리티에서 처음 맛 보았던 비스크소스 파스타

중국집을 오가며 희한한 곳에 붙어 있는 간판이 궁금해서 찾아 본 시즈널리티는 오가닉 디자인으로 명성 높은 에로 사리넨의 튤립의자가 반겨주는 브런치 식당이었다. 폴 헤닝센의 조명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조명으로 보아서는 의자도 진품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책에서나 보던 디자인 가구들이니 진위 여부를 가릴 능력이 없는 내가 참 부끄럽기도 해서 애매한 자세로 앉아 있어야 했다. 튤립 체어는 무거워서 자리 조정하기는 불편한 의자구나 싶었다. 아무리 회전이 가능하다 해도 의자를 앞으로 당겨 앉고 싶은 욕구가 없을 수 없고, 더더군다나 이렇게 넓은 식탁에서 사용하기에는 쉽지 않은 놈인 것 같은데 식당 주인 어르신이 과감한 선택을 하신 것 같다. 프렌치 토스트와 해산물이 들어 있는 비스크파스타를..

EATING 2023.03.2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투썸플레이스에서 찾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크로크무슈

따뜻하고 부드러운 크로크무슈가 4,300원에 아메리카노가 할인 가격으로 2,000원이니 가볍게 점심 먹기 적당하고 좋아서 자주 찾아갈 것 같았다. 그러나, 이미 휴직중이라 집에 갇혀 있다. 외출이 내키는 날, 집 근처 투썸 플레이스 가서 여유를 즐겨봐야겠다. 여의도에 있던 투썸플레이스는 열 두시 근처에 자리 잡을 때는 자리도 많고 조용해서 집중해서 책 보며 간단히 먹기 좋기는 했는데, 30분 쯤 지나자 마자 커피 손님들이 몰려들어 온 실내가 떠들썩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조용한 분위기는 부지런한 자만 즐길 수 있나 보다. 이제 슬슬 동네 마실도 나갈 법 한데, 아직은 집이 좋은 쌀쌀한 날씨라 언제 나갈지 모르겠다.

EATING 2023.03.17

더현대서울만 복잡한 호우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호우섬 간판을 처음 발견했을 때, 갑자기 호우섬을 영어로 HAO'SUM이라고 쓰는 게 맞나 궁금해지면서 설마 벌써 상호까지 비슷하게 흉내낸 또 다른 딤섬집이 생겼을까 의심까지 했다. 매장 앞에 가서 메뉴판을 들여다 보면서 똑같은 호우섬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너무 신이 났다. 다른 현대 백화점에도 호우섬 매장이 있고,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서의 지옥같은 웨이팅은 없다는 소문도 듣긴 했지만 다른 매장은 굳이 찾아가서 확인할 의지까지는 없어서 모르겠고, 일단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호우섬은 버스 타면 두 정거장 거리인 더현대서울의 호우섬 매장같은 극악무도한 웨이팅은 없어서 마음에 쏙 들었다. 희한한 일이다. 왜 여의도만 그렇게 붐빌까, 아무튼 이제 집에서 지척인 거리에 있는 매장에서 ..

EATING 2023.03.14

설 연휴 전 날에는 여유로웠고 맛은 있었지만 다시 즐기고 싶지는 않은 카멜커피

뭐 그런 날도 있더라는 내용이다. 대기도 별로 없었고, 심지어 테이블 자리도 있었고, 커피가 맛도 있었는데 즐겁지는 않았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서비스 언어 설정의 오류랄까, 일행 한 분이 주문을 하고 계시니까 자리가 있길래 가서 앉았는데, 굳이 주문하기 전이라며 일으켜 세우는 희한한 시스템에 빈정이 상했고, 옆 자리 다른 테이블에서는 커피를 다 마신 뒤 담소를 나누고 있으니 바로 달려가 마스크를 써 주시라며 채근하는 바람에 그 분들은 바로 일어서 자리를 비웠다. 마스크야 민감한 문제니까 그럴 수는 있는데, 착석은 글쎄다. 알바님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중이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손님이 워낙 많으니 알게 모르게 그런 규칙을 만들었을 수는 있겠지만, 굳이 내가 내 돈 내고 커피 마시는데, 자리가..

DRINGKING 2023.03.06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눈 비벼 가며 힘들게 찾아 본 만 원의 행복

분식이나 국수 종류는 아직 여전히 만 원 이하로 식사가 가능한 식당도 많지만 만 원으로 든든하게 챙겨 먹으려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궁금해서 그간 먹었던 메뉴 중 아주 저렴한 미정국수나 김밥집은 빼고 정리해 보았다. 일단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기소야, 김치 우동은 만원, 김치 가쯔돈은 9,500원 팀장님과 나는 김치 가쯔돈을 먹을 때는 맵지 않고 기본 가쓰오부시 국물 맛이 풍부한 7,500원 짜리 가케 우동을 주로 먹기도 한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이 살아 있는 김치 우동은 날씨가 아주 약간만 추워져도 꼭 생각나는 메뉴다. 아주 오래 전에 다른 지역 기소야를 만나 반가워서 같은 메뉴를 주문해 봤었는데,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지점에서 먹는 맛과 사뭇 달랐다. 그 이후로는 ..

EATING 2023.03.0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숨은 맛집 찾기, 남도집

자연식을 즐기는 사촌 동생이 소개시켜준 식당이라 반신반의하며 찾아갔다. 워낙 슴슴한 맛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조미료를 쓰지 않고 만들면 뭐 얼마나 맛이 있겠나 싶었는데 다르긴 달랐다. 물가 상승률이 반영된 가격 탓에 전보다 손님은 많이 줄었다. 전에는 항상 줄을 서야 했는데 지금은 언제 가도 여유가 있어서 좋긴 한데, 이러다가 문 닫아 버리실까 무섭다. 남도집 메뉴 애호박찌개 12,000원 청국장 12,000원 김치찌개 12,000원 (2인 이상 주문) 제육볶음 26,000원 (2인분) 보쌈 메뉴에 한돈 오겹을 쓰신다고 적혀있는데, 같은 고기로 다른 요리도 만드시는지 애호박찌개와 김치찌개, 제육에 들어 있는 돼지 고기가 정말 너무 맛이 있었다. 이렇게 고소한 돼지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EATING 2023.02.23

보기 좋은 개성 주악이 먹기에도 좋은가?

찹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한 뒤 기름에 지져 낸 떡에 즙청을 입혀 만들어 연회나 잔치에서 주로 먹었던 귀한 간식이라고 한다. 연리희재라는 디저트 카페에서 선 보인 개성 주악을 더현대서울에서 처음 보았을 때 동그랗고 윤기가 흐르는 것이 너무 맛있어 보였지만, 손님이 너무 많았고, 그 많은 손님을 기다려서 구매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갈 시간적 여유는 없어서 포기했어야 했다. 몇 일 뒤 다시 백화점에 들렀을 때에는 이미 사라져 버려서 다시 못 먹겠다 싶었는데, 지난 주에 점심 먹으러 백화점에 들렀더니 매장이 다시 열려 있어서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일단 줄을 섰다. 기다리면서 어떤 놈을 골라볼까 고민하다가 엄마마마님 생각에 으르신 입맛으로 호두 정과와 도라지 정과가 올려져 있는 놈들을 선택했다. 바로 먹지 ..

EATING 2023.02.21

모던캘리그라피 연습

딥펜으로 대충 대충 쓰는 못난 글씨를 바로 잡고 싶었다. 영상을 대충 만들어 올리는 것도 그만 하고 싶어서 일단 잠시 쉬고, 글씨 연습을 할까 했지만 그게 또 막 마음처럼 빠르게 글씨가 잘 써지지도 않았다. 딥펜으로 쉽게 배우는 한글 캘리그라피라는 책은 2021년에 출간되었는데, 또 그 때는 만년필에 열중하느라고 딥펜도 딥펜으로 쓰는 글씨에도 관심이 없어서 몰랐나 보다. 책 속에는 근본 없어 보이는 글씨체를 벗어날 다양한 방법이 들어 있었다. 제일 첫 번 째 나오는 글씨체가 세로 선은 수직으로 내려 긋는 형태라 쉬워 보였지만, 그 또한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이 정도면 연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을 때 카키모리 유리펜을 들고 아주 짤막한 "구토설화" 필사를 감행했고, 글씨체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영상을 올릴..

WRITING 2023.02.20

여의도 직장인 회식 : 모던하지만 복잡하고 번잡했던 모던 샤브샤브

4인 좌석에 셋이 앉았을 때 적당히 넓은 공간이다 싶었는데 먹는 동안 번잡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넓은 좌석임에도 불구하고 끓이다가 먹다가 주문하다가 불조절하다가 채소 구경하고 음료수 가지러 가고 뭐, 정말 정신 사나웠다. 게다가 주문할 때부터 이미 문턱이 하나 또 있었다. 시간 제한 없다는 것은 이해했고, 채소와 식사, 음료 무제한 제공된다는 것도 이해했고, 육수를 선택하면 그에 어울리는 식사를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샤블리에"가 추천해 준다는 대목에서 약간 갸우뚱했다. 육수의 종류가 일단 너무 많았다. 아홉가지나 되는 육수마다 어울리는 식사가 정해져 있는데 정해져 있는 식사를 바로 옆에 표기하지 않고 메뉴를 뒤집어야 각각의 육수에 해당하는 식사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진 리플렛이어서 난감했다..

EATING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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