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샀어요, 스타벅스 리저브 MD 우드 케이스 연필 세트

스타벅스가 이런 제품으로 나를 홀리는구나

2018/04/26 - [USING] - 나는 스타벅스의 진상 고객이었다.

나는 스타벅스의 진상 고객이었다.

그랬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을 뒤로 하고 되도록이면 다른 커피를 찾아 다녔는데, 어느 날 트위터에서 리저브 상품으로 연필 세트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보고 반색하며 연필을 구매하러 나섰다. 물론 그동안 팀장님의 원두커피 사랑을 만류하면서도 은근슬쩍 오늘은 하는 수 없다며 한 잔 두 잔 마셨더니 골드회원이 되었고, 무료 음료 쿠폰도 생겼다. 지금 생각났다. 쿠폰 기한이 있나?  

연필도 연필이지만 슬라이딩해서 열 수 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케이스가 더 탐이 나서 마음이 급하긴 했지만 리저브 매장은 일부러 찾아 나서야 갈 수 있는 곳이니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 침착해지기로 했다. 강남 리저브 매장에 처음 들렀을 때에는 다른 제품은 다 있었지만 연필이 없어서 아쉽지만 돌아 나왔고, 그 후 몇 일은 다른 일로 바빴으며 그 동안 재고가 사라진다면 연필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으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서두르지 않았다.

어린이들 덕에 하루 더 쉴 수 있어 여유가 생긴 날, 여의도에는 리저브 매장이 두 군데나 있으니까 일단 다른 작업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들르니 다행히 연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연필과 케이스를 이리 저리 살펴 보니 연필에 경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 대신 케이스 후면 스티커에는 어린이용 연필이 절대 아니며 전문가용이니 주의하기 바란다고 표기되어 있었다. 궁금하게스리 왜 표기하지 않았는가?

가지고 있는 다른 연필들을 꺼내 비교해 보기로 했다. 

팔로미노 블랙윙도 2B와 비슷하지만 특별히 2B라고 표기하지 않는 것처럼 그냥 애매하게 퉁쳐보자는 것인지 2B와 비슷한 것 같은데 표기는 하지 않은 것인가보다. HB여도 상관없어서 그냥 구매하였는데 그럭저럭 부드럽고 진하게 잘 쓸 것 같아서 조금은 위안이 되었지만, 필기할 때 말고 작업할 때 2B를 써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요즘은 스케치를 그림 바탕으로 많이 하는 편이라 오히려 연한 색의 4H나 HB가 더 필요하다. 의외로 까렌다쉬 HB가 생각보다 진하게 나온 것이 깜짝 포인트였다. 다른 2B 무색하게 진했는데, 향이 나는 버전은 확실히 HB인 느낌이었는데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스타벅스 연필은 당분간 필기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