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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독립 운동가 기념 우표 구매하기

d0u0p 2019. 3. 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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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 운동 백주년 되는 해라서 기념우표가 여러 가지 나오리라는 생각이 들어 삼일절이 되기 전 어느날 삼일절 기념우표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 우체국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더니 2월 28일에 판매 예정이라고 스케쥴은 나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디자인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하단에 발매 일정도 유동적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디자인도 모르겠고, 28일에 과연 정말 나오는 것인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한 나머지 우체국에 볼 일 보러 가시는 팀장님께 혹시 삼일절 기념 우표 28일에 확실히 나오는지 물어봐 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그러나 사무실 근처의 우체국은 규모가 작아서 기념우표는 취급하지 않을 뿐더러 28일이 되봐야 안다는 시큰둥한 대답만 들었고, 드디어 28일이 되었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 가니 디자인이 나왔고, 인터넷으로 구매 신청이 가능했지만 직접 사서 그 날 받고 싶어서 점심 시간에 사무실 근처에서 가장 큰 여의도 우체국을 들렀는데 점심 시간 무렵에는 이미 매진이 되어 있었다. 사무실에 돌아 와서 다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아도 매진이라 더 이상 구매할 수 없는 상태였다. 

요즘 사람들 우표에 관심도 없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만만하게 본 내가 바보였다. 

몇 주 지나니 포털 사이트에서 독립운동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벤트들에 대한 기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GS칼텍스에서 독립운동가 서체를 개발했다는 것과 여성 독립 운동가 기념 우표가 발매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어서 주지해 두었고, 발매일에 우체국에 가서 기다렸다가 사 들고 올지, 인터넷으로 살지 고민을 했다. 

일정이 유동적이라고 하니 약속한 기일에 반드시 파는 것도 아닌데 무턱대고 우체국에 가서 기다렸다가 빈 손으로 돌아오기는 싫어서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설마 그 날 자정에 오픈한다던가, 아홉시 전에 유동적으로 오픈한다던가 하는 조바심에 자정에도 확인, 출근하자마자도 화인을 했는데, 우표는 정확히 오전 아홉시에 판매가 개시되었다. 

처음 구매하는 상황이었는데 구매 시스템에 판매 단위가 너무 낯설어서 몇 번을 다시 확인하면서 주문을 넣었다. 이게 시트지를 다섯 장 주문했다는 것인지, 낱장을 네 장 주문했다는 것인지 표기가 엉망징창이었다. 

나는 모르고 그들만 아는 그들만의 세상이 있는 것 같았다. 주문을 하고 나서도 다섯 번은 더 확인하고 시트를 다섯 매 샀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문 내역에도 전지 다섯 매를 구매는 했고, 낱장은 0매인데 우표 상품 이미지에 4장 짜리 이미지가 표시되어 있고 총 신청 수량은 20매이고 1,320원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 이것이 무슨 소리인지 파악하는데 진짜 오래 걸렸다. 

우표 한 장 액면가가 330원이면 전지 한 장은 또 우표 16매가 들어 있어서 5,280원인데 신처 정보에 표기된 1,320원이라는 가격은 4장 짜리 우표 이미지 기준의 가격이고, 총 20개 구매했다는 것은 4장 짜리 한 줄이 한개라, 그것이 네개면 전지 하나고, 전지 다섯 매를 구매했으니 4장 짜리 한 개를 20개 신청했다는 말이다. 

이게 무슨 달나라 개념인가, 결과적으로 전체 가격은 330원짜리 우표 80장의 가격인 26,400원에 취급 수수료가 2,970원이 추가되었다.  

이런 우여 곡절 끝에 드디어 우편물이 날아 왔다. 무려 2,840원어치 우표가 이렇게 좌르르 붙어 있는 우편물이 왔다. 받아 보기 전에도 배송 현황이 궁금해서 간간히 사이트에 들어 가서 확인을 했는데, 배송중도 아니고 준비중도 아니고 제작중이라고 떠 있어서, 설마 우표를 안 찍었다는 이야기인가? 주문을 받고 나서부터 인쇄하기 시작했다는 것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생각보다 아름다운 우표가 도착하였으니 그간의 고통은 잊을 수 있었다. 부분적으로 사진 영역에는 유광 코팅이 되어 있고 별색 은박 인쇄까지 공들인 흔적이 있어서 기쁜 마으므이 되었다. 

이 쪽 저 쪽으로 나눔할 마음에 다섯 매를 주문했고, 이제 몇 장은 짧은 글과 함께 보내 주어야 한다. 

정성스럽게 늦었어도 크리스마스 카드로 보답하고 싶다는 이제는 결코 어리지 않은 어린이의 카드가 마침 3월에 도착했고, 11월에 포르투칼에서 보냈다는 엽서 또한 때마침, 우표를 받기 전 날 집에 도착했다. 

포르투칼이 문제인지 우리 나라가 문제인지 그냥 선편이라서 천천히 왔을 뿐인지 모르겠으나 엽서가 백일동안이나 배를 타고 우리집까지 도착했다. 도착한 것 만으로도 기특한 기분이다. 

우표를 받고 나니 다음 우표 발매 소식이 간략하게 실려 있었다. 한국의 항공기 시리즈였는데 앗, 이미 다 팔렸다.

그런거구나, 우표란 그런 것이다. 이제는 사는 것도 힘든 그런 물건인가 보다. 편지에 아무렇게나 가격에 맞게 턱턱 붙여서 보내던 그 옛날의 우표가 아니었다. 발행계획으로 봤을 때는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우표까지는 구매하고 싶다. 

4월 11일,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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