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네오 스마트펜을 사용하기 위한 완벽한 볼펜심 찾아 삼만리한 이야기

d0u0p 2019. 2. 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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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볼펜을 사용했을 때 내가 원하는 검정색은 바로 이런 색이다. 

즐거운 만년필 필기, 대체로 파카 큉크 블랙을 넣었고, 몽블랑 어린왕자, 카베코 캘리그래피, 카베코 Sports, 카베코 페르케오, 까렌다쉬 849, 파카 조터, 영웅 616, 파이로트 데시모 정도를 생각나는 대로 그 때 그 때 집어 쓰고 있다.

아직 정신 수양이 덜 된 탓인지 샤프나 연필도 2B 이상 진하고 무른 연필을 좋아하고, 잉크가 들어 있는 펜도 이렇게 쨍하게 진한 검정색이 나오는 것이 시원시원하고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그 옛날, 아이패드에서 펜슬이라는 물건이 나타나기 전에 네오스마트펜이라는 것이 있었다. 초기 버전은 아니고 두 번째 쯤 업그레이드된 모델이었는지 네오스마트펜N2가 지금 내 서랍 안에 고이 잠들어 있었다. 

아이펜슬이 생기기 훨씬 전에 그만 쓰기로 마음 먹고 서랍 안에 모셔 두었는데, 그만 쓰기로 한 이유가 여러 가지였고 그 중 제일 큰 이유는 볼펜심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었다. 

위 사진 첫 번째가 원래 디폴트로 들어 있는 ZEBRA D1심이다. 진짜 너무 너무 희미해서 쓸 때마다 성질이 났다. 처음에 쓸 때만 해도 다른 D1 심을 쓸 수 있다고 하니 이리 저리 찾아 보고 OHTO와 라미 리필심 정도를 추가 구매해서 그 중 OHTO를 사용했었다. 그리고 한동안은 그럭저럭 썼던 것 같은데, 그나마도 답답한 느낌이 여전했고, 이렇게 손으로 적어 피디에프로 옮기는 일이 글씨도 잘 못 쓰는 주제에 의미가 있나 싶어서였는지 핸드폰이 한 번 바뀌면서 다시 연결해 볼 생각을 안했었는지, 서랍으로 고이 들어갔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에 사용하고 있는 펜을 다시 정리하면서 카베코 볼펜을 찾았는데, 바디가 꽤 굵어서 필기감이 꽤 괜찮았다. 다만 그 볼펜을 또 잘 써 보겠다고, 원래 들어 있던 카베코의 심은 네오스마트펜에 꽂아 놓았고, 카베코 볼펜에는 OHTO가 꽂혀 있었다. 

OHTO 심의 필기감보다 최근에 쓰고 있는 아크로볼과 제트스트림이 훨씬 마음에 들어서 설마 D1 리필심이 있겠지 싶어서 찾아 보았다. 왜 없겠는가, 있다. 다 있었다. 다 팔더라. 나만 몰랐을까?

받자마자 심을 바꿔 써보고 바로 OHTO심은 버렸다. 너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처음 올린 사진에 OHTO심의 필기가 없는 것은 지금 그 심이 없기 때문이다. 

제트스트림의 리필심은 프리미아므가 아니고 프라임펜이 별도로 있고, 프라임펜용으로 판매하는 리필심인데 D1 규격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D1을 사용하는 볼펜에 모두 쓸 수 있다고 해서 아크로볼과 함께 구매했다. 정말 근 10년 만에 속이 풀리는 느낌이다. 제트스트림이 같은 규격이어도 약간 얇은 느낌이 나고 매끌거린다. 아크로볼 추천해 주셨던 쓰앵님은 아크로볼이 매끄럽다고 하셨지만, 묘하게 차이가 있긴 한데 딱 꼬집어 표현하기 어렵다. 지금은 둘 중 어떤 심을 써도 상관 없을 것 같다. 

마음에 드는 D1 리필심을 찾았으니 네오스마트펜도 다시 써볼까 싶어서 꺼내 연결해 보았다. 부랴부랴 책장에 있던 오래된 종이를 꺼내 써 보았다. 

네? 뭐라구요? 왜 이러는 거죠? 이상하다. 전에 필기했던 파일을 열어 봤는데 이 정도로 이상하지 않았다. 종이가 오래되서 뭔가 오류가 있을까 싶어서 급하게 노트패턴을 다운로드 받아 인쇄해서 다시 써 보았다. 

종이 문제가 아닌가보다. 홈페이지 잠시 둘러본 결과 A/S를 직접 받으러 가서 점검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지금 당장 잘 써져도 쓸까 말까한 펜을 들고 굳이 내 발로 A/S센터를 찾아가야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그대로 다시 서랍 속에 넣어 둘 예정이다. 새로운 모델이 나온 것도 보긴 했는데, 인식률 개선은 둘째 치고 그립은 정말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래 쓰기는 정말 힘들고, 잘 안써진다. 카베코는 8각 그립이고, 훨씬 두껍지만 쓰면서 불편하다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이 없는데, 네오펜은 석 줄 넘어가면 세상 답답하다. 글 쓰기 싫어질 정도로 답답하다. 

당분간은 아크로볼 + 카베코AL스포츠가 주력 필기도구일 것이다. 마음에 드는 리필심을 이제야 찾았고, 돈이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네오 스마트펜은 못 쓸 것 같다. 카베코 바디를 하나 더 사서 제트스트림과 아크로볼을 다 쓰던가, 그간 아쉬웠던 까렌다쉬의 빅볼심을 대체할 진한 검정 리필 심을 찾아 봐야겠다. 볼펜이 얇아서 손가락 인대가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인 것도 있지만, 볼펜심이 진하지 않아서도 잘 안 잡게 되는 볼펜인데, 마음은 애용하고 싶다. 애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2017/06/14 - [WRITING] - 볼펜 필기감 비교 : 모나미153, 파커, BIC, 까렌다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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