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그럴듯한 라멘집이 없다. 일본식 라멘 말고 우리 라면도 너무 좋아하지만, 인스턴트 느낌이 강하고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메뉴라 그보다는 가끔 진한 국물의 든든한 라멘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하카타분코는 내 취향이 아니다.
2018/06/05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하카타분코 오토코쥬쿠
적당히 한국식으로 누린내 없는 칼칼한 라멘이 좋다. 옛날 옛적에 자주 가던 얼큰하고 끈끈한 콜라겐 느낌 가득한 라멘집이 하나 있었지만 그것은 먼 옛날 일이라 그 라멘집은 이제 없다. 하동관에 처음 가보기로 한 날 바로 옆에 있던 일식집에 라멘이 있는 것을 봐두었다가 가능한 날 가 보았다.
식당 앞에 크게 붙어 있던 점심특선 메뉴를 보고 라멘과 카레돈가스가 이 가격이면 적당히 비싸지만 먹을만 하겠다 싶어서 즐겁게 들어갔었는데, 점심 세트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이 12:30부터라서 먹을 수 없었다.
왜, 어째서 열두시 반부터인지 의아했지만 이 근처 분위기가 원래 열한시부터 점심 식사를 하기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서 열두시 반정도 되니 식당이 한가해지는 것 같다. 세트1, 세트2 모두 괜찮아 보이지만 열두시 반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세트를 먹을 수 없어 메뉴를 뒤적이다 발견한 것이 청양고추 닭고기 덮밥이었는데 의외로 또 가서 먹고 싶은 맛이었다. 비비큐 치킨이었나,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가 밥반찬으로 너무 괜찮다는 글들을 보고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 느낌과 약간 비슷했다. 라멘은 처음 갔을 때는 레드, 두번 째 갔을 때는 블랙을 주문했는데 블랙이 더 나았다.
두 라멘 모두 베이스는 같고 동동 띄워 주는 기름소스랄까 그 풍미가 약간 다른 느낌인데, 레드는 고추기름인 것 같고 블랙흔 후추 느낌이 묘하게 나는데 라멘국물에 훨씬 어울린다. 레드는 레드라멘이라고 하기에는 매운 느낌도 덜하고 빨갛기 보다는 희멀건 느낌이 더 강해서 맛에서도 특색이 없는 느낌이었던 반면에 블랙은 후추향이 전체적으로 풍미를 더 올려주고 있다고 해야 할까, 향신료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주 좋았다.
다른 메뉴들도 한 번씩은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지만 갈때마다 닭고기 덮밥의 유혹을 못 이길 것 같다. 그런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침을 정말 과하게 먹은 날 꼭 가서 런치세트 먹어 봐야겠다.
- 돈카츠카레 9,500원
- 에비카츠카레 9,500원
- 청양고추치킨덮밥 9,500원
- 우삼겹덮밥 10,900원
- 명란 아보카도 덮밥 10,900원
- 냉모밀과 오니기리 9,500원
- 우동과 오니기리 9,900원
- 지라시스시 13,000원 (먹고 싶다!)
- 사케동 13,000원
- 모듬스시 15,000원
- 물회(계절메뉴:여름에 가야겠다!) 12,000원
- 회덮밥 9,500원
약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라멘가격이 11,000원인데, 라멘 단품 메뉴는 별도로 없고 오니기리가 포함된 메뉴만 있다. 오니기리는 특별히 더 먹고 싶지도 않은 맛이고 그냥 라멘만 9,000원이면 좋겠는데 왜 굳이 이렇게 구성하셨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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