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새로운 조건 자극, 무교동 유정낙지 본점

d0u0p 2018. 12. 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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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촤르르한 낙지의 자태에 홀려 추위를 무릅쓰고 광화문 나들이에 나섰다. 말끔하게 올 해의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가벼운 마음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반은 털어 내고 반은 묻어둔 상태에서 그동안 참고 참았던 메뉴를 맛 보기로 했다. 

점심 메뉴는 셋트도 있고, 간편하게 비빔밥 메뉴도 별도로 있긴 한데 저녁이라 낙지볶음 메뉴만 가능한 상태라 낙지볶음 하나와 낙지 한마리 파전을 주문했다. 파전 빛깔 지금 봐도 너무 고와서 침 흘리며 글 쓰고 있다. '무교동낙지' 단어만으로도 침이 고이는 걸 보면 무교동 낙지는 나에게 조건자극이다. 10년 전 누군가가 파블로프의 개도 아니면서 낙지에 침을 흘리냐던 그 때부터 이미 조건자극이었다. 아직 소거가 일어나지 않았고, 심지어 무교동 낙지 + 군산 오징어 + 여로집이냐 아니냐에 따른 자극 변별도 가능한 상태인 것 같다. ​

우정낙지는 고추가루를 많이 쓰는 타입이라 많이 매우면서도 약간 텁텁한 느낌이 있고, 서린낙지는 철판 소세지와 콩나물을 곁들여 매운 맛을 중화시킬 수 있지만 뜨겁게 볶아 먹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맵게 느껴지는 느낌이 있다. 

2018/04/20 - [EATING] - 종로 맛집은 역시 낙지, 낙지 맛집은 서린낙지

이제는, 유정낙지도 나에게는 맛집이다. 유정낙지는 처음 가 본 것이었는데 위의 두 집보다는 맵지 않았다. 안 맵다고 하기에는 매운 정도랄까? 매운 음식 잘 못 드시는 팀장님도 맛있게 잘 드셨고, 요즘은 너무 과하게 매운 맛은 조심하고 있는 나에게도 적당히 매워서 딱 좋았다. 속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였다. 

백김치도 맛있었고, 바삭하고 촉촉함이 함께 느껴지는 비주얼마저 쇼킹하고 멋있는 낙지 한 마리 파전도 너무 맛있었다. 연안식당 파전보다 다섯 배 정도는 맛있었다. 

​값비싼 와인도 함께 마실 수 있다니 더 멋있다. 낙지파전과 화이트 와인 너무 맛있을 것 같다. 낙지 다리 꽁꽁 박혀있는 감자전도 너무 먹어보고 싶었지만, 둘이 뭘 더 먹을 수는 없었다. 술을 즐기는 팀도 아니고 메뉴판 그림 열심히 감상하고 왔다. 

사무실 근처에 있으면 일주일에 한 번은 출근도장 찍듯이 점심먹으러 갈 수 있을 것 같다. 용호낙지는 저렴하지도 않고 전골형이라 아직 안 가봤는데 용호낙지나 한 번 가봐야겠다. 올 해 마지막 메뉴로 선정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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