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특별한 이유는 아니지만 팀장님이 마늘맛이 강하고 미나리가 가득해서 향긋하고 버섯이 가득한 칼국수 메뉴를 딱히 좋아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반 년이 넘은 지금 겨우 한 번 갈 수 있었다. 물론, 가격도 가격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원성이 자자하여 갈 수 없었기도 한데, 나에게는 못해도 2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쯤은 먹고 싶은 그런 메뉴다.
여기 붙은 엠비씨 로고를 보면 진짜 오래된 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10년 전에도 맛있었고, 가끔 찾아 가 먹을 때도 맛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맛있다. 바뀐 게 없지는 않은데, 원래 뚜껑을 딱 들어 올렸을 때 미나리 위로 소복하게 다진 마늘이 올려져 있었는데, 지금은 마늘이 숨어버렸다.
향긋한 미나리와 기름 냄새 안나는 버섯이라 더 없이 좋다. 집에서 칼국수를 이렇게 얼추 비슷하게 끓여 먹어본 적도 있었는데 많이 다른 맛이 아니라서 기분좋게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집에서 자주 먹을 수 없는 것은 미나리를 딱 한 번 먹을 만큼만 살 수 없어서 사고 나면 넘쳐 나는 미나리로 한동안 골치가 아프고, 신경쓰지 않으면 상해서 결국 남은 미나리를 모두 버려야 하니까 한 두 번 해먹기는 했어도 여전히 사 먹고 마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지 않은가 싶기는 하다.
끓는다, 맛있겠다. 언제 한 번 올 해의 보글이들을 모아 올려봐야겠다. 끓기 시작하면 버섯과 미나리를 건져서 간장양념에 살짝 찍어 먹고 칼국수를 넣어 먹은 후, 국물이 졸아들 무렵 밥을 볶는다.
무적의 볶음죽, 사실 이렇게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애매한 중간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볶아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면 국물 맛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샤브샤브 메뉴와 칼국수가 모두 만원씩이고, 샤브샤브를 드시는 분들도 꽤 있었는데, 샤브샤브를 먹어본 적은 또 없다. 그냥 앉으면 자연스럽게 칼국수를 먹었기 때문에 고민을 해 본 적도 없고 다른 시도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버섯이 리필이 되었었나, 팀장님이 리필하겠냐고 물어보신 것 같기는 한데, 면과 죽과 버섯 기본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러서 리필은 불가능했다.
오늘도 맛 있는 점심을 먹었지만 여전히 사진을 보고 있자니 맛있겠다.
아직 가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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