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스트레스가 머리 꼭대기까지 차 올랐을 때 월급 털어 기분 풀기 좋은 오투타워 퍼스트+에이드와 히노노리

d0u0p 2020. 11. 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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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간절한 산방식당 밀면도 올 해는 못 먹고 지나갈 정도로 오투타워는 사무실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는데, DHL 찾아 삼만리를 하던 중 우연히 산방식당이 있는 오투타워 1층에 새로 생긴 식당들이 눈에 들어왔다. 

2020/01/26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제주에서 못 먹고 온 산방식당 밀면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제주에서 못 먹고 온 산방식당 밀면

여의도에 산방식당이 생겼다. 예전에 제주에 갔을 때, 당시 함께 갔던 친구의 제주 거주자 친구가 추천한 식당 리스트에 있었던 식당이었는데 밀면집이라고 해서 의아해 했고, 삼방산 근처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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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식당 모두 오투타워 1층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어서 지나던 길에 잠시 둘러볼 수 있었는데 모두 만만한 가격대는 아니었지만 포장해서 사무실에 먹기는 괜찮은 메뉴라 마음 속에 저장해 두었고, 잠시 자체적으로 외식을 멈췄던 시기에 맞춰 배달 앱으로 포장 주문을 해 보았다. 

퍼스트 + 에이드 메뉴

  • 당근 샐러드 12,500원
  • 콥샐러드 13,000원
  • 시즈널 부라타 샐러드 13,500원
  • 스파이스 치킨 라이스볼 13,500원
  • 명란 라이스볼 15,000원
  • 살몬 오곡 라이스볼 16,500원
  • 면두부 알리오 올리오 17,500원
  • 면두부 트러플 까르보나라 19,000원
  • 현미 떡볶이 18,000원
  • 에그&베이컨 치즈 와플 13,000원
  • 시즈널 푸르츠 와플 15,000원
  • 아보카도 와플 18,000원

깔끔한 포장 용기 하나에 소복하게 담겨 있는 오곡밥과 나물, 구운 가지 등이 모두 다 맛이 있었고, 비트 피클까지 완벽하게 맛이 있었는데 닭에서 닭 특유의 비린내가 약간 났다. 그 외에는 정말 완벽했다. 나물 향도 다 살아 있고 구운 가지까지 너무 맛이 있었다. 밥을 다 먹지 못했는데 남은 밥을 그냥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맛이 있었고, 닭이 약간 아쉬운 맛이라 명란이나 연어가 더 궁금했다. 주문한 메뉴를 받으러 매장에 들어가 보니 매장 분위기 역시 쾌적하고 좋았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언제라도 나와 앉아 먹고 싶은 공간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고향같은 여의도를 오랜만에 방문하신 분과 급하게 저녁 약속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맨 처음 떠올라 가 보기로 했다. 

여의도에서 먹을 수 있는 많고 많은 메뉴들 중에 새로 생긴 메뉴이기도 했고, 공간도 넓고 시원하고 팬시하기도 했고, 밥이 너무 과하게 묵직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디저트와 음료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추운 날씨에 번거롭게 자리를 여러 번 옮기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다른 장소보다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주문하게 된 살몬 오곡 라이스볼은 두 말 할 나위 없이 맛이 있었고, 메뉴판에는 없었지만 새로 생긴 면두부 해산물 꼬제는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에 단백질 면두부가 들어 있어서 건강한 맛을 뽐내고 있었다. 정말 맛있어서 열심히 국물까지 퍼 먹느라 정신 없었다. 

식사 후에는 간단한 음료를 주문하러 가니 해독쥬스 메뉴가 보였고 샐러리와 케일이 들어간 초록 쥬스는 평소에도 좋아하는 조합이라 주저하지 않고 주문했는데 영양 보조 식품이 하나씩 달려 나왔다. 가루로 된 보조제라 음료에 섞어 마셔도 되고 따로 먹어도 된다고 일러 주셨는데, 유감스럽게도 차가운 쥬스에는 곱게 섞이지 않아서 결국 가루만 훑어내서 먹어야 했다. 찾아 보니 리커버리뉴는 인삼과 밀크 시슬 등이 들어 있는 것 같았는데 버닝스위치 워터에는 성분 표시가 전혀 없어서 검색해서 뭔지 더 찾아 보고 먹어야 했다. 애초에 패키지 상태가 이렇다면 간단하게 내용물에 대한 안내라도 해 주시면 좋았을 것 같다. 그 누군가는 알러지가 있을 수도 있고, 그 누군가는 다이어트가 필요 없을 수도 있는데 용도가 불분명한 건강 보조 식품을 아무런 설명없이 내주시다니 배포가 두둑하신 듯 하다. 먹고 탈은 안 났으니 괜찮은 것일까.

그리고 또 하나의 울트라 팬시한 식당인 히노노리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데 입구 찾기가 쉽지 않다. 빌딩 안 쪽을 구비구비 돌아야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울트라 팬시한 히노노리에서는 고급 데마끼를 먹을 수 있다. 점심 시간에는 히노 세트와 노리 세트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고, 저녁 시간에는 회전 초밥집처럼 바에 둘러 앉아 원하는 마끼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데 점심 시간에도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매장이 넓지 않아 대기가 꽤 긴 편인 것 같고 코로나19 때문이라도 당분간은 점심 시간에 매장에서 먹을 일은 없을 것 같아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히노노리 점심 메뉴

  • 히노세트 (유자&광어 + 참치포케 + 구운연어 + 새우튀김 + 가지&우엉) 16,000원
  • 노리세트 (게살아보카도 + 시소&광어 + 소이휩연어 + 네기토로 + 오이매실) 22,000원

점심용으로 우선 가볍게 히노 세트를 주문해서 사무실로 가져와 보았다. 

일반적인 데마키보다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고 초밥도 아니고, 캘리포니아롤도 아닌 것이 바삭함을 살리기 위해 따로 포장된 김과 어울려 맛이 있었다. 다만 처음 꺼냈을 때 비닐에 한 번 놀라고, 덤벙대는 성격이라면 설명서 대로 이쪽 저쪽을 잡고 당겨 보아도 수월하게 분리되지 않고 김과 밥이 분리되는 황망한 상황을 마끼 하나를 먹을 때 마다 겪어야 하니 고통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침착하게 한 쪽만 살살 당겨야 한다. 삼각김밥 포장 풀 때를 생각하면 될 것 같기는 한데 이미 밥 위에 얹혀진 재료가 부담스러워서인지 그렇게 쉽게 빠지지는 않는다.

이 근처에서 특별한 도시락 뭐 없냐며 추천해달라고 하신다면 히노노리나 퍼스트플러스에이드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지만, 히노노리의 점심 세트를 포장해서 드시려면 반드시 차분하게 비닐을 벗길 수 있는 편한 자리가 필요하며, 비닐을 빼다가 나뒹구는 재료에 흥분하지 않을 수 있는 침착하신 분들이어야 가능할 것 같으니 차라리 매장에 가서 드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팀장님은 시원하게 바닥에 풀어 놓고 따로 따로 분리했다가 다시 합체해서 드시는 번거로움을 감수하셨고, 성게알이 듬뿍 올라간 네기토로가 포함되어 있는 노리 세트는 성게알 싫어하시는 팀장님이 안계실 때 혼자 몰래 주문해서 먹었다. 

세트로 골고루 먹어 보니 취향껏 골라 먹고 싶은 욕구가 생겼는데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또 얼마나 다양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게다가 20,000원 어치나 먹었는데 전혀 배가 부르지 않았다. 많이 먹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내게도 마끼 다섯 개는 부족한 양이었다. 35,000원 어치 정도는 먹어야 먹은 것 같을 것 같고, 열 가지 종류 중에 굳이 골라 보자면 네기토로 두 개에 광어 광어 광어 광어, 연어, 오이&매실 정도로 구성해서 먹고 싶다. 

바에서 주문하면 하나씩 내 주신다고 하니 그 때는 비닐 없이 편하게 원하는 종류로 골라 먹을 수 있을테니 좋을 것 같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 거지만 좋은 거 먹으려면 또 열심히 일해야 하는 법이다. 
일주일만 참았다가 명란 라이스 볼 사다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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