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길에서 받은 전단지를 들고 식당을 찾아가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서두르지 않고 여유 부리며 권초밥에 찾아가던 중에 대기줄을 보고 놀라서 돌아서는데 마침 전단지를 손에 쥐고 있었고, 칼국수라니 반가웠고, 그 옛날 전성기를 누리다 사라져버린 등촌 샤브 칼국수라니 더 반갑고 궁금했다.
찾아간 식당 안에서는 들깨 칼국수를 많이들 드시고 계셨다. 그 옛날에도 들깨칼국수가 있었나 모르겠다. 그 때나 지금에나 어차피 들깨 칼국수에는 관심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버섯 칼국수를 주문했다. 향긋한 미나리가 푸짐해서 좋다. 미나리 잘 안 드시는 팀장님 덕에 저 많은 미나리를 거의 혼자 다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2018/12/06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늘 가고싶었던 칼국수 맛집, 가양 버섯 칼국수
미나리가 듬뿍 올라가 있지만 가양 버섯 칼국수보다는 마늘이 덜 들어갔다며 팀장님은 좋아하셨고, 마늘이 조금 덜 들어갔어도 아쉬운대로 얼큰 칼칼한 칼국수를 앞으로도 함께 먹을 수 있을 것이니 나름 만족스러웠는데 무엇보다도 이견이 없었던 부분은 죽이라고 하기에는 볶음밥에 가까운 맨 마지막 밥이 너무 맛이 있어서 이미 부른 배를 잊고 바닥까지 싹 긁어 먹으면서도 아쉬워 했던 것이다.
가양칼국수에서는 사실 기다리지 못해서 우리가 급하게 볶아 먹고 나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바쁘신 탓인지 직접 볶아 주신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고, 그 마지막 밥이 그렇게 맛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등촌 칼국수의 밥은 별도로 가져 가서 볶아서 가져다 주셨고, 국물은 거의 없고 담백한데다가 고소한 달걀 맛이 오묘하게 살아 있어서 정말 신기할 정도로 맛이 있었다.
볶음밥 먹으러 또 가고 싶은데, 코로나19가 발목을 잡는다. 이제는 심지어 더 위험한 수준으로 긴박하게 상황이 바뀌고 있으니 심란하다.
언제까지 사진만 보면서 침흘리고 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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