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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찾아라

d0u0p 2020. 11. 1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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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며 가며 간판을 보고 팀장님이 어딘가에서 본 것 같다 하시더니 광화문에 있는 후라토 식당이 유안타 증권의 리뉴얼된 공간에 들어와 있었다. 

 

 

후라토 식당 메뉴

  • SET1 규카츠, 야마가타 민치 카레, 음료 2개 30,000원
  • SET2 규카츠, 일본식 오므라이스, 음료 2개 29,000원
  • SET3 규카츠, 스테키 정식, 음료 2개 32,000원
  • SET4 규카츠 2개, 음료 2개 33,000원
  • SET5 규카츠, 스테키덮밥, 음료 2개 33,000원
  • 규카츠 15,000원 규카츠 추가 11,000원
  • 규카츠 더블 26,000원
  • 스테키 정식 14,000원 고기 추가 10,000원
  • 스테키 정식 더블 24,000원
  • 스테키 덮밥 15,000원
  • 일본식 오므라이스 11,000원
  • 야마가타 민치 카레 12,000원
  • 우삼겹 덮밥 12,000원
  • 니꾸 온우동 9,000원
  • 히야시 우동 9,000원

원래 규카츠 맛집이라는 것 같지만 팀장님도 나도 규카츠에는 원래 관심이 없고, 요즘 유행하고 있는 보들보들한 반숙 달걀이 올라간 오므라이스가 궁금해서 찾아갔으니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 

 

 

회오리처럼 돌아가는 달걀은 아니지만 적당히 부드러운 반숙이었다. 달걀을 반 갈라서 소스를 뿌려 먹으면 된다고 일러 주고 가셨고, 먹으면 먹을수록 이 오므라이스는 정말 메뉴 이름 그대로 일본식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단 소스가 차가운 상태라 따뜻한 밥과 달걀 위에 얹으니 약간 괴리감이 들었고, 케찹 맛이 강한가 싶으면 단 맛이 올라오는 희한한 맛이었는데 밥과 함께 먹을수록 단 맛이 강해졌다. 입가심하려고 양배추를 한 입 먹으면 양배추도 달고 소스도 달아서 더 달았다. 진짜 오랜만에 신주쿠 어느 호텔 아침식사에서 먹을 수 있을법한 달디 단 계란말이가 떠 오르는 순간이었다. 

 

 

면 좋아하시는 팀장님은 니꾸 우동을 주문하셨는데, 이 날 먹은 것 중에서 이 우동 위에 올려진 구운 대파가 가장 맛있었다. 가로수길에 있는 겐로쿠 우동이 퍼뜩 떠오르는 풍미였는데, 고기가 조금 질긴 편이었고, 면도 약간 심드렁했다. 파 싫어 하시는 팀장님 덕에 대파 실컷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므라이스 메뉴가 여의도에서는 보기 힘들기도 했고, 으른이 되고 나서 이제는 전설같은 오므토토마토가 성업중일 때 몇 번 별미로 먹었을 뿐이지만, 오전 내내 마우스질을 열심히 한 날에는 한식을 먹으려면 젓가락을 들고 쉴새없이 반찬과 반찬 사이를 오락가락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니 가끔은 오므라이스처럼 푹 퍼 먹고 가끔 상큼한 반찬 하나 집어 먹는 간단한 메뉴도 필요했다. 그래서 후라토에 가기 전에 지난 번에 마파두부만 먹고 스쳐 지나갔던 에이쎕 키친 & 바에도 갔었는데, 단촐해 보이지만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깔끔했던 그 오므라이스가 새삼 맛이 있었던 것임을 상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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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쎕에서 먹었던 메뉴는 마파두부와 함박스테이크였는데 좋아하는 마파두부는 내 취향이 아니었고, 함박스테이크는 내 취향이 아니라 에이쎕을 머리에서 지워 놓았었는데, 알고 보니 오므라이스 맛집이었던 것이다. 

 

 

함박스테이크를 먹을 때 소스가 슴슴해서 전체적으로 밋밋한 인상이었고, 오므라이스도 첫 입은 밋밋한 인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밥과 소스를 잘 버무려 먹으니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계속 당기는 찰떡 궁합의 맛이었다. 다음 날 다시 사진을 들여다 볼 때도 흐뭇하게 다시 떠오르는 맛이었다. 

 

 

위치가 상당히 외진 곳이라 그런지 원래 저녁에 바를 운영하시는 것이 메인이라 그런지 보통 식당보다 테이블 간격이 넓고 여유가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테이블이 몇 개 없어서 붐비면 기다려야 하고 만석일 때는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옆 테이블과 바짝 달라붙어 앉아 모든 대화를 공유하는 번잡함이 없어 좋다. 후라토 식당은 빌딩 특성 때문인지 창이 없고 환기가 어려운 구조인데 안에서 모두들 소고기를 굽고 있어서 연기가 자욱했고, 하루 종일 먹지도 않은 고기 연기 냄새가 가시지 않아서 힘들었다. 아예 환기가 안되는 상황은 아니고 환기는 분명 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힌 공간이라 그런지 갑갑한 느낌이 있었고, 기다리기도 오래 기다렸고, 시끄럽기도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여러 모로 즐거운 식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북적이는 공간에서 신나게 식사하시는 다른 분들의 강철 체력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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