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마파두부 먹으면서 보고 왔던 점심 특선 훠궈를 초복을 맞이하여 먹을 수 있었다. 팀장님이 쏴 주셨다. 팀장님 만세!
2020/07/08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마파두부를 찾아서
옆 테이블에서는 마라탕, 마파두부, 꿔바로우 등을 드시고들 계셨고, 여전히 마라탕 맛과 샹라시아 맛이 궁금한 상태이지만 훠궈가 맛있는 집이라고 하니 훠궈가 제일 궁금하기는 했다. 2인 이상 주문 가능한 점심 특선 훠궈탕은 호주산 소고기와 양고기, 모듬야채, 모듬버섯, 기타모듬, 당면사리, 소스로 구성되어 있다. 훠궈탕 종류도 여러 가지라서 선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따로 묻지 않으시고 기본인 홍탕 반, 백탕 반으로 가져다 주셨다. 토마토탕이 궁금했었는데 메뉴판을 살펴 보니 뭔가 애매하게 적혀있다. 훠궈탕이 홍백탕, 홍탕, 백탕, 토마토탕 종류별로 각 15,000원씩인데 정식 주문시 포함되어 있고, 홍탕과 홍토탕을 주문할 경우 5,000원씩 추가된다고 아래에 추가로 적혀 있는데, 홍탕은 이미 정식 주문에 포함되어 있는 종류인데 반반이 아니라 홍탕만 전부 주문하면 추가 요금을 받으신다는 말일까, 홍토탕은 홍탕과 토마토탕을 섞어서 만든 또 하나의 다른 종류의 탕인지 홍탕과 토마토탕을 주문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지 그 또한 이해하기 힘들었다. 다음엔 꼭 물어보고 홍토탕이나 토마토탕으로 먹어봐야겠다.
소스바에는 마장, 간장, 마늘, 칠리, 홍두부, 부추즙, 고수, 사차장, 천추(중국식 식초), 고추기름, 땅콩, 참기름, 자차이 등이 준비되어 있고 각자 취향에 맞게 섞어서 가져오면 되는데 팀장님이 어떻게 하냐고 다섯 번은 물어 보신 것 같다. 저야 제 취향대로 당연히 고추기름 팍팍 넣고 식초 팍팍 넣고 고수 팍팍 넣어 만들 예정인데 그렇게 드시라고 권해드릴 수는 없으니 대답하기 곤란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 정도 예시가 붙어 있으니 참고해서 취향에 맞게 싫은 양념은 빼서 드시면 되는데, 뭐든지 같이 함께 하는 걸 좋아하시는 사회성 충만한 분이라 소스도 같은 취향으로 드시고 싶어서 그러셨을지 모르지만 팀장님은 파, 마늘, 양파, 쑥갓, 당근, 미나리, 고수 등 향이 나는 채소들은 다 싫어 하시고 나는 그런 채소들만 있으면 그 어떤 느끼한 음식도 참고 먹을 수 있는 사람이니 같은 소스를 함께 먹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인 나는 내 입에만 맞게 칠리소스를 기본으로 이것 저것 담으면서 마늘을 충분히 많이 넣어서 한 가지를 만들고, 부추가 궁금해서 부추와 간장, 참기름을 넣어 또 한 가지를 만들었다. 둘 다 좋았는데, 이제서야 매콤한 탕에 넣은 고기는 고소한 마장소스와 먹으면 부드럽게 중화되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엔 파마늘 가득 넣은 마장소스를 꼭 챙겨 먹어야겠다.
훠궈는 팀장님과 중국에서 처음 먹어 본 음식 중 하나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여의도에서 팀장님과 훠궈를 먹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기도 했다. 그 20년 전에도 홍탕에 마라 소스를 추가로 더 풀고 말고기까지 주문해서 거부감 없이 맛있게 잘 먹었었다. 중국 향 가득한 훠궈를 한바탕 점심으로 먹고 돌아와서 한동안 훠궈는 쳐다보기도 싫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사진을 보고 있으니 침이 고인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침이 고인다는 것은 입에 맞았고, 맛이 있었다는 것이니 또 먹으러 가야겠다.
올케한테 사진으로 자랑 한 판 하고 먹다 보니 면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메뉴판에서 고기와 채소, 각종 면을 선택해서 주문해 먹었던 북경에서의 훠궈와는 달리 점심 특선이라 일정량으로 정해진 재료들로 받았으니 추가 주문을 하지 않는 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 면 종류가 넓적한 당면 한 가지인 것이 꽤 아쉬웠다. 메뉴를 특선으로 결정해 버리고는 상세한 메뉴를 확인하지 못해서 면 종류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홍탕 국물에 면을 조금 더 넣어 먹으면 마라탕을 따로 먹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면이 너무 부족했다.
2018/04/28 - [TOURING/FRIENDLY] - 북경여행 : 고북수진 2편, 몽골식 훠궈 맛집, 고관샤브샤브
몽골식이라 화로가 조금 다르게 생겼던 고북수진의 훠궈집이나 북경 까르푸의 훠궈집에서나 또 그 이전에 갔었던 보통의 프랜차이즈 훠궈집에서도 생면, 건면, 당면 등 다양한 종류의 면을 볼 수 있었고 원하는대로 넣어 먹었었다. 마라탕 전문점에서도 기본적으로 면은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어서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 때 먹었던 다양한 생면들이 먹고 싶어졌다.
탕도 지금 보니, 중국에서 먹었던 훠궈는 백탕이 아니라 청탕이었던 것 같다. 백탕이야말로 개인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른 탕일 것 같은데 기본으로 백탕을 드시는 것도 희한한 일이다. 적어도 나는 뿌옇고 하얀 사골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좋다. 청탕이 있었으면 꼭 청탕으로 먹었을 것 같다.
면은 부족했지만 꽃빵을 서비스로 주셔서 탄수화물은 부족하지 않았지만 꽃빵은 거의 튀겨서 익힌 상태라 적극적으로 손이 가지는 않았다. 아이스크림까지 후식으로 챙겨 먹고 일어서니 뱃 속이 가득 차 든든했다.
매캐한 마라향과 든든한 기운이 하루 종일 따라다녀서 저녁도 건너뛰고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삼계탕에 대적할 만한 보양식이 되고도 남는다. 만족스러운 보양식이었다. 매운 새우 요리 먹어봐야 하니 중복에 한 번 더 가자고 졸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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