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몰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지나가는 길에 입구에 서 있던 패널이 제로 페이를 쓸 수 있다며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일단 점심을 먹고 나온 길이니 잠깐 멈칫했다가 다음을 기약하며 메뉴만 훑어보고 돌아왔다.
수없이 많은 메뉴 중에 눈에 들어왔던 것은 남산돈가스였고, 막상 키오스크 앞에 서니 일반 돈가스 외에도 매운 돈가스 메뉴가 있길래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 메뉴를 선택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제로페이를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힘들었다.
키오스크를 살펴 보면 바코드를 스캔하는 부분이 있고 그곳에 바코드를 인식하는 것임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는데 푸드엠파이어를 이용할 때 아워홈인지, 아니면 빌딩 내부 식당 구성원을 구분하여 관리하는 멤버십이 있는지 멤버가 아닌 경우 버튼을 누르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해당 버튼을 꼭 눌러야 외부인 제로페이가 결제되는 것이라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구가 적힌 연두색 버튼이 화면 하단에 있었다. 결제 진행하는데 무슨 멤버를 가리는지 알게 뭐냐며 결제로 넘어가 바코드를 스캔하려니 두 번이나 결제에 실패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결제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버튼을 눌러야 하나 의심스러워서 눌렀더니 그제야 결제로 넘어갔다. 같은 문제로 옆 키오스크에서 당황하고 계신 팀장님께 얼른 알려드리고 결제를 마치고 나왔다. 버튼에 넣는 문구가 어찌나 관리자 입장에서의 주관적인 문구인지 알고는 계시는지 모르겠다. 푸드엠파이어는 원래 직원용 식당인가 의심스러워지는 첫 번째 순간이었다.
매운 돈가스가 기대했던것보다 많이 매웠다. 게다가 남산 왕돈가스이니 양도 푸짐했다. 주머니 다람쥐 위장만한 위장을 가진 자가 또 까맣게 잊고 바보같이 푸짐한 왕돈가스를 주문했던 것이다. 그냥 딱 반만 먹고 싶다. 많이 못 먹는게 꼭 위가 작고 못 먹어서라기 보다는 뭐라도 이렇게 같은 음식이 접시에 한가득 담겨져 있으면 지레 질려서 더 못먹게 되고 마는 것 같다.
중간 중간 잘라 먹기 귀찮으니 일단 처음부터 열심히 잘라 두고 먹었다. 매워서 당연히 물을 찾게 되었는데 물은 퇴식구 옆에 식수대가 있었고 일반 종이컵도 아닌 얇은 종이컵이 비치되어 있어서 한 번 마시고 나면 종이컵은 흐물거리는데다가 다시 또 물을 뜨러 가려면 하세월 걸어가야 했으니 이제 매운 돈가스는 먹지 않기로 했다.
희한한 것은 푸드엠파이어 내에 다양한 코너가 있는데 그 중 몇 군데는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아마도 해당 코너 앞에서 직접 주문해야 하는 것 같은데 그것도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 키오스크에서 고민하고 나와 앉아서 둘러 보니 저런 메뉴도 있었는데 나는 왜 키오스크에서 못 봤을까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진짜 직원용 식당이라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구분해 주지도 않고 안내도 해 주지 않는 것이었을까.
일단 키오스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메뉴들은 정리해 두고 가기 전에 확인하고 가야겠다.
청진동 순두부
- 매콤 오징어 볶음 정식 11,800원
- 청진동 해물 순두부 9,000원 / 세트 12,000원
- 맑은 황태 순두부 9,500원 / 세트 12,500원
- 돼지고기 두부 김치찌개 8,500원 / 세트 11,500원
- 차돌 버섯 두부 된장찌개 9,500원 / 세트 12,500원
- 자반 고등어 구이 4,800원 +세트 메뉴에는 고등어 포함
부자밥
- 오징어 부자밥 & 떡갈비 11,000원
- 전주 비빔밥 & 떡갈비 11,000원
- 불고기 부자밥 8,800원
- 오징어 부자밥 8,800원
- 전주 비빔밥 8,800원
- 고추장 삼겹 부자밥 9,500원
- 꼬막 철판 비빔밥 9,000원
- 꼬막 해초 비빔밥 9,800원
남산 왕 돈까스
- 클래식 왕 돈까스 10,300원 / 미니우동 세트 12,300원
- 매운 왕 돈까스 10,800원 / 미니우동 세트 12,800원
- 갈릭 크림 왕 돈까스 11,000원 / 미니우동 세트 12,800원
- 반반 왕 돈까스(클래식&갈릭크림) 11,300원 / 미니우동 세트 13,000원
- 반반 왕 돈까스(매운클래식&갈릭크림) 11,000원 / 미니우동 세트 13,000원
- 치즈 왕 돈까스 12,000원 / 미니우동 세트 14,000원
- 고구마 듬뿍 치즈 왕 돈까스 12,800원 / 미니우동 세트 14,800원
- 남산 왕 돈까스 정식(클래식&생선&새우) 13,000원 / 미니우동 세트 15,300원
- 모닝빵 1,000원
치맥헌터
- 헌터치느님 4/7/14pcs 7,500원/10,500원/18,000원
- 매콤치느님 4/7/14pcs 7,800원/11,000원/19,000원
- 간장순살치킨 13pcs 7,800원
- 매운 고추 닭강정 / 허니 갈릭 닭강정 8,500원
- 순살파닭 8,500원
- 헌터세트 12,000원
- 치맥 세트 16,000원
- 서프라이즈 프라이즈 / 생맥주 3,500원 / 4,000원(키오스크에서 신분 확인 안하고 생맥주 팔 수 있나?)
명동칼국수
- 얼큰칼국수보쌈세트(칼국수+보쌈+공기밥) 14,000원
- 칼만두세트(칼국수+왕만두2개) 11,000원
- 얼큰칼만두세트(얼큰칼국수+왕만두2개) 11,500원
- 만두국 8,500원
- 얼큰칼국수 8,500원
- 칼국수 8,000원
- 냉모밀/만두세트(왕만두2개) 단품 8,000원/ 세트 11,000원
- 콩국수 9,000원
- 명동왕만두 9,000원
- 교자만두, 감자만두, 갈비만두는 칼국수 만두코너에서 개별주문 (왜? 이것만?따로?)
세븐포인트 피자
- 베이컨 칠리 토마토 파스타 단품 8,800원 / 세트 9,800원
- 베이컨머쉬룸크림 파스타 단품 9,500원 / 세트 10,500원
- 치오피노 파스타(해산물 스튜 파스타) 단품 10,500원 / 세트 11,500원
- 소시지 오므라이스 단품 9,000원 / 세트 10,000원
- 프레시 마르게리따 피자 단품 8,800원 / 세트 9,800원
- 콤비네이션 피자 단품 8,800원 / 세트 9,800원
- 페퍼로니&하와이안 피자 단품 8,900원 / 세트 9,800원
- 무화과 호두 고르곤졸라 피자 단품 9,500원 / 세트 10,500원
손수면옥
- 함흥 물냉면 단품 8,000원 / 세트 10,000원
- 함흥 비빔냉면 단품 8,500원 / 세트 10,500원
- 함흥 회냉면 단품 9,000원 / 세트 11,000원
- 사골 조랭이떡 만둣국 8,800원
- 고기 왕만두 6개 6,800원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나 메뉴가 많은데 혹하는 메뉴가 없다. 너무 키오스크와 메뉴판을 바쁘게 살펴서 먹을 게 없다고 생각했었나 싶었는데 다시 봐도 딱히 먹고 싶은 메뉴가 없다. 제로페이를 쓸 수 있다 하더라도 굳이 진주집 칼국수, 콩국수를 두고, 에덴식당의 비빔밥을 두고, 청석골의 순두부를 두고, 연안식당의 꼬막비빔밥을 두고, 모모 돈가스를 두고, 각종 냉면 전문점의 냉면을 뒤로 하고 푸드엠파이어까지 찾아 가서 먹을 이유가 없다. 일단 멀기도 하고. 먼 거리를 감수하고 저렴해서 간다고 하기에는 저렴하지도 않고 지척에 맛있는 식당이 널렸는데 굳이 맛 없는 푸드코트까지 갈 일인가.
그나마 키오스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므라이스 메뉴가 있는 식당이 궁금하기는 했었는데, 개별 주문하면 제로페이는 또 되는지도 안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잭슨피자가 영업을 종료해 버린터라 고르곤졸라 피자나 한 번 먹으러 가봐야겠다.
의외로 제로페이가 쓸 모가 있어서 소심하게 구매해 두었던 상품권 액수를 거의 다 소진한 상태에서 미용실에 갔더니, 미용실에서도 제로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어서 결국 제로페이는 탕진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지난번처럼 10% 할인은 아니지만 7% 할인된 서울사랑상품권을 곧 추가발행한다고 하니 학수고대하고 있다. 한도 꽉 채워서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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