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공기를 희뿌옇게 채우던 날 아무 생각 없이 찾아 갔다가 30분 만에 겨우 들어가 앉은 권초밥
드디어 지도에 위치가 잘 나온다. 지난 번에는 팀장님만 런치 초밥을 드셨으니 아쉬워서 런치를 먹겠다며 찾아 갔는데 열한시 반이 아주 조금 지난 시간에 도착했는데 이미 줄이 길었고, 마음 먹고 나왔으니 줄 끝에 서서 기다리다 보니 자리에 앉기까지 30분이 넘게 걸렸다. 내부가 좁아서 더 그렇기도 하지만 줄이 긴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2020/06/24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낯선 식당 도전하기, 일식과 일식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식당들
- 런치초밥 10pcs 10,000원
- 우동 7,000원
- 모밀 7,000원
- 특선초밥 12pcs 15,000원
- 권초밥 13pcs 20,000원
- VIP초밥 14pcs 25,000원
- 회덮밥 9,000원
- 광어회덮밥 15,000원
- 연어덮밥 10,000원
초밥 10개로 구성된 런치를 주문하니 튀김과 소바가 따라나오는 메뉴가 만원이니까 다들 줄을 선다. 기름진 연어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바로 배출하는 몹쓸 장을 가진 내게는 어려운 구성이었지만 맛있게 잘 먹었고, 소바와 튀김까지 함께 먹으니 양이 정말 푸짐해서 배가 너무 불렀다. 다음에는 흰살생선만 주문해 먹어야겠다. 연어도 연어지만 특히 달디 단 일본식 계란은 먹고 나면 마음까지 안 좋으니, 그냥 흰살 생선으로만 한 접시 채워 먹고 싶다.
어느날 갑자기 엑스트라 팬시하게 나타난 현초밥
냉면 먹으러 가는 길에 화려한 외관으로 유혹하는 식당이 있어서 들여다 보니 초밥집이라 바로 다음 날 찾아갔는데, 메뉴 선택을 잘못해서인지 초밥을 먹었지만 초밥을 다시 먹고 싶게 만드는 그런 헛헛함을 안겨주는 식당이었다. 눈에 띄는 예쁜 외관에 인테리어도 깔끔해서 상큼한 샐러드 가득 들어 있는 캘리포니아 롤이 어울릴 법한 식당이었는데 검색해 보니 프랜차이즈 초밥집이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부터 초밥은 전혀 모르실 것 같아 보이는 셔츠 입은 사장님이 우왕좌왕하시는 모습이 보였는데,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시지만 식당 운영 오늘 처음 하시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이어서 안타까웠다. 출입문도 두 군데라 어느 쪽으로 서야 할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데 식당 안에서 셔츠 입은 아저씨가 갑자기 테이블을 정리하시길래 식사하러 오신 이 근처 직장인인 줄 알았고, 아니 얼마나 빨리 드시고 싶으시면 테이블을 손수 치우시나 했는데 자리 치워지고 들어갈 때 보니 사장님이신 것 같았다. 홀에 계시는 분들은 유니폼 티셔츠를 입고 계셨는데 그에 비해 너무 이 근처 흔아저씨들과 똑같은 복장으로 테이블을 치우고 계셔서 착각의 늪에 빠졌던 것이다.
권초밥과는 다르게 메뉴판에 초밥 구성이 다 적혀 있어서 주문할 때 마음이 편하기는 했다.
- 현초밥 10pcs (광어2, 연어2, 초새우1, 장새우1, 황새치불초밥1, 유부1, 롤1, 안키모1) 12,000원
- 특선초밥 12pcs (광어2, 연어2, 황새치불초밥1, 눈다랑어1, 흰살생선1, 꽃등심1, 타코와사비1, 초새우1, 장새우1, 계란1) 17,000원
- 스페셜초밥 12pcs (광어2, 연어2, 광어지느러미1, 꽃등심1, 성게알1, 참다랑어1, 눈다랑어1, 생새우1, 장어1, 전복 또는 관자1) 22,000원
- 점심특선 : 우동정식 (광어1, 연어1, 새우1, 유부, 계란1, 황새치불초밥1, 롤1, 우동) 10,000원
- 점심특선 : 냉모밀정식 (광어1, 연어1, 새우1, 유부1, 계란1, 황새치불초밥1, 롤1, 냉모밀) 10,000원
- 점심특선 : 꽃비정식 (광어1, 연어1, 새우1, 유부1, 계란1, 황새치불초밥1, 롤1, 꽃등심비빔면) 12,000원
다른 테이블에서들 샐러드볼에 들어 있는 무언가를 드시는 것 같았는데 그것이 꽃비정식에 나오는 꽃등심 비빔면이었고, 점심특선 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메뉴였다. 우동정식과 꽃비정식을 주문해 먹다 보니 초밥을 먹으러 들어 왔었던 것 같은데 막상 내 눈 앞에는 초밥다운 초밥이 광어 초밥 하나뿐이라 초밥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팬시한 인테리어에 팬시한 메뉴 구성에 맛이 없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끌리는 무언가가 약간 부족해서 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무려 같은 빌딩 윗 층에 신희초밥도 있는데 입구에 터 잡으신 배포는 훌륭하시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초밥집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동가홍상이다. 초밥 먹으려면 줄 서야 한다.
'EA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숙원이었던 박찬일 팔레토 스테이크 덮밥 (0) | 2020.08.07 |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여름 국수 대잔치 (0) | 2020.08.04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칼칼한 국물떡볶이, 공수간 (0) | 2020.07.24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초복 맞이 몸보신 훠궈, 불이아 (0) | 2020.07.20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제로페이 탕진잼, 푸드엠파이어는 직원용 식당인가 (0) | 2020.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