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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비싼 점심 : 보리굴비 무끼

d0u0p 2020. 1.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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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뭘 찾아 보다가 여의도에 있는 보리굴비 맛집이라길래 무심코 내용을 읽어 보았는데 가볍게 가서 점심 먹기에는 일단 저렴하지 않아서 생일이나 되면 핑계삼아 가보자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팀장님이 남은 회식비를 탕진하자며 점심이 아닌 저녁 시간에 뜬금없이 들렀다.  

원래 활어회 전문인 식당이라 그런가 점심, 저녁 할 것 없이 대체로 예약을 해야 하는 것 같았다. 그냥 생각나서 들렀는데 맞이하시는 분은 왜 예약을 안하고 오셨냐며 더 궁금해 하셨다. 다음에는 꼭 예약하고 가기로 하고 싶지만, 사실 다음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참굴비는 38,000원이고 중국산 부세로 만든 보리굴비 정식은 28,000원이다. 암만 중국산이라도 뭐 보리굴비 가격은 어딜 가도 비싸니까 그런가 보다 할 수는 있는데, 중국산 부세 28,000원 주고 사먹었다고 하면 엄마마마님께 혼난다. 참굴비는 예약을 안하면 일단 못 먹는 것 같고 일반 보리굴비가 기본인 것 같았다. 보리굴비는 사이즈도 넉넉하고 솥밥도 푸짐해서 좋았는데, 푸짐한 음식 좋아하시는 손님에게 좋은 것일 뿐이고, 엄마마마님의 표현에 의하면 진주 애꼽자기 먹는둥 마는둥 하는 나에게는 반 이상 먹을 수 없는 양이라 많이 남았다. 팀장님이 선전하셨지만 절대 다 먹을 수는 없는 양이었다.

반찬 중에 의외로 명란이 고소한 기름냄새와 어울려서 맛이 있었는데, 김치가 없었다. 볶은 김치가 있긴 했는데, 그냥 일반적인 배추김치, 깍두기 따위의 김치가 없어서 의아했다. 보리굴비를 녹차물에 만 밥과 함께 먹으면 간이 딱 좋고, 고소하게 구워진 굴비는 껍데기까지 바삭하게 잘 구워져 맛있었는데, 다만 반찬이 반 이상은 젓갈 구성이라 곰소항에서 먹었던 젓갈 정식이 갑자기 떠오를 정도인데다가 요즘 A형 간염이네 뭐네해서 젓갈은 특히나 손이 안가서 젓가락을 어째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집어 먹은 명란이 맛이 있었다. 까짓 반찬, 밥과 굴비 있으면 게임 끝이긴 하다. 

혹시 보리굴비가 언젠가 먹고 싶다면 갈 수는 있겠는데, 정말 이 가격이 최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엄마마마님께 냉장고에 묵혀둔 보리굴비를 꺼내달라고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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