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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오랜 옛맛 청석골 feat. 장염

d0u0p 2019. 12. 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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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병인가, 또 장염이다. 

몇 년 전 빈혈이 있고 기력이 쇠했을 때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장염이 쉽게 올 수 있다는 용한 내과 선생 말씀대로 빈혈 때문인지, 만성 피로 탓인지, 엄마마마님께서 오랜만에 주신 꼬막때문인지, 이미 좋지 않은 컨디션에 신나게 현선이네 떡볶이를 먹어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장염이다. 발단은 일주일 정도 간헐적으로 오른 손에 쥐가 났던 것과 위통, 간헐적 경련, 오른 발에 쥐가 났었는데 모든 증상이 심한 상태가 아니라 되도록이면 쉬어 가고 있었는데, 떡볶이를 맵게 먹은 다음 날부터는 느닷없이 속쓰림이 시작되었다. 

속쓰림 상태도 먹고 바로 쓰린지, 공복에 쓰린지에 따라 뭐가 다르다고 해서 어느 때 쓰린 상황인지 좀 살펴 보다가 공복일 때 쓰림이 이틀 정도 계속 나타나길래 병원에 들렀더니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 증상이라며 일단 처방을 받아 약을 먹기 시작했고, 약을 먹기 시작하니 원래도 심하지 않았던 증상들이니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서 음식을 많이 가리지 않고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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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내자며 소고기도 잘 먹고 장어도 잘 먹고, 게다가 일 년에 몇 번 안 먹는 아이스크림을 무려 컨셉스토어까지 찾아가서 신나게 먹고 왔더니 증상이 바뀌었다.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 커피를 함께 먹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장이 탈이 났다.

다녀 와서 그 다음 날 부터 두 끼 쯤, 먹자마자 화장실을 다녀 오고 나니 이대로는 안되겠다싶어서 병원에 다시 가서 약을 새로 받아 왔다. 위장약과 식도염 약은 잠깐 그만 먹고, 장염약부터 다 먹고 나서 위장약 중 액체로 된 약은 빼고 나머지를 다 먹고 그 다음에 오라 하신다. 

휴가를 내고 약을 먹고 기운을 차리면 회사에 가려고 했으나, 남은 휴가도 하루밖에 없으니 꾸역꾸역 출근을 했으니 점심 메뉴가 걱정이었다. 그나마 약을 먹으니 속이 편해져서 적당히 누룽지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청석골을 가기로 했다. 

그 옛날 지금 팀장님 아닌 다른 분이 팀장님이실 적에 그 분이 잘 드시던 누룽지 세트가 아직 있다. 그 때는 순두부의 종류가 여러 가지였는데 지금은 순두부는 한 종류이고 된장과 청국장이 있어서 누룽지 세트를 주문하면 순두부나 된장, 청국장 중 하나와 누룽지를 함께 먹을 수 있다. 장 컨디션에 딱 좋은 된장과 누룽지를 함께 먹으니 안성맞춤이었다. 게다가 청석골에서 순두부 말고 해물된장은 처음 주문해 보았는데 왜 먹어볼 생각을 안했을까 반성하게 되었다. 너무 훌륭하게 맛있는 맛은 아니지만 적당히 입에 붙는 맛이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사무실 근처에서 된장찌개를 먹어 본 기억도 별로 없고, 엄마마마님께서 요즘 잘 끓여 주시지도 않아서 된장찌개 먹어본 지 오래 되었는데 청석골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생각을 못 했다.

자주 가야겠다.

순두부야 말로 얼른 위염, 장염 낫고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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