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지글지글 돌판 위에서 춤추는 짜장, 파주 돌짜장

d0u0p 2019. 10. 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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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일정을 시원하게 치워 버리고 나들이삼아 한적한 아울렛에 들렀던 날, 의외의 기쁜 소식에 저녁까지 먹게 되어 급하게 근처 맛집을 찾아보니 돌판 위에 올려 주는 짜장면이 있다고 해서 혹했다. 붉게 빛나는 하늘을 등지고 달려간 돌짜장 집은 네비게이션이 일러주는 대로만 가다 보니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외진 곳에 있었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동네일까, 길이 좁고 건너편 길에서 중앙선을 넘어 들어가라고 네비게이션이 일러줘서 마음이 불편했다. 지난 번 더티트렁크 갔을 때에도 반대편 길에서 넘어 들어가라고 알려 주더니 또 같은 상황이 되었다.

2019/08/30 - [VISITING] - 더티트렁크

 

더티트렁크

파주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고 카메라타에 가려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차를 돌려 들렀다. 2019/08/29 - [SHOWPPING] - 안녕, 구찌 불러오는 중입니다... 층고가 높아서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평일이었는데도 사람도..

d0u0p.tistory.com

아직 포스팅하지 않았지만 네비게이션이 또 같은 상황을 만들어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 이제 다른 앱을 써봐야겠다. 

식당은 꽤 넓었는데 평일 저녁이라 여유로워서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판 짜장이 등장했다. 지글지글 끓고 있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며 끓고 있는 짜장을 휘적대며 먹기 시작했는데, 짜장 위에 솔솔 뿌려진 깨가 너무 고소해서 깜짝 놀랐다. 식당에서 이렇게 신선하게 고소한 맛을 내는 깨를 먹어본 적이 있었나 의아할 정도로 정말 고소한 맛이었다. 

전라도 음식에서의 화룡점정은 참깨와 참기름 몇 방울로 마무리하는 것이라 엄마마마님의 음식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새와 맛이지만 식당에서 먹을 때 같은 느낌이었던 적은 매우 드물었는데, 마무리 깨의 고소한 맛 그 하나 덕에 짜장에 포함되어 있는 모든 재료에 무한 긍정 신뢰가 생겼다. 사실 간은 내 입맛에는 슴슴하고 부드러운 편이라서 더 먹겠다거나 또 먹겠다거나 홀렸다거나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가족 단위로 식사하러 오시는 손님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 슴슴한 간은 어린이들에게 안성맞춤인 느낌이었다. 

잘 볶아진 야채와 쭈꾸미, 새우를 찾아 함께 씹어 먹는 느낌도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 돌판에 눌어 붙은 고소한 면을 꺼내 먹는 것이야말로 돌짜장의 백미인 것 같다. 뒤적거리지 않고 꾹꾹 눌러 두었으면 고소한 면을 더 많이 먹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다음에 가게 되면 얌전하게 위에서부터 차근 차근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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