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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부대찌개 강약강약, 여의꽃섬과 완백부대찌개

d0u0p 2019. 10. 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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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찌개는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인 여의꽃섬에서 주로 먹었었는데,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서 멀리 식객촌 한옥집에 찾아갔더니 악연인지 필연인지 한옥집이 잠시 수리중이라 영업을 하지 않아서 망연자실한 그 장면에서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완백 부대찌개에 가 보기로 했다. 팀장님은 이미 광화문에서 가 본 적이 있고 썩 훌륭하지 않아서 이 동네에서 왜 줄을 서서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지만, 혹시 여의도는 더 맛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냐며 부득불 강권하여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메뉴가 약간 복잡했다. 기본 완백이 있었고 다양한 메인 재료로 여러 가지 메뉴가 분리되어 있었는데, 섞어서 주문할 수도 있다고 한다. 대기명단에 다들 메뉴도 미리 정해서 적어 놓았길래 훑어 보고 적당히 골랐다. 고기 완자가 들어가는 메뉴와 스팸이 메인인 메뉴를 혼합 주문했다. 

스팸을 캔 그대로 가져와서 넣어 주셨고, 적당히 알싸하게 익은 백김치를 내어 주셨다. 꽃섬도 백김치가 함께 나왔던 것 같은데 두 집 다 김치는 맛이 있고, 꽃섬에서 먹을 때에는 몰랐는데 완백 부대찌개를 먹어 보니 꽃섬탕이 그런 것이었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완백 부대찌개는 첫 맛은 강하고 좋았고, 내용물도 적당히 실해서 좋았는데 계속 먹다 보니 처음에 느낀 강한 인상이 부담스러졌다. 꽃섬에서 강조했던 것이 꽃섬탕에 들어가는 햄, 소세지 등을 미리 삶아서 쓴다는 것이었는데 밋밋하다고 느껴질 법도 할 만한 그 맛이 사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부대찌개야 들어가는 재료가 대부분 정해져 있으니 어느 집이 더 맛있다고 따지기 어려운 메뉴라고 생각한다. 강렬한 인상의 완백 부대찌개가 입에 붙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의 꽃섬탕이 더 좋은 사람도 있는 것일 뿐이다. 

다만 우리는 거리도 멀고 줄도 긴 완백 보다는 꽃섬을 더 찾아가게 되겠지. 완백 메뉴 중에 새로 나왔다는 꽁치와 묵은지가 들어간 메뉴가 궁금했는데, 이 메뉴는 2인분만 주문할 수 있어서 먹을 수 없었다. 

팀장님이 뼈가 싫다며 또 꽁치가 싫다고 하셨지만, 그림에서도 통조림 꽁치인 것이 보이는데 뼈가 씹힐리가 없다. 그냥 꽁치가 싫으신 것 같다. 해장옥의 꽁치 비빔밥은 혼자 몰래 가서 먹고 오면 될 것 같은데 옆 테이블 으르신들이 맛있다며 잘 드셨던 꽁스찌개는 먹어볼 방법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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