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카베코 미니 카탈로그를 받았다.

d0u0p 2019. 8. 25. 10:00
728x90
반응형

[사진 샤프]

탄신일에 적당히 맞춰 도착한 친구의 생선은 엄마마님께서 시원하게 포장을 풀어 버리셨다. 그 중 눈에 들어온 포장된 박스에는 카베코 샤프가 들어있었고, 카베코의 미니카탈로그도 함께 있었다. 샤프는 새로 나온 디자인인가, 카베코 스포츠 프로스트 라인인 것 같다. 새 디자인을 잘 몰라서 보자마자 이것이 야광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막 이불 속에 넣어 보고 그랬는데, 안타깝게도 야광은 아니었다.

집으로 도착한 각종 아이템들이 대체로 다 좋았지만 특히 미니 카탈로그가 조금 더 좋았다. 카탈로그라니, 이런 게 있구나 싶은 마음에 포스팅하기로 했다. 전에 어디선가 카베코 만년필을 궁금해 하던 분이 있었고, 만년필 별로 닙 사이즈를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았는데 카탈로그에 정리된 페이지가 있었다. 

아니, 이렇게 펼쳐 놓고 들여다 보고 있으니 닙이 탐이 나긴 난다. 견물생심이라더니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골드닙은 다르긴 다르겠지 뭐 그런 마음이 막 피어 오르고 있다.

예전에 독일에서 사 온 릴리풋이 닙이 말썽꾸러기라 아직까지도 종종 심드렁한데, 모든 닙이 호환되는 규격이라니 그렇다면 닙을 당장 바꾸고 싶어졌다.

캘리그래피용도 가지고 있는데 스틸닙 특유의 뻑뻑함이 있고 자주 쓰지 않아서 그런지 가로획을 그을 때 잘 끊어진다. 카베코 페르케오는 최신 버전이라 흐름이 개선되었다고 하니 차치하고, 진짜 맨 처음 입문용으로 구매한 카베코 스포츠가 정말 부드럽게 잘 써져서 아직도 애용하고 있는 걸 보면, 릴리풋은 닙을 바꿔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문제는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립 부분이 대체로 플라스틱이고, 릴리풋은 바디와 같은 소재라서 닙을 쏙 바꾸면 그 괴리감은 어찌할 것인가 걱정스럽다. 

가지고 있는 릴리풋은 왼쪽에서 세 번째에 있는 동색인데 닙 사이즈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지만 쓸 때 느낌으로는 M닙일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립에서 닙만 쏙 빼서 교체하는 방법도 있으려나 좀 자세히 들여다 봐야겠다. 안될 것 같지는 않지만, 잘 못 하면 망할 수 있다. 

일단 여유분이 있는 캘리그래피용 닙을 살짝 비틀어 보니 돌아가길래, 릴리풋의 닙도 살살 비틀어 보았는데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 난데없이 닙만 쏘옥 분리되었다. 

앗싸?! 그렇다면 스페어 닙을 구매해야겠다. 독일 아마존에서 검색했는데 카탈로그에서 볼 수 있는 닙이 다 보이진 않았고, 호환 가능한 모델중 금도금 060닙이 있어서 일단 주문했다. 닙 가격은 비싸지 않았는데 배송료가 넉넉히 2~3만원쯤 붙었다. (환율 계산하기 싫어서 어림잡은 계산이라 정확하지 않다.) 급하지는 않으니 그냥 일반 배송으로 넣었는데 9월 중순에나 도착할 예정이다. 다시 써 봐도 릴리풋이 그 전보다 흐름은 분명히 좋아진 상태이긴 하나 닙 자체가 뻑뻑한 느낌이 있다. 아마도 지금 주문한 닙이 카베코 스포츠에서 쓰고 있는 닙일 것 같은데, EF같지 않은 EF겠지 마음을 비우고 EF로 일단 주문하였으니 기다려 보겠다. 다음 달이면 부드러운 릴리풋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카탈로그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을 번역이라고 하기엔 무색하게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으나 특별히 굉장한 내용은 없었다. 그냥 오래 되었고, 법인이 어떻게 바뀌고, 주인이 어떻게 바뀌고 그런 내용이라 굳이 적을 필요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일단 읽었으니 적어둔다. 

HISTORY

1883 : 하이델베르그에 딥펜 공장을 설립하고 나무로 된 딥 펜을 제작, 골든 닙과 만년필은 뉴욕의 Morton에서 수입함
1899 : 하이델베르그 외곽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생산 설비를 구비
1911 : 베를린, 파리, 취리히, 비엔나에 자회사를 갖게 되었고, 여성, 사무직, 스포츠맨을 위한 포켓 사이즈 만년필인 카베코 스포츠가 최초로 제작됨  
1930 : 독일 바덴의 만년필 공장인 Knust Woringen and Grube에서 카베코사의 이름과 기계, 주식과 특허를 사서 브랜드와 모델이 합병, 원을 삼등분하여 KA WE CO를 각각 넣은 브랜드 로고가 아직까지 적용되고 있음  
1945 : 제 2차 세계 대전으로 거의 생산 중단, 전 후 몇 개월 난 1945년 10월 30일에 다시 사업 승인 받음 
1994 : The H&M qutberlet 주식회사에서 카베코 이름으로 1935년의 카베코 스포츠 디자인을 기본으로 한 새로운 스포츠 시리즈를 다시 선보이고, 국제적인 판매가 시작됨 
2017 : 클래식한 디자인과 고품질 제조 기술은 여전히 제품 브랜드의 핵심이며, 현재 카베코 필기구는 40개국 이상에서 현재 각광받고 있다.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내용은 브랜드 로고가 1930년에 만들어졌고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 사실 처음 카베코의 홍보물을 보았을 때 혹했던 내용은 올림픽 공인 필기구 뭐 그런 것이었는데 그 내용은 없어서 아쉽다. 

2018/05/05 - [WRITING] - 필기계 : 만년필 구매기

 

필기계 : 만년필 구매기

문구계가 아닌 필기계를 파야겠다고 생각하고 필기용 스타일시트를 준비해 보았다. 이걸 준비한 이후로 프로젝트 마무리 기간에 걸려서 필기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다시 새 프로젝트가 시작되어서 다시 손..

d0u0p.tistory.com

다행히 클러치 펜슬은 이미 하나 갖고 있어서 그런가 마음이 쏠리지 않고 있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 참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