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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기다림의 난장판인 삼성생명 빌딩 식당가와 또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주말 디저트 타이거슈가

d0u0p 2019. 5. 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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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문을 연 지 얼마 안되었던 삼성생명 빌딩 식당가에 여러 가지 식당이 들어왔음을 알게 되고, '후와후와'라는 일본 가정식 식당이 궁금했었고, 기회가 되면 팀장님과 가봅시다 했던 그 곳을 지난 주에 드디어 갈 수 있었다. 

안경을 수리해야 해서 신사동에 들렀을 때 똑같은 식당 '후와후와'를 보았고 그 앞에 세워진 메뉴에 있는 전복 돌솥 덮밥을 보니 팀장님이 좋아하시겠다 싶어서 나름 팀장님 기분 좋은 날 마실삼아 일찍 나섰는데 열 두시가 되기 훨씬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가 앞은 혼돈의 도가니였다. 

금요일이라고 특식 먹겠다고 찾아간 삼성생명 빌딩 식당가, 시장바닥이 따로 없었다. 

이미 전에도 한 번 갔다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 놀라서 맞은 편의 평래옥과 동시에 대기를 걸어 두고, 자리가 빨리 나서 들어갈 수 있었던 평래옥으로 갔었던 터라 이번에는 작심하고 일찍 나섰으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대기목록에 이름을 적고 앉아 기다렸다. 그나마 자리에 앉아 있으니 바깥이며 안이며 발디딜틈 없는 복잡함 속에서 그것도 여유라고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덮밥 종류 중에는 아보카도가 들어간 메뉴가 솔찬히 많아서 전부 빼고, 나머지 중에서 고르자니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나에게 남은 것은 고추장 항정살 솥밥이었다. 물론 팀장님은 전복 버섯 솥밥을 주문하셨고, 목록에 이름을 적은 지 40분 정도 지나서 드디어 밥을 받을 수 있었다.  

후와후와 뿐만 아니라 같은 층에는 크레이지 후라이와 인디아게이트, 평래옥이 같이 있는데 정말 사람이 많아서 각오하고 줄을 서야 점심을 먹을 수 있지만, 이 모든 식당이 이렇게나 줄 서서 먹어야 하는 맛이냐고 한다면 또 그건 잘 모르겠다. 크레이지 후라이는 그 시간에 걸어서 디스트릭트와이까지 걸어가시면 쉽게 드실 수 있다고 권해드리고 싶지만 그게 또 그렇게 가까운 거리도 아니라서, 기다리는 쪽을 택하실 수도 있고, IFC몰 근처에는 그만큼 맛있는 식당 찾기가 어려운 일이라 이렇게나 사람이 몰리나 싶기도 하다. 평래옥은 다음에 포스팅하겠지만 같은 가격이면 그냥 광화문 국밥에 갈 것 같다. 굳이 기다려서 그 가격에 그런 냉면 먹을 일은 아닌 것 같다. 

2017/06/09 - [EATING] - [서현동] 토끼정

 

[서현동] 토끼정

​강남에서는 줄이 너무 길어서 절대 갈 수 없었던 토끼정 오픈한 지 한참 되었는데 이제서야 크림카레 우동을 먹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분당은 서울은 아닌지라 초인기절정의 맛집이 문을 열어도 붐비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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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와후와도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토끼정이 시작일까 싶은 일본 가정식의 트렌드에 힘입은 식당일 것 같은데, 가격에 합당한 퀄리티냐고 묻는다면 물음표가 다섯 개정도 뜬다. 

암만 일본 가정식이고 전복이 들어간 솥밥이라 하더라도 계란말이 하나와 양배추샐러드, 단무지와 깍두기같은 반찬 나부랭이를 곁들인 메뉴가 15,900원이면 그냥 4,000원 더 내고 월향에서 전복 솥밥을 먹는 편이 낫다. 

2018/11/17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한식, 팀장님 생일상 월향 그리고 솜씨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한식, 팀장님 생일상 월향 그리고 솜씨

​벌써 일년 전이었나, 어느 날 갑자기 이화주가 궁금하다며 막걸리 이야기를 꺼냈다가 월향에 가보자 하여 주말에 들렀다가 이화주는 구경을 못하고 뜬금없이 어복쟁반을 먹고 온 날이 있었다. 2017/07/13 - [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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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메뉴는 맛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 반찬 구성과 가격과 번잡한 기다림을 극복하고 또 다른 메뉴를 기쓰고 먹어볼 용기는 없다. 사실 고추장 항정살 솥밥이 또 맛있었다면 모르겠는데, 다른 메뉴의 맛을 궁금해할 만한 맛이 아니었다. 그냥 맵고 달았는데, 많이 달았다. 뭐 달 수도 있고, 매울 수도 있는데 그것이 모든 메뉴의 양념 맛이 조화로운 것이 아니고 단맛은 단맛대로였고, 항정살과 숙주가 어울리지 못하고, 숙주는 숙주대로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던 데다가, 양배추 샐러드에서도 생강이 풍미를 위해 넣은 것이 아니라 양배추 냄새는 그대로 나는데 그 위에 생강향이 강했다. 그냥 일본 가정식이 유행이고 비싸게 팔아도 잘 팔리니까 흉내를 내봤으니 먹어보라는 그런 인상이었다. 

기절할 법 할 만한 가격을 보자면 이러하다.

  • 전복버섯솥밥 15,900원
  • 쭈꾸미날치알치즈솥밥 13,800원
  • 돈가츠커리솥밥 12,900원
  • 소불고기참나물솥밥 13,800원
  • 장어솥밥 15,900원
  • 미소항정살솥밥 10,800원
  • 연어소보로오색솥밥 12,800원
  • 고추장항정살솥밥 15,800원 (흑돈가 두루치기가 백배 좋다.)
  • 김치가츠나베우동 14,800원 (기소야 가겠다.)
  • 우삼겹버섯나베우동 14,300원
  • 아보카도 명란덮밥 12,500원
  • 아보카도 연어덮밥 14,800원
  • 아보카도 스팸덮밥 13,800원
  • 와사비크림커리우동 11,900원
  • 명란크림파스타 13,900원
  • 오리지날함박스테이크13,900원
  • 커리함박모짜렐라니코미 13,900원
  • 돈카츠 12,900원

게다가 오늘 알았는데, 집 근처에 토끼정이 오픈했다. 크림카레 우동이나 먹으러 가 봐야 할까 싶지만, 역시 줄이 길었다. 평일 시간될 때나 한 번 가봐야겠다. 

그리고는 주말 오후 늦은 점심으로 떡볶이를 먹고난 후, 친구가 버블티를 먹고 싶다고 한 말이 단초가 되어 다시 또 모험을 하게 되었다. 

떡볶이를 먹고는 버블티가 먹고 싶다는 친구의 말에 이 근처에는 줄 서는 버블티집은 없냐 빈말로 물었는데 있다면서 진짜 가서 줄을 서게 되었다. 

지난 번에 삼성동 현대백화점 식당가에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 버블티집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버블티를 받자 마자 사진을 찍는 진풍경을 보면서 (물론 나도 사진 찍어두는 것을 좋아 한다, 버블티를 좋아하지 않을 뿐) 뭔가 다른 버블티려나 생각하고 말았다가 친구가 버블티를 찾길래, 다들 그렇게 줄서서 먹고 사진찍던데 이 근처에는 그런 집이 없는것이야 물었더니 있다고 한다. 현대백화점에 있던 버블티는 더앨리였다. 컵에 그려진 사슴뿔 모양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친구와 찾아간 버블티는 타이거슈가였다. 아 뭐, 이제 나도 늙어서 전혀 모르겠는 이런 것이 트렌란 말인가 궁금해서 일단 도착을 했으니 줄을 섰다.  

줄을 서서 메뉴를 고민했는데, 쩐주와 보바를 둘 다 넣냐, 크림을 넣냐 마냐 그런 차이로 밀크티 주문에 옵션이 있는데, 쩐주가 뭐고 보바가 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몇 년 전 언젠가 동남아 어딘가의 유명 버블티 전문 브랜드의 타피오카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그런 뉴스를 들은 뒤로는 쳐다도 안봤던 메뉴라 버블티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카운터에 놓여 있는 굵은 타피오카 보바와 자잘한 타피오카 쩐주 샘플

긴 줄을 기다려서 주문 카운터에 도착하면 보바와 쩐주의 샘플을 볼 수 있다. 아무리 검색해도 이런 건 안나오더니만, 이런 차이인 줄 알았으면 쩐주만 넣어 먹었을 것 같다. 받아 들고 빨대를 꽂기 전 열 다섯 번 정도 얼른 쉐이킹해서 달콤한 맛을 즐기라고 안내하고 있으니 열심히 쉐킷쉐킷해서 마셨다. 

확실히 보바 사이즈가 음료를 즐기는데 방해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은 이게 왜 좋은지 모르겠다. 음료는 마시는 것인데 씹히는 것이 마시는 것을 방해하는 느낌이 문득문득 들어서 시원하게 음료를 마시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 불편했다. 

흑설탕의 느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으나, 그 흑설탕의 느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우유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차의 향이 좋았다면 그래도 좋다며 마실 수는 있었을 것 같은데, 차의 향이 제일 약하고 밋밋했다. 흑설탕의 단맛이 먼저 오고 우유를 마시는데 타피오카가 방해하는 음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기호가 아닌 음료라는 것은 다시 줄을 설 일은 없다는 것이니 오히려 다행이다. 안녕, 타이거슈가! 안녕, 후와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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