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PPING

감성적인 아이, 발뮤다 더 팟

d0u0p 2017. 6. 23. 00:53
728x90
반응형

​밀린 쇼핑 포스팅
발뮤다 더 팟
왜 필요했냐 하면

그냥 가끔 드립해서 마시고 싶을 때가 있는데
드립용 주전자는 기억 저편 안드로메다 사무실에
버리고 온 것 같고 굳이 다시 찾는다 하여도
어차피 그 주전자를 불 위에 직접 올려서 물을 끓여서
드립하는 것은 왠지 귀찮은 느낌이었고,

원래 쓰고 있던 전기포트는 하얗고 작고 모던하고
저렴하며 기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러셀홉스였다.

드리퍼는 발퀴레가 있으니까
발퀴레로 내릴 땐 유속 조절 같은 거 상관 없으니까
그냥 전기포트로 잘 내려 마셨지만

곧 여름이고,
아이스 드리퍼를 꺼내서 써 보자니 드립용 주전자는
있어야 하고,
그래서 샀다고 하기엔 이유가 복잡해 보이긴 하지만

문제없이 잘 쓰던 전기포트를 바꾸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그리고 상상하던 제품이었으니까 냉큼 샀다.

전기포트로 끓인 물을 뭉툭한 주전자 꼭다리로 부어
커피를 내리면서, 전기포트인데 드립주전자처럼 생긴거면
좋겠구만 툴툴, 속으로 여러 번 생각했었는데,
이런 생각 나만 하는 건 아니었던 것이겠지

일본에서 선발매되고
220v정격 전압 모델 나오기까지
전전긍긍 한참 기다렸다.
수시로 찾아보고,
해외 구매도 220v있으려나도 찾아 보고,
국내형 일반 쇼핑몰에 보이자 마자
있는 포인트 없는 포인트, 할인쿠폰 몰아넣고 구매
생각보다 빨리 받았고,

제일 놀라웠던 건, 감성을 정확히 자극할 줄 아는
치밀한 브랜드임을 다시 깨닫게 해 준 패키지 내부 글귀

그냥, 요 정도 물건 있으면 좋긴 하겠다,에서
구매행동으로 이어진 거지만,
나는 이제 근사한 시간을 보내는
여유를 함께 느끼고 있다는 것

주둥이만 좀 가늘게 만들어서 비싸게 팔고 있는 게 아니고
근사한 시간도 함께 주었다는 것



커피빵이 부풀부풀 오르도록 물을 쪼로로 붓는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발퀴레도 좋긴 한데 커피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좀 답답한 면이 있다. 물도 더 부어야 하는지
하단 컨테이너까지 열어봐야 알 수 있어서 번거롭고,
실제 커피가 부풀어 오르는 걸 눈으로 보고 있으면
나는 지금 커피를 만들고 있지!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훗

다만,
컵라면에 물을 붓고 들어 올릴때에도
근사한 포물선을 그리며 컵 밖으로 물을 흘리게 되므로
매우 주의 요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