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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OB모임이 있었다. 연령대 구성으로 보면 꽤 나이 차이가 나서 캐주얼 다이닝이나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 쯤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메뉴는 닭백숙이었다.
판교에서 일할 때 회식으로 자주 가던 집이었는데 한동안 잊고 있었다. 다들 장수촌 닭백숙이 먹고 싶다고 하니 겸사 겸사 휴가까지 내고 나들이 삼아 판교로 갔다. 운중동에서도 한적한 곳에 있는 식당이니 번잡스럽지도 않을 것 같아 다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이 시국에 어쩌면 더 적당한 곳인 것 같았다.
다시 보아도 침 넘어가는 겉절이와 갓김치, 물김치 모두 맛있다. 닭백숙도 맛은 있지만 김치가 다 좋아서 계속 먹게 된다. 진짜 소모임이라 닭백숙과 누룽지 메뉴로 배부르게 먹어서 다른 메뉴는 먹을 수 없었지만 화려한 김치들이 담백한 누룽지와 부드러운 닭백숙과 어울리는 맛이라 즐거웠다.
장수촌 들어가는 길 입구에는 전에 없던 아파트 단지가 휘황찬란하게 들어서 있었고, 전에는 상호가 그냥 장수촌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운중본가가 붙어 있다. 고기리에도 장수촌이 있으니 뭔가 차별점이 필요하셨나보다.
아이들도 잘 먹을 것 같아서 다같이 한 번 가 보고 싶은데, 요즘들어 모두들 자기 주장이 강해져서 의견 모으기가 쉽지 않아서 외식하기 힘들다. 언제 또 가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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