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준비물, 사브작 사브작 장비 바꾸기 (1) 팔레트

2018/05/04 - [DRAWING/WATER COLOR] - 빌리샤월의 꽃 그리기 : 아네모네, 그리고 수채화 팔레트

빌리샤월의 꽃 그리기 : 아네모네, 그리고 수채화 팔레트

도자기질의 육각 접시도 잘 쓰긴 했었는데, 네모 반듯한 팔레트가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 책상 위를 선과 선이 맞닿게 정리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시넬리에 물감을 충동구매했을 때, 물감에 함께 들어 있는 팔레트가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쓰고 있었는데 쓸 수록 조금씩 답답해졌다. 

2019/01/16 - [USING] - 빌리샤월의 보타니컬 그리기 : 드디어 오픈한 시넬리에 물감 우드 박스 세트 정리

빌리샤월의 보타니컬 그리기 : 드디어 오픈한 시넬리에 물감 우드 박스 세트 정리

위 : 시넬리에 물감 세트에 들어 있는 팔레트 / 아래 : 고넹이 화방에서 새로 구매한 팔레트 

빌리샤월은 칸이 없는 정사각형의 큰 접시를 사용하고 시작할 때 대체로 세 가지 정도의 메인 컬러를 만든다. 그 중 한 컬러가 주조색이 되는 경우가 많고 만들어진 주조색의 일부에 다시 다른 색을 조금씩 추가에서 변화를 만드는 방식으로 조색을 하는데 시넬리에의 팔레트는 경사가 있어서 물감의 농담을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은 좋지만 칸이 좁아도 너무 좁은 느낌이었다. 만들다 보면 잘 못 만들어서 추가로 색을 섞을 수 있는데 그럴 때에는 칸 하나를 넘어 버리기 일쑤였다. 보조색들은 그나마 여유가 있었지만 그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물감의 양이 적다보니 칠하다 보면 모자라서 다시 섞어야 하니 번거로운데다가 동일한 색이 만들어지지도 않아서 더 어렵게 느껴졌다. 

결국 빌리가 쓰는 접시처럼 넓은 사각 접시를 주방에서 꺼내 쓸까, 새로 찾아서 사 볼까 고민하며 찾아 보니 고넹이 화방에서 적당히 칸이 나눠진 팔레트를 찾을 수 있었다. 사이즈는 별 차이가 없는데도 메인 컬러 세 가지 정도를 넉넉히 풀어 쓸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 

꽃이 메인이 되고 약간의 추가 보조색을 쓰는 경우에도 사이드에 아주 작은 칸이 있어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속이 후련할 지경이다. 이제 붓만 바꾸며 되는 것일까? 

둥근 붓이 굴러다니는 게 너무 힘들어서 붓꽂이가 필요하다며 또 한참을 헤매던 때가 있었는데, 이렇게 붓 뒤에 굴림방지 테이프를 붙이는 꿀팁이 있었다. 유투버의 영상에서 보고 신나게 붙였는데, 빌리의 동영상에서도 자세히 보면 붓 끝에 이렇게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나만 몰랐다.

빌리샤월의 책을 두 권 사서 왜 물감을 두 가지를 쓰고 난리냐며 팔레트를 비슷한 색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생쑈를 했던 과거의 어리석은 내가 문득 안쓰럽다. 빌리샤월도 처음에는 윈저뉴튼 물감을 사용하다 이제는 시넬리에 물감을 쓰고 있고, 동일한 느낌의 색상 교환 차트를 만들어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걸 이해하는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아직 물감 구성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나는 아직도 가끔 퀴나크리돈 레드가 없어서 대충 비슷한 빨강이나 시넬리에의 퀴나크리돈 레드를 가져다 막 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같은 고체물감이어도 어쩌다 쓰게 된 시넬리에의 물감이 녹아 나오는 느낌이 훨씬 부드러워서 마음이 흔들렸다. 가지고 있는 시넬리에 팔레트에는 빌리가 사용하는 색상 구성과 일치하는 색이 몇 가지 없어서 제대로 쓸 수는 없어서 그냥 계속 윈저뉴튼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결국 빌리의 붓을 주문하면서 시넬리에 기본 색상 물감도 주문했다. 고체 물감도 아니고 튜브형을 주문했는데, 튜브형 발색이 더 편할지 너무 궁금하다. 빌리는 물감도 바로 바로 짜서 쓰고 있어서 색의 농담이 그래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 잘못이 아니라 그냥 물감의 브랜드와 물감의 제형이 달라서 농담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다. 물감은 코로나 19 때문인지 더 이상 화물 추적이 되지 않고 영국 어디에선가 멈춰 있는 상태로 보이지만 일단 더 기다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