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샀다고 자랑할 수 없는 아이폰 프로 11

d0u0p 2020. 1. 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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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긴 샀는데 기쁘지 않다. 무려 512GB 어두운 녹색으로 선택했는데 기쁘지 않다. 

화이트밸런스가 뭐가 문제인지 모니터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꼭 노랗게 나온다. 저 기묘한 아이의 기묘한 힘 때문인가? 폰 액정 자체가 노란 기운이 너무 강한 것이었는지 그래도 이렇게 컴퓨터로 옮겨 놓고 보니 폰에서 보았을 때보다는 덜 노란 것 같기도 하다. 

모먼트 렌즈의 망원을 쓰는 일이 어렵고 번거롭다는 것과 모먼트 렌즈를 쓸 수 있는 새 커버를 또 사야 했다는 것과, 새 커버의 플레이트가 헐거워서 짜증이 났다는 것과 렌즈를 장착했을 때 생각한 것보다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과 새 커버를 씌우면 원래의 몸통 색이 드러나지 않아서 새 폰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과 512GB 기계가 통신사 대리점에 없어서 애플 공홈에서 겨우 구매했다는 것과 액정이 너무 노랗다는 것 빼고는 괜찮다.

그 과정에서 통신사 대리점은 당당하게 기계가 없으니 취소한다고 통보하였고, KT플라자에서는 재고가 있는지 없는지는 신청할 대리점에 미리 직접 전화로 확인을 해 보고 신청하라는 답변을 주었다. 새로 가입하는 것도 아니고 일반 기기 변경으로는 팔기 싫은 것 같았다. 남는 게 없나보다. 

일단은 7+보다는 가볍고 휴대가 편해서 훨씬 좋기는 한데, 카메라 대용이라 생각하고 샀다기에는 아직 답답한 마음이 더 크다. 적응하면 나아지려나, 아니면 포기하는 것이 좋으려나 애매하다. 

모먼트렌즈를 후면 인덕션 렌즈 세 개 중 와이드 렌즈 빼고 나머지 두 군데에 끼워서 쓸 수 있는데, 2X렌즈에 끼우고, 디폴트 카메라 앱에서 2X촬영 모드를 선택하면 이런 화면이 나오게 된다. 

모먼트앱을 사용하면 그래도 촬영은 가능하고, 1X렌즈에 58mm 망원을 끼워 찍는 것은 기본적으로 2X모드에서 촬영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서 쓸 모가 없다. 2X에 망원을 쓰는 것이 그나마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2X에 렌즈를 붙이면, 모먼트 앱을 써야 한다. 아니면 기본 카메라 앱에서는 2X모드가 아니라 인물 촬영모드로 설정해서 촬영할 수 있는데 나중에야 알았다. 시커먼 화면만 자꾸 나오니까 심드렁하고 답답해하다가 설마하는 마음으로 이쪽 저쪽으로 모드를 바꿔 보다 보니 알게 되었다.  

아이폰의 촬영 메커니즘이 궁금해졌다. 각각의 렌즈가 단독으로 동작하는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특정 모드에서만 단독으로 동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좀 뒤져봐야겠다. 

물리적인 조리개가 없으니 피사계심도를 가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라고 들었던 것 같고, 진짜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초점을 미리 고정해서 촬영하지 않고 일단 촬영한 후 나중에 초점과 조리개를 수정할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는 기사를 정말 옛날에 본 적이 있으니 그런 개념이 적용된 것일 수 있고, 실제로 기본 카메라앱 말고 다른 앱을 사용하면 일단 찍고 난뒤 초점과 피사계심도를 바꿔줄 수도 있다고 해서 사용해 보니 그렇게 훌륭한 느낌은 아니었다. 

이럴거면 그냥 카메라가 나을지도 모르겠다. 모먼트 망원 렌즈는 그냥 버려버릴까 싶다.  

비싼 돈 냈는데 심드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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