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직박구리를 직접 볼 줄 몰랐다.

d0u0p 2020. 3.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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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마마님이 직박구리 비슷한 새가 온다고 하셔서 무슨 새인가하고 찾아서 생김새를 확인해 두었는데, 가끔 참새도 아니고 비둘기도 아닌 새가 와서 앉아 있길래 자세히 보니 직박구리가 맞는 것 같다.

참새보다는 진득하게 앉아 있어서 사진찍을 여유는 있었는데 위치가 좋지 않았다. 지난 주에 참새를 만난 이후로 200mm 단렌즈를 꺼내두었는데 직박구리는 너무 가깝게 앉아 있어서 카메라를 제대로 쓸 수가 없었다. 렌즈를 바꾸는 사이에 날아갈 것 같아서 대충 잡히는 대로 아이폰을 꺼내들었지만 아쉬웠다. 

가시 철조망 너머에 앉아 있는 새라니, 이게 담장인지 감옥인지 모르겠다. 철망이 없을 때 근처 초딩들과 각종 어른들이 담을 자꾸 넘어 다니고 심지어 새벽에 담 근처 어디에선가 달아나는 도둑을 경찰이 따라와 잡아간 적도 있어서 그 이후로 저런 철망을 하신 것 같은데, 누가 해 놓으신 것인지 모르겠다. 

망원렌즈가 붙은 카메라로 초점이고 뭐고 대충 막 찍어서 형태가 나온 사진이 있긴 있었는데, 갈색 볼터치한 모양새의 직박구리가 너무 귀여워 보인다. 표정은 뭔가 불만스러우면서도 졸린 표정이긴 하지만 귀엽다. 날아오면 그래도 한동안은 어슬렁거리는 느낌으로 잘 움직이지 않아서 조만간 다시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날은 아침에 날아와서 창 너머 담장 난간에 앉아서 집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사실 전 날은 까치가 왔었는데, 까치는 정말 너무 커서 무서웠다. 카메라 꺼낼 생각도 못했다. 

이 동네가 이럴 줄은 몰랐다. 새가 울고 꽃이 피고 있다. 

렌즈가 정말 구형 펜탁스 망원 단렌즈인데 K20D에 컨버터링으로 연결한 것이라 제 성능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테스트할 겸 주말에는 공원 한 바퀴 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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