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어서와 참새야, 우리 집은 처음이지?

d0u0p 2020. 3. 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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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사와서 40년쯤 살고 있는데 참새를 처음 보았다.

엄마마마님 말씀으로 참새 말고 직박구리 비슷한 새와 그 새끼같은 작은 아이들도 온다 하셔서 어차피 밖으로 놀러다니지도 못하는 요즘, 주말이면 하루 종일 새들이 언제 오는지 궁금해하며 엄마마마님과 함께 오매불망 창 밖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급하게 휴대폰을 들고 최대한 당겨 찍었는데 정말 참새인가 싶게 약간 날렵한 모습도 보여서 인터넷에서 한참 참새를 찾아 보았다. 참새가 급격하게 환경이 오염되면서부터 안 보이다가 요즘 개체수가 조금 늘어났다고 한다. 설마 공기 좋은 곳이라 날아온 것은 아닐 것이고, 담벼락 건너편 아파트 뒷 뜰에 먹을 게 많아서 각종 새들이 시시때때로 날아오고있는 것 같다. 

새들이 온다는 걸 알고는 일단 135mm 렌즈가 붙어 있는 카메라를 꺼내 들고 3주를 기다린 끝에 드디어 참새라고 알아볼 수 있을만한 사진을 겨우 한 장 찍었다. 다들 너무 재빠르기도 하고 앞 쪽에 장애물이 너무 많아서 허탕치기 일쑤였다. 새소리에 벌떡 일어나 창을 열면 이미 건너편으로 가고 없을 때가 다반사였다. 참새 말고도 엄마마마님이 말씀하신 새들도 모두 눈으로는 목격했는데 카메라로 담을 수는 없었다. 작고 귀여운 아가새는 직박구리 새끼는 아닌 것 같았는데 정말 종종대며 이쪽 저쪽 분주해서 눈으로 좇기도 바빴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통통하고 귀엽다. 왜들 새를 그림으로 그리는지 알 것도 같다. 그림으로 옮길 수 있을만한 데이터는 아니라서 아쉽다. 135mm로는 턱도 없는 것 같고, 철조망과 그물이 너무 많아서 자동으로 초점도 못 잡아서 결국 수동으로 잡아 촬영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수동으로 찍을 거라면 200mm 수동 렌즈도 있는데, 다음 주에는 어디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200mm를 찾아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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