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직장인 점심 : 제주에서 못 먹고 온 산방식당 밀면

여의도에 산방식당이 생겼다. 예전에 제주에 갔을 때, 당시 함께 갔던 친구의 제주 거주자 친구가 추천한 식당 리스트에 있었던 식당이었는데 밀면집이라고 해서 의아해 했고, 삼방산 근처라서 그 근처를 지날 때 딱 점심시간이었던 터라 들렀다가 식당 휴무일이라서 허탕치고 돌아오는 바람에 아직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직 있을지도 모르는 HP가 있던 건물이 뚝딱뚝딱 리뉴얼을 하는 것 같더니 여러 가지 식당이 오픈했다고 해서 큰 맘 먹고 가 보기로 했다. 지나는 길에 얼핏 일일향도 보이는 것 같았는데, 일단은 가볍게 밀면을 먹기로 하고 이리 저리 헤매다 보니 일일향 앞이었고 일일향도 산방식당도 모두 문전성시를 이뤄 줄이 길었다. 산방식당 앞에 가니 손님들이 많았는데 딱히 줄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일단 입구까지 쭉 들어가 보니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어 있었다. 잽싸게 일단 이름을 적었고 그래도 국수가 메인인 식당이라 그런지 회전률이 높아서 빨리 앉을 수 있었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래도 비빔 밀면이 먹고 싶어서 비빔밀면을 주문하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만두온면을 함께 주문했다. 

• 제주식 밀냉면 8,500원
• 제주식 비빔 밀냉면 8,500원
• 산방 만두온면 9,000원
• 산방 만둣국 9,000원
• 산방 만두 6,000원 
• 산방 수육 15,000원

비빔 밀면은 뭐랄까 소박한 밀면 양념 맛인데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딱 맛있었다. 소박한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하나 아주 맵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고 많이 새콤하지도 않지만 적당히 딱 맛있었다. 오이채가 좀 적다는 게 제일 아쉬웠고, 수육은 애매했다. 수육은 원래 안 싫어하는 음식이라 내 입에 맞게 맛있는 수육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맛이 있다 없다 말할 수가 없다. 오이는 좀 많이 주시면 좋겠다. 밀면에 비해 만두온면은 고기 냄새에 민감한 편인 나에게는 닭비린내가 느껴졌고, 그 정도는 개의치 않으시는 팀장님은 또 잘 드셨다. 팀장님은 손만두 아닌 시판 만두는 티가 난다며 싫어하시는 분인데 만두도 괜찮다고 하셨으나, 시판 만두나 손만두나 입안에서 보글대는 느낌과 고기냄새나 많이 나는 만두는 싫어하는 내 입맛에는 그저 그랬다. 밋밋한 고기맛 가득한 만두 말고 김치 만두가 최고다. 중국식 포자만두나 교자만두, 딤섬은 또 좋아하는 것은 고기 누린내가 나더라도 생강이 있고, 중국식 만두는 기름기 때문에 고기의 결이 부드럽게 느껴지기 때문일까? 두부와 그냥 먹으면 퍽퍽한 느낌일 것 같은 고기가 섞여 씹히는 맛이 싫은가보다. 

멀지 않으면 밀면 먹으러 엄청 자주 갈 것 같은데 멀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