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포스팅하지 않아지만, 제주 오설록에서 티 클래스를 마치고 차를 좀 사고 싶어서 잠깐 매장에 들렀는데, 판매하고 있는 차의 종류가 대체로 그 발암물질이 나온다고 했던 피라미드 백에 포장된 선물용 차밖에 없고, 손님은 너무 많아 혼잡해서 일단 차를 구매하는 일은 포기를 하고 나왔다. 온라인에서도 티백 포장된 제품 외에 자가음용이라고 표시된 차만 들어 있는 큰 용량의 차는 찾기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블렌딩된 향긋한 차 두 가지를 주문했고, 주문하면서 생각해 보니 티 뮤지엄에서 보았던 티팟이 생각났다. 고운 티팟에 우려서 마시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티팟도 함께 주문하려다가 작년에 처음 포트넘앤메이슨 매장에 들렀을 때 보았던 아름다운 티팟이 생각났다.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었던 것 같았지만 가격이 백화점 가격일테니 온라인으로 구매하기로 했고, 열흘 쯤 기다려서 엘레(Elegant를 뭐라고 표기해야 할까)간트 티팟을 받았다.
아름다운 패키지이면서도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해외 배송임에도 불구하고 깨지지 않고 무사히 도착했다. 예전에 칼스바더의 드립포트를 구매했을 때에도 패키지 자체가 도자기를 깨지지 않게 보완해 주는 형태라 독일 아마존에서 구매해서 잘 받았었던 기억이 있다. 좋은 물건은 알아서 잘 포장되어 있으니 안심하고 주문해도 되나 보다.
2017/02/16 - [SHOWPPING] - 발퀴레 커피메이커 칼스바더
제일 바깥쪽의 골판지 박스에도 영국 왕실과의 약속을 지키는 제품이라는 문장 또한 찍혀 있었다. 왕실 조공품 인증마크 쯤 되려나, 21세기에 왕실이 남아 있다니 우리 나라에도 있었다면 싫었을 것 같다. 여왕이라고 왕이라고 뭐가 다르다고, 다른 취급을 받나, 나보다 돈 더 가진 사람들이 누리고 잘 사는 것도 꼴보기 싫은데 태어날 때부터 왕족으로 태어난 그 누군가와 같은 땅에 살고 있다면 사돈이 땅이라도 산 것 처럼 매일 배가 아플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 나아가자면 공평한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따져 볼 일이지만, 일단 나는 그나마 영국 왕실에서 인정한 제품 정도는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고마운 마음으로 넘어가야겠다.
블로잉으로 만들었을 법한 유리 티팟은 매끄럽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내부에 스틸 거름망도 닦기도 편리하게 되어 있고, 뭐 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어울리는 찻잔까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적당히 하자. 일부러 차에 대한 지식을 쌓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경로로 주워 들은 바에 의하면 홍차를 우릴 때에 물을 힘차게 부어 주는 것이 좋다고 하여 커피 내릴 때 사용하는 주전자를 꺼내서 함께 사용하고 있다. 주전자까지는 잘 어울린다.
처음으로 내려 마신 차는 창덕궁 달빛기행에서 기념품으로 받아온 여러 가지 혼합된 차였는데, 티백은 과감하게 버리고 차만 티팟에 담아 우려 마셨다. 일단 그동나 쟁여둔 차들을 다 마셔 치우고, 새로 구매한 오설록 티도 얼른 마셔 치우고 쿠스미티 사러가야겠다.
'DRING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급 털어 맛있는 차 마시기 : 11월, 쿠스미티의 비비디톡스 (0) | 2019.12.09 |
---|---|
월급 털어 맛있는 차 마시기 : 10월, 티컬렉티브 차 (0) | 2019.12.03 |
마시는 차, 맛있는 차, 기념품과 생선 시음 (0) | 2019.08.23 |
마시는 차, 맛있는 차, 서울에서 애프터눈 티 마시기, 워커힐 더 파빌리온 스트로베리 애프터눈티 (0) | 2019.04.13 |
마시는 차, 맛있는 차, 서울에서 애프터눈 티 마시기 : 잠실 포숑 (0) | 2019.02.11 |